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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양산형 현대물에 대한 핑계

작성자
Lv.23 검마르
작성
11.09.17 23:02
조회
1,135

아래 한담 중에 특별한 현대물을 원하시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댓글 중에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없는 글입니다’라는 댓글이 있더군요. 그걸 읽으면서 내가 쓰는 글에는 그 모든 조합이 들어있으니 마음이 좀 울적하더군요. 결국 제 글은 양산형 현대물이라는 결론이 되니까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인, 기업인, 조폭은 현대물에서 어떤 의미일까? 나는 왜 꼭 그런 부류를 소설에 넣어야 했을까?

판타지 소설에 빗대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계급으로 따진다면 귀족, 상인길드, 용병길드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왜 용병길드냐? 라고 물으신다면 현대에 조폭이란 몸을 써서 먹고사는 가장 밑바닥 인생이고, 그런 의미에서 판타지 세상에서의 용병과 흡사해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비록 판타지의 용병에 해당하는 현대의 용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시민이나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친밀도에서는 군인에 가까운 용병보다는 사적으로 일을 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조폭이나 흥신소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귀족 속에는 왕도 있을 테고, 공작이나 후작, 남작 등 여러 귀족들이 있겠죠. 또 그 안에 있는 기사단이나 정보조직들은 현대의 경찰이나 검찰, 혹은 국정원등에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판타지의 귀족들이 가지는 다양성만큼 현대 정치인들이 그런 다양성을 가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대신 현대 기업인들이 가지는 다양성만큼 판타지의 상인이나 상인길드가 다양성을 가지지도 못할 것입니다. 사실 판타지 세계의 귀족들은 현대의 기업인과 정치인을 섞어 놓은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여러 정황을 놓고 보았을 때, 양산형 현대물에서 정치인, 기업인, 조폭을 빼버린다면 판타지에서 귀족과 기사단, 상인과 상인길드, 용병길드가 빠져버린 판타지가 될 겁니다. 결국 소드마스터가 된 주인공은 어디 자랑할 곳도 없이 마을 주민 몇 명에게 멋진 검술을 보여주다가 산에 들어가 드래곤의 브레스에 산화하는 수밖에 없는 소설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나니 처음 제가 가졌던 제 소설에 대해 느껴지는 울적함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고, 그런 모든 부류를 집어넣고야 만 저 자신에게 어느 정도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조폭 때려잡고 기업 키우는 이야기는 식상하긴 합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서 용병생활 하다가 귀족이 되는 이야기와 흡사하죠.

어떤가요? 정치인, 기업인, 조폭(요넘은 참 문제이긴하죠.)이 없는 현대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귀족과 기사단, 상인길드와 용병길드가 없는 판타지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양산형 소설은 제발 피하고 싶었는데 결국 제가 그런 것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몇 자 끄적여 봅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17 23:08
    No. 1

    이 글을 읽고 생각한 건데. 그럼 제 글은 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死神)
    작성일
    11.09.17 23:13
    No. 2

    양산형....

    뭣도 모르는 작가라는 작자들이 쓰지도 못하는 초딩필력으로 양산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뛰어난 작가가 쓴 것은 양산형이 아니라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17 23:26
    No. 3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소설 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있는 건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나온다하더라도 획기적인 전개를 할 수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면 그건 양산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각 요소의 역할이 다른 소설과 같다면..그건 좀 고민해봐야할 문제겠네요. 저 요소를 사용해서 소설을 쓰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어려워보입니다.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라고 하면 대강 떠오르는 이미지라고 해야하나..그 요소들의 위치가 보인다고해야하나..그런 것이 있는데, 그것을 벗어나야 참신한 소설이 되는 것이니까요. 위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역할도 바꿔야 하고,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시겠네요. 여기서 위치나 역할이라는 것은, 으음. 기존의 이미지를 부수는..이라 맞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강형욱™
    작성일
    11.09.17 23:33
    No. 4

    저거 없으면...현대물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될 텐데요?^^
    아무래도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장르소설에서...
    저 소재는 단골이지만 재미를 줄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하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덴파레
    작성일
    11.09.17 23:38
    No. 5

    언제나 같은 일상이 흘러가는 이야기를 원하면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없어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17 23:39
    No. 6

    그런데 현대물이라는 것이..판타지적 요소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말 그대로 일반소설을 말하는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韓香
    작성일
    11.09.17 23:41
    No. 7

    글쎄요. 그런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현대물을 쓸 수가 있습니다.
    월야환담채월야에서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비중있게 등장하지는 않죠.
    조폭이 나오지만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정도고, 기업인 흡혈귀가 나와도 소설 내용에서 기업인으로서의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정치인 기업인 조폭이 등장하지 않는 글을 쓰고싶다면 인간사회의 권력으로는 범접하기 힘든, 혹은 관계될 당위성이 낮은 세계관을 창조하면 됩니다.
    그들만의 리그.
    경직되어있는 글을 풀어주기 위해서 잠깐씩 등장시킬 필요는 있겠지만 비중있게 나올 필요는 없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만사여일
    작성일
    11.09.17 23:42
    No. 8

    양산형이라 불리는 최근 현대물들은 머리에 나사 하나 빠진 것 같은 주인공이 어디서 초현실적인 힘을 '아주 쉽게' 얻어서 그 힘을 사방 팔방에 뿌리고 다니는 데 있지요.

    마치 5살짜리 어린 애한테 총을 쥐어준 느낌입니다. 그러니 5살짜리가 뭘 알겠습니까 사방팔방 총질은 해야겠고, 대리만족을 위해 주인공 보정은 해줘야 겠고, 결국 뇌가 없는 조폭이나 기업인 또는 정치인이 등장할 수 밖에 없죠.

    조폭, 기업인, 정치인이 등장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기 보다는 머리나쁜 주인공 자체가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비단 현대물의 문제만이 아니라 양산형 환상소설의 전체적인 특징이라 봐야겠지요.

    근데 막상 작가님이 머리 터지게 열심히 복선을 깔고, 줄거리를 준비하면 막상 안 팔리는 게 우리 장르 시장이라지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동방천
    작성일
    11.09.17 23:57
    No. 9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폭과 용병은 비교 대상이 아닌거같군요.
    조폭 자체를 안좋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흥신소와 사설탐정 / 사설용병이 비교대상이 되지 조폭은 판타지 세계에서도 따로 분류를 하죠. 뒷골목 에서 노는 사람들로요. 어쨋든 조폭 기업인 정치인이 등장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서 양산형이라고 매도 될수는 없다고 생각하네요.
    현실에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들이 없다면 솔직히 무슨재미로 현대판타지를 읽겠어요? 주인공에게 엄청난 힘이 있는데
    저 셋이 등장하지 않으려면 군대로 가야겠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8walker
    작성일
    11.09.18 00:02
    No. 10

    글쎄요...현대라고 연애물, 스포츠, 음악등 예술 을 다룬글, 회사생활이나 학교생활 중에 일어나는 시트콤 같은글.. 여행...또는 전쟁 등등 많을텐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곰냥
    작성일
    11.09.18 09:44
    No. 11

    글쎄요 현대물이라는 장르가 워낙에 커서 말입니다....
    적어도 제가 쓰는 현대 판타지물에서는 저 세 가지 중 단 한 가지도 나올 '필요'가 없네요.
    그저 필요가 있으면 넣는 것이고, 필요가 없으면 넣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상상인
    작성일
    11.09.18 12:13
    No. 12

    조폭은 판타지에서 뒷골목 인생이죠. 용병이 아니라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수라염제
    작성일
    11.09.18 13:05
    No. 13

    제생각으론 결정적인 납득성이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 조폭, 정치인들이 나오더라도 차근히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그에따른 여론 반응, 이권사업의 향방,
    사람들간의 미묘한 심리적 대응이 표현만 확실히 된다면
    나쁠게 없다고 봅니다 요즘 현대물이라고 해서 비판을 받는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가 보기에도 사회생활하면서 겪었던 소소한 경험등의 현실과는 180도 다른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개연성 오류가 나타나더군요
    그리고 대부분 소설의 갈등구조의 기저에는 이권경쟁이 물질뿐만 아니라 심리우위에 서려는 등장인물들의 갈등유발 촉매로 작용하기에 현대물 소재자체의 이권경쟁에서 정치인, 대기업, 조폭등이 하나라도 연루되지않고 사실상 이야기를 전개해가시려면 힘들뿐아니라 익숙치않은 독자들에게는 임팩트가 약하기에 외면 대상이 되기가 쉽다는 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위의 분이 소개해주신 월야환담시리즈같이 독특하고 확고한 내용을 쓰실수 있다면 그참신함에 반해버릴듯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더블엔젤
    작성일
    11.09.18 17:06
    No. 14

    현대물에서 조폭 정치인 기업물이 빠지면 그거야말로 팬픽입니다. 뭐 연예계말고 쓸게 있나요? 아르바이트 하다가 생기는 에피소드라든지? 아예 에로물로 간다든지요? 그런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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