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복합 서술 시점에 대해서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
11.10.29 15:23
조회
916

저는 복합 서술 시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소설도 복합 서술 시점이지요. 이것은 꽤 흔치 않은 서술 방법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책도 드뭅니다.(유명한 책이 하나 있긴 합니다.) 그래서 이런 방법도 있다, 하는 걸 알리고자 짧디 짧은 식견으로 몇 줄 적어봅니다.

먼저 각 시점별로 특징을 알아봅시다.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인공과 일체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지요. 대신 서술하는 시야폭이 매우 좁아지므로 서술면에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작가는 철저히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서술해야 하지요. 가장 쓰기 편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1인칭 관찰자 시점

극 중 인물의 시점이기는 하나 사건을 한 발쯤 뒤에서 관찰하고 서술합니다. 사건에 대한 개입성이 낮은 편이고 역시나 1인칭이기 때문에 서술에 제한이 많은 편. 가장 쓰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인칭 관찰자 시점

이것 또한 제법 난해한 시점. 작가(신)의 입장에서 등장 인물들을 관찰하여 서술합니다. 등장 인물의 심리 묘사를 위해선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묘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작가가 자신의 마음대로 서술합니다. 등장 인물의 행동은 물론 심리 상태까지 자세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여 주고 싶은 곳을 마음껏 서술할 수 있으니 서술 시야가 넓습니다. 단, 너무 많은 걸 서술하면 오히려 인물의 행동이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생각하는 걸 제한할 수 있으니 약간의 주의가 필요. 가장 무난한 서술 방법.

그럼 이번엔 복합 서술 시점을 볼까요?

복합 서술 시점은 위의 4가지 서술 방법들을 작가의 임의대로 혼용하는 걸 말합니다. 하나의 장면에서 하나의 시점을 사용하되 장면이 전환될 때 시점 또한 바꿀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공의 경계]가 있습니다.

복합 서술 시점을 사용할 때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지금의 시점이 어떤 시점인지 독자에게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겁니다. 독자들이 글을 읽을 때에 '아, 지금은 누가 말 하고 있구나.'하는 걸 바로바로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작가가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지요. 이렇게 되면 이 서술 방법을 사용하는 의미가 퇴색됩니다.

복합 서술 시점을 이용할 때 좋은 점은 한 사건을 여러 구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극 중에서 어떤 오해가 생겼다고 할 때 처음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해서 한 사건을 어떻게 어떻게 보았다, 라는 걸 독자들이 잘 알도록 만들고 그것에 동화되도록 합니다. 그 후에 3인칭 관찰자 등으로 사건을 다시 보면 독자들은 유쾌한 웃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복합 서술 시점의 단점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약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시점이 자주 바뀔수록 정도가 심해집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점이 바뀐다는 표시를 분명히 하고(특정 기호로 은연 중에 약속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점 변환 시 누가 서술하고 있는지를 바로바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합 서술 시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서술 방법입니다. 문체의 단순함을 벗을 수도 있고 사건을 조금 더 다양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서술 방법이 읽기 힘들다고 기피하기만 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0.29 15:37
    No. 1

    제가 주로 쓰는 시점은 3인칭 관찰자 + 1인칭 주인공 입니다.

    3인칭 관찰자를 주로 하되 주인공의 심리와 시점을 합치는 것이죠..
    1인칭의 장점도 살리고 부족한 점은 3인칭으로 보완할 수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밀가루백작
    작성일
    11.10.29 15:39
    No. 2

    음, 제 글도 이런 경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한 장면에서 마구잡이로 바꾸는 건 아니고, 챕터마다 어떤 챕터는 1인칭 주인공 시점, 어떤 챕터는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 이런 식으로요. 개인적으로 1인칭보다 3인칭이 쓰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쓸 수 있어서 마음에 드는 시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거거익선
    작성일
    11.10.29 15:45
    No. 3

    1인칭 주인공 + 1인칭 관찰자 + 3인칭 관찰자 를 사용하네요.

    아닌가? 가끔씩 전지적도 나오는것 같기도 하고 =ㅅ=;;

    저는 개인이 혼자서 행동을 할 경우에 1인칭 관찰자와 1인칭 주인공 시접을 하나로 합처서 서술하고, 개인 외의 다른 부분에서는 1인칭 관찰자와 3인칭 관찰자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서술합니다.

    그 외에 주인공의 앞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3인칭 관찰자와 전지적 비율을적절히 섞어서 사용하고요.

    그런데... 그림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할 씬들이 떠오르곤 하면... 괴롭습니다.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0.29 15:50
    No. 4

    판타지처럼 세계관을 늘어놓아야 하는 글에선 1인칭이 오히려 쓰기 힘든 글이라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칭이 쉽다고들 하는 이유는 1인칭 주인공 서술에서 사용하는 문장이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문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거라면 역시 어떤 시점을 쓰든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것' 아닐까요. 직접 본적은 없습니다만 들은 바로 생각해 보면 투드를 1인칭 관찰자로 쓸 필요는 없겠지요. 요리도 고급 재료를 쓴다고만 해서 좋은 요리가 아니듯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 전 1인칭 주인공을 철저하게 밀고 있습니다. 한 챕터 끝나고 나서 '후일담'이라는 이름으로 외전 비슷하게 서술자가 다른 인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Zvezda
    작성일
    11.10.29 16:14
    No. 5

    전지적으로만 밀고 가겠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복합 서술은 너무 어렵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0.29 16:17
    No. 6

    쓰고자 하는 글의 종류에 따라 시점 선택이 중요하지만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시점으로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R.U.이나바
    작성일
    11.10.29 16:43
    No. 7

    저는 1인칭 주인공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을 택하는 편입니다. 첫 소설도 그랬고 아패로도 계속…이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일
    11.10.29 17:37
    No. 8

    좋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카이드라
    작성일
    11.10.29 18:32
    No. 9

    ??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주인공이 관찰자적 입장에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아닌 다른 캐릭터가 '나'가 되어 주인공과 주인공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주요 사건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드래곤 라자는 1인칭 관찰자가 아니라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됩니다. '셜록홈즈'시리즈의 경우가 1인칭 관찰자 시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일
    11.10.29 19:21
    No. 10

    └위에서도 밝혔듯 관찰자의 의미가 더 크다고 했습니다...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0.29 19:32
    No. 11

    라자는 일인칭주인공시점이 맞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일
    11.10.29 19:33
    No. 12

    드래곤 라자 본지 오래되서 그런지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군요; 그럼 내용 삭제를 해놓죠, 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숫자하나
    작성일
    11.10.29 20:07
    No. 13

    음... 1인칭을 정확히 사용하는 소설은 이때까지 읽어본 소설중에 몇안되네요. 장르쪽에 들어오면 특히나 1인칭과 3인칭을 스스로도 모르게 섞어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대해적
    작성일
    11.10.29 21:06
    No. 14

    한 두차례의 시점 변화는 참신하기는 한데 같은 사건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별 의미 없이 분량을 늘리는 경우가 간혹 있어서 시점 변화에 따른 반복 설명은 부담스런 경우가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1.10.29 23:27
    No. 15

    현대 판무소설에서의 시점변화는 소설적 장치로 쓰이기 보다 작가편의주의 한면으로 쓰이기에 전 선호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여비(魮)
    작성일
    11.10.30 00:11
    No. 16

    작가편의주의라기 보다는 대부분 긴 호흡을 가져가는 장르소설의 특성상 다중 시점이 많이 활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이라면 별 상관이 없습니다만, 좀 더 소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일인칭 시점으로 한 번 써보자고 했는데, 소설이 3권, 4권... 막 늘어나는데 일인칭만 고집하다가는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설명이나 주인공 이외의 다른 케릭터들-특히 적-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인칭 시점으로 시작된 소설도 '소설적 장치'로써 다른 시점들을 활용하는 게 아닐런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일
    11.10.30 16:08
    No. 17

    반복 설명은 자제하는 편이 좋지요. 그래도 적절히 사용했을 때 가져오는 효과도 무시할 순 없답니다.
    작가 편의주의라는 의견도 타당성이 있네요. 작가가 편하겠다고 때에 맞춰서 시점을 바꿔 쓰는 걸 수도 있으니까요.
    한 시점만 쓰다보면(특히 1인칭) 조금 단순해질 수도 있어서 그걸 피해보려고 시점을 바꾸기도 한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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