안녕들 하시죠?
문피아 가입은 아마 2000년대 였던 것 같습니다만, 사실 비회원으로 그 훨씬 이전부터 자주 들어오던 눈팅족의 일원으로써... 최근 문피아에 새로운 글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느낀 아쉬운 점을 토로해 보고자 합니다.
저에게 있어 문피아는 중국인들의 무협소설이 아닌 한국인들이 창작해 내는 새로운 무협소설을 접하는 곳이었습니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나이만 죽어라고 처먹은 저는 와룡생의 글 한국제목 "군협지"를 통해 처음으로 무협소설을 접했고 그 탁월한 소잿거리와 흥미로움 때문에 이후에 무협에 깊이 심취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더 많은 관련 소설들을 찾다가 만화방이라는 곳에서 대여해 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무협소설을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도 쓴다는 것을 알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몇몇 좋은 작품을 제외하고는 이전에 군협지에서 느꼈던 그 소설적 흥미와 깊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말이죠.. 생각해 보니 정말 오래전 일이군요... 20년도 전 일이니...
사실상 당시 국내작가들의 무협은 천편일률적인 내용에 변화가 전혀없는 스토리라인 등등...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나온 신간을 보면서 혹시나 이번에는... 하고 들어보지만, 역시 실망하는... 이런 일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당시 만화방 주인아저씨가 신간이 들어오면 제게 먼저 뵈주시고 쓸만한지 아닌지 물어보기까지 하셨으니... 얼마나 많이 들여다 보았는지 알만하시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신간순례는 계속되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서요... 그래도 역시 계속되는 역시나의 행렬이었습니다만...
그러던 중 우연찮게 문피아에 대해 (아니 당시에는 고무림이었지요..) 알게 되었고... 접속하여 일부 소설들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또한번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거 제법 수준에 올라선 작품들이 보였거든요... 이정도면 읽어볼만하다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기쁘기도 했지요.. 이런 글들을 계속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후로는 문피아 순례를 계속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이제 본론을 이야기해 보지요...
사실 오래전부터 느끼던 것이었지만, 문피아는 마치 무협소설(무협뿐만 아니라 모든 판타지 등등의 소설을 포함합니다. 장르소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는 그 단어가 주는 어감이 너무 싫어서 그렇게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무협소설은 환상소설을 모두 총칭합니다.)을 1권만 연재하고 나머지는 책을 사서 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만들어져 있는듯 싶습니다.
책을 사서, 혹은 빌려서 읽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예전에는 또한 분명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또한가지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는... 소설이란 것은... 1권만 읽어서는 좋은 글인지 아닌지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탁월한 아이디어를 통해 아주 흥미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이 없이는 마지막은 흔히들 말하는 양판소의 글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실제로 여기서 흥미있게 시작했다 싶어서 소설을 직접 구매(!!)하여 읽어본 책도 대략 수십여질 가량 됩니다만... 그중에서 양판소 글로 전락하지 않은 글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 글들은 중간에 더이상 구매를 하지 않게 되고 말지요... 그러면 따라오는 낭비된 돈에 대한 아쉬움은.... 이루말할수가 없지요. ^^
그런 글들을 볼때마다 아쉬운 것은... 이럴 거 같으면 차라리 계속 인터넷 연재를 하면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문피아에서 초기부분만 연재되고 나머지는 출판사로 넘어가는지에 대한 이유등은 제가 논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니 언급하지 않도록 하지요... 다만 문피아의 좋았던 글들이 자꾸 줄어드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문제들때문에 발생한 반대급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말해 작가들은 초기에 쓸만한 아이디어만 내놓을 수 있으면 출판사에서 글을 사주기 때문에 굳이 글의 기승전결을 생각해 놓을 필요가 없다는 안일함... 독자들은 비록 출판된 작가들을 칭찬해주고 축하해 주기는 하지만, 읽어봐야 양판소 글일테니 더이상 그의 글을 읽어주지 않으려는 나태함... 등이 만들어낸 현상이 아닐까 하는 거지요..
이렇다면 문피아에서도 출판에 가까운 글은 유료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된다면 초기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시작한 글이 뒤로가며 지루해지면 당연히 독자들이 떨어질 것이고.. 그것은 작가들의 창작욕을 더 자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더불어 독자들 역시도 유료라 하더라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은 분명 많은 이들이 읽어갈 것이고... 읽어보다 도저히 글의 질이 떨어진다면 하차하면 되는 걸테니까요...
관련하여 제가 문피아만큼 많이 들락거리는 모 소설사이트의 경우 노블이라는 이름으로 유료화하여 신규작가들이 마음껏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더군요. 요즘 엄청나게 많은 글들이 노블에 올라와서 읽어봅니다만... 십여편을 읽기도 전에 이미 작가의 자기 작품에 대한 열정이 판가름 되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는 훨씬 좋더군요.. 그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기는 더욱 어렵긴 합니다만... 아무튼...
문피아에도 뭔가 새로운 바람이 불어 훨씬 품질이 뛰어난 글들이 많이 연재되기를 바래서 한마디 해 보았습니다..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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