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자연/판타지]반 애쉬~대륙전기

작성자
Lv.5 노아모라
작성
11.06.22 07:41
조회
748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은 언제나 네 옆에 있다.'

용병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단 한 문장이다. 언제, 누가 이야기 했는지도 모를 저 문장은 용병길드로 갈때마다 정문에 써져있다.

용병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조용히 사는 것이 아니라 용병이 된다는 의미는 목숨을 내놓고 산다는 의미이다.

남들보다 배는 괴롭고 외로우며 고통스럽다. 동료를 가슴에 뭍고 손에 묻은 피로 눈물을 닦아내야 한다.오로지 자신과 끝까지 함께할 것은 차갑고 차가운 자신의 병기다. 한낱 금속 조각에 용병은 자신의 목숨과 희망을 걸어야 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외로운 것이 용병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용병들이 저 불길한 문장을 기억하는 것이리라.

언제나 죽음이 자신을 데려가지 않도록 감각을 날카롭게 세워라, 적에게 자비심을 가지지 말고 스스로 딛고 일어나라, 지금의 영웅도 언젠가는 죽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경계하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은 머저리다.

저 문장에 대해 심하게 생각을 하던 머저리도 있었다. 그 머저리는 그 문장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하는 다음날, 상단 호위임무에서 몬스터에게 사지가 찢겨져 죽었다.

평소에도 잘난척이 심한터라 남들에게 은근하게 미움을 받던 그는 슬퍼하는 동료 하나 없는 그의 시신을 보며 나는 그 문장에 대해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항상 옆에 있다면, 어째서 저 돼지들은 죽지 않는 걸까.'

나는 시신을 묻을 시간조차 주지 않았던 상단의 주인인 한 귀족을 보며 생각했다.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은 항상 네 옆에 있다.' 라는 말은 거짓말이였다. 기억을 해도 죽을 놈은 죽고, 살 놈은 살아남는다. 죽음은 어느새 공평하지 못한 단어가 되버린지 오래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공평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돈과 권력, 힘을 가진 이에게는 늦게 찾아온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이들은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채 찢어지는 바람에도 대지에 몸을 눕혀 그렇게 기억하는 이들 없이 사그라진다.

나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쿨럭."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직도 병장기가 부딪히며 서로를 적대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도 시간이 얼마 지나진 않은 것 같지만 아무래도 정신이 차려졌어도 몸을 움직이지는 못할 것 같다.

정신이 차려짐과 동시에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냄새에 기침을 했지만 동시에 끔찍한 고통이 나를 엄습한다.

"크, 크윽."

아우니스의 창의 폭발 범위에 가까이 있었던 탓이던가, 내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척추가 다쳤는지 움직여지질 않았고 간신히 목을 움직여 몸을 살펴보니 전신에 구멍이 나서는 피가 흐른다. 마나석의 폭발때 다친 팔은 아예 걸레가 되어 팔이였는지 의문일 정도로 뭉게져 버렸다.

"크흐흐흐."

왠지 웃음이 난다. 몸이 이렇게 되어도 나는 웃는다. 고통? 나에겐 익숙한 단어다. 절망? 앞으로 나와 함께 할 동반자다. 하지만 그 무엇도 나를 죽이진 못한다.

우드득 우득

나의 괴물인 몸은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도 내 몸을 회복시키는데에 여념이 없다. 급격히 근육이 수축, 이완하며 살이 아문다. 자리를 이탈한 뼈는 다시 자리로 찾아가고 목 아래로 사라졌던 감각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주위는 아수라장이다. 폭발의 범위에서 피한 이들은 큰 구덩이에 누워있는 나를 죽었다고 생각하는지 관심을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죽이기에 여념이 없다. 폭발의 여파가 있다 해도 이곳은 전장, 빈 곳은 빠르게 채워진다.

하지만.

"히익!?"

그때, 어떤 병사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연합측 병사다. 그는 겁에 질렸는지 두 손에 꽉 잡은 창은 끊임없이 떨고 있었고 다리 역시 후들후들 떨기 바빴다.

"귀, 귀신?"

귀신인가. 입가로 비틀어진 웃음을 만든다.

"히이익!"

병사는 창을 들고 그대로 누워있는 나를 향해 창을 내려 찍는다. 위험하다.

덥썩

회복된 오른팔로 창의 자루를 잡는다. 창은 내 목에서 손가락 한마디도 되지 않는 위치에서 멈춘다.

"이봐, 못본 걸로 해주겠나?"

조용히 그 병사에게 부탁한다.

"난 어차피 곧 죽는다. 조금 더 세상을 보고 싶군."

어느새 맑아진 하늘은 몹시도 시리게 푸르다.

병사는 '이익.'거리며 어째서 자신의 창이 다 죽어가는 사람에 의해 막힌지를 모른 채 내 부탁을 듣지도 않고 빠르게 고개를 끄덕끄덕 숙였다.

그때, 그 병사의 목으로 한 자루의 검날이 들어온다.

병사의 피는 내 가면 위로 떨어지고 병사는 자신의 상황이 어떤지 확인도 하지 못한 채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던 표정 그대로 목이 떨어져 바닥에 뒹군다.

절단면에서 분수처럼 피가 쏟아지며 그 병사의 몸은 내 위로 쓰러진다.

'한결 더 회복 될 때까지 숨기 편하겠군.'

조용히 내 몸에 묻은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나는 병사의 시체 밑에서 조용히, 조용히 다음 사냥의 때를 노린다.

조용히 웅덩이로 피가 흐르고 그 피는 나에게 힘을 준다. 움직임을 방해하는 시체는 구덩이로 발로 차 버리기도 한다. 더더욱 내가 몸을 회복하기 좋게 만들어준다.

마른 목을 피로 축인다. 다른 이의 생명이 담긴 피는 또한 내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은 회복이 되었다. 언제 다쳤는지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넝마가 된 내 옷과 갑옷이다.

스륵

털썩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주위를 살펴본다. 저마다 서로를 노리는 전쟁은 아직도 한창이다. 아니, 더더욱 처참했다. 드디어 마도군단은 정신을 차렸는지 움직이며 병사들을 상대하기 시작했고 그에 마르크 왕국의 주술사들이 나서 대지를 뒤흔든다. 갈라진 땅 속으로 병사들이 빨려 들어가고 사라지며 풍향을 바꾸어 화살의 공격을 막는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내 검을 찾던 나에게 한 병사가 검을 쥐고 달려든다.

"죽어라!"

콰직

조용히 그 병사의 가슴에 주먹을 쳐 박아 넣는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내 손이 심장을 보호하던 모든 것들을 간단히 부숴버리고 그 충격을 심장에까지 전달한다.

"끄어어."

스르륵

털썩

충격을 이기지 못해 심장이 터져버린 그 병사는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며 내 몸에 기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꾸욱

나는 주먹을 쥐었다 펴며 내 몸에 생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더, 강해진건가."

이 빌어먹을 몸은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죽었다가 살았더니 더 강해져 있었다. 방금 전의 주먹은 상대를 죽일 생각으로 내지른 것이 아니다. 간단히 위협을 주려고 했을 뿐인데 평소처럼 간단히

내질렀을 뿐인데 상대를 간단히 죽여버렸다.

나는 방금 전 병사가 쓰러진 곳을 발로 차서 병사의 사체를 치웠다. 그리고 그것에서 흙더미에 묻혀있는 내 검을 발견하고 손에 쥔다.

아직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다른 이들에게 죽음을 선물하기 위해 다시 전장으로 뛰어든다.

이하 본문의 내용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연란에서 반 애쉬를 연재하던 현하라고 합니다. 일단 기존 반 애쉬를 보시던 모든 분들께는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갑자기 정연에서 삭제한 이유는 개인적인 사정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많은 관심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 이야기는 정연란의 반 애쉬, 그것의 본편입니다. 주인공이 용병이었던 시절에서 그가 죽기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며, 기존의 반 애쉬와는 사뭇 다른 종류의 이야기입니다. 좀더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가 주이지요.

정연의 반 애쉬가 코믹판타지였다면 자연의 반 애쉬는 어두운, 1막 부분에서는 주로 추격을, 2막에서는 전쟁을 다룰 생각입니다.

물론 가끔 있는 개그 요소도 있지만 웃어 주실 수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현재 연재를 중단했다가 재 연재를 하고 있으며 카테고리에서는 반 애쉬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연재 날은 되도록 매일 하고 싶지만 주로 월 수 금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학교의 종강과 함께 남은 시간을 대부분 할애할 생각입니다. 그럼 이만.


Comment ' 2

  • 작성자
    Lv.82 뉴느르
    작성일
    11.06.22 15:35
    No. 1

    잘읽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죽생
    작성일
    11.06.22 19:13
    No. 2

    현하 : 반 애쉬
    <a href=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f&category=4621
    target=_blank>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f&category=4621
    </a>
    편안히 리무진으로 모시껬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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