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長沙)에는 수만 평의 땅을 가진 토호들이 여럿 있어.
그중에서도 왕만(王萬)이라는 토호가 아주 악질이야.
왜냐고?
잘 들어봐.
왕만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십삼 년 전에 둘째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버렸어.
그때 둘째 아들 나이가 아마 열 넷이었지?
열넷 밖에 안 된 애를, 그것도 자기 아들을 전쟁터로 보냈다니까?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어?
어지간히 독한 심보가 아니면 그렇게 못하지.
암!
어쨌든 그렇게 어린 나이에 전쟁터로 끌려간 둘째 아들은 정말 죽을 고생도 많이 하고 저승 문턱까지도 가봤었어.
하지만 아무렴 어때?
십삼 년 전에 전쟁터로 끌려갔던 둘째 아들은 이제 어엿한 장부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그 나이에 전쟁터에 끌려가서 사지 멀쩡하게 돌아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냐?
응?
그 집 둘째 아들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쯧! 이 사람 눈치 없기는.
이봐! 내 이름이 뭐라고?
“그래! 왕이(王二)야. 왕씨네 둘째 아들. 그게 나야!”
새하얗게 빛나는 치아를 드러내며, 왕이가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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