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6 로디안
작성
11.03.19 17:41
조회
910

안녕하세요. 데빌아이 연재중인 서아입니다.

첫 홍보입니다.

제목 데빌아이의 뜻을 풀자면,

악마의 눈 입니다.  

말 그대로 악마의 눈이 되는 것이지요.

주인공 도윤은,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약간은 이상한 퀘스트를 받게 됩니다.

그 퀘스트들은 악마의 눈이 되기 위한 퀘스트 이지요.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닌 악을 행해야하는 퀘스트,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도윤은 악마의 눈을 향해 조금씩조금씩 다가갑니다.

여기까지가 가상현실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아직까지 내용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구요.

////

게임소설 데빌아이는, 가상현실의 재미와 현실에서의 재미 두 가지를 모두 잡아내고 싶었습니다.

드라마틱한 전개를 바탕으로 이야깃 거리를 써내리고 있습니다.

아래는 데빌아이의 1편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

///

올해로 고2가 된 강도윤은 서울 강남의 한 초호화 빌라 ‘카일룸’에 살고 있다.

83평이나 되는 넓이에 복층 오피스텔 구조이며 고층에 속해 한강 조망도 가능해서 시가도 높은 편이다.

빌라 카일룸은 라틴어로 '천상'(하늘의 침상)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천상이라는 의미답게 주변에 어마어마한 시설들이 갖추어져있다.

700여 평 대지에는 별도의 정원이 있고 지하층과 1,2층엔 스크린골프연습장, 개인 영화관, 피트니스클럽, 비즈니스 미팅룸 등 문화시설도 구비되어 있다.

강도윤.

그는 소위 말하는 잘 사는 집 아들, 엄마 친구 아들 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 한 켠에는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 라디아의 게임 접속 캡슐기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현 시가로 천만 원을 웃도는 고가의 기기였지만 도윤의 시선은 무심했다.

그는 게임을 하지 않았고 방 한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한 이 철 덩어리가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

“저걸 치워버리던지 해야지, 원.”

도윤의 아버지는 라디아를 제작한 ‘네오 컴퍼니’의 핵심 임원 중 한 사람이다.

라디아에 대한 아버지의 자부심은 대단했고, 방마다 접속기기 한 대씩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당연히 도윤이 치워버리고 싶다고 해서 치워질 물건이 아니었다.

도윤은 외출 준비를 했다.

시계 서랍을 열어 알마니 제품들 중, 엠포리오 시리즈 하나를 골라 손목에 찼다.

그 후 신발장, 옷장을 차례대로 들리며 명품들로 도배를 했다. 30분 정도 공을 들여 오늘의 외출 코디를 완성했다.

도윤은 만족해 하며 집을 나섰다. 오늘은 그에게 있어 무척 중요한 날이다.

이은하,

전 여자 친구였던 그녀를 2년 만에 만나기 때문이다.

이은하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한창 이성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질 무렵, 매력적이고 도도한 얼굴에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던 완벽한 여학생 이은하는 강도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유일한 소녀였다.

물론 외모적인 부분을 제외 하더라도 은하는 도윤과 잘 어울리는 배경을 가졌다.

은하의 아버지는 잘 나가는 국회의원이고 어머니는 과거, 브라운관을 주름잡던 유명한 배우였다.

권력과 명예를 지닌 것도 모자라 그녀는 학업성적까지 우수했다.

두 사람은 몇 번의 마주침 만으로 서로를 인식했다.

졸업시즌 무렵, 둘은 사귀는 사이가 되었지만 연애는 그리 길게 하지 못했다.

사귄지 백일도 안 되어서 그녀가 영국유학을 떠나게 된 것이다.

도윤은 그녀를 붙잡았다.

아니, 매달렸다는 표현이 맞다.

기대와는 다르게 은하에게서 나온 대답은 냉담했다.

‘지금 우리가 한가롭게 연애나 할 때야? 너 좀 유치하다. 소꿉장난 한 것 가지고 왜 이래? 설마 너 진심이었니?’

연애나 할 때가 아니라니! 소꿉장난 이라니!

은하의 말에 도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처음으로 마음에 두었던 여자였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했고, 그녀도 자신과 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라고 믿었다.

사랑?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쪽팔리게도 멍청한 짓거리를 한 것이다.

그렇게 도윤을 버렸던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만나자며 연락도 해왔다.

“2년 만인가.”

도윤이 회상에 잠긴 듯 중얼거리며 자신의 고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도윤이 그녀를 찾아 두리번거리자 좌측 테이플 끝 편에 앉아있던 이은하가 손을 번쩍 들며 환하게 웃는 게 보였다.

도윤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2년 만에 보는 은하는 여전히 예뻤다.

더욱 속에서 열불이 났고, 그때의 악몽이 다시금 스멀스멀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2년 만이지? 그동안 잘 지냈어?”

“됐고, 우리가 서로 인사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잖아. 무슨 일이야?”

그의 차가운 눈빛과 무심한 말투에 은하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하지만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애써 태연한 척 말했다.

“영국은 지금이 프리시즌이라서 한국에 잠깐 들렀어. 그런 차에 네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고.”

“내 소식이 궁금했다고? 네가? 쿡쿡! 이제 네 말은 안 믿어.”

도윤의 싸늘한 말투에 은하의 어깨가 움찔했다.

우물쭈물하던 그녀가 어렵사리 입술을 땠다.

“화… 많이 났었나 보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도윤은 실소를 흘렸다.

“화는 무슨…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소꿉장난 하던 때도 지났잖아?”

“그래,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장난이나 치고 놀 나이는 아니야. 그 말은 내가 널 이렇게 만나러 온 것도 장난이 아니란 뜻이야.”

뭘까, 지금에서야 찾아온 이 여자의 속내가.

도윤은 인상을 잔뜩 썼다.

“유학 생활이 힘들었나 봐? 옛 남친이 그리워서 연락할 정도로.”

“아니, 나도 너만큼 잘 지냈어. 남친 버리고 간 건데 잘 지내야지.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공부도 많이 했고.”

“본론만 말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은하는 한참을 주저했다.

도윤은 그 모습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졌다. 은하는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한 소녀였다.

그녀가 애꿎은 물 잔만 매만지던 차에, 종업원이 다가와 에스프레소 두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갔다.

“아직도 에스프레소 좋아할 것 같아서…….”

은하는 에스프레소가 담긴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도윤의 입 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안 본 사이에 많이 변했네. 내가 알고 있던 그 여자가 맞나 싶어.”

“너 역시 옛날 하고 많이 다르네.”

과거 도윤은 이리도 차가운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자신에게만 차가운 건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기억 속에 도윤은 이렇게 매정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녀에게 만큼은 다정다감했고, 바라보는 눈빛 역시 따스했다. 그런 그가 송곳 마냥 날카롭게 변했다.

은하는 확실히 알게 됐다.

이 남자, 더 이상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정이 있어 잠시 이별해야 했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얻을 수 있는 남자라 여겼다.

만나보니 그 확신이 무너졌다.

그녀의 드높던 자존심이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이대로 물러서기에도 왠지 모르게 억울했다.

“휴우, 그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널 부른 거야. 2년 전에 내가…….”

그때!

꾸륵, 꾸르륵!

도윤의 뱃속에서 꾸물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가 한 쪽 눈을 질끈 감으며 인상을 구겼다.

장이 뒤틀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아, 씨…….”

“뭐? 씨? 야! 너 내 얼굴 보기가 그렇게 싫니? 그렇게 표정까지 구길 필요는 없잖아!”

강도윤의 중얼거림을 어설프게 들어 버린 은하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아, 아니! 그런 게… 잠깐만!”

도윤은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빠른 걸음으로 카페 안 화장실로 급히 뛰어갔다.

그가 자신과의 만남을 피할 심산으로 핑계를 댄 것이라 생각한 은하가 뒤에서 소리쳤다.

“강도윤! 거기 안서!”

도윤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기다려! 전화 한 통만 하고 올 테니까!”

배가 미칠 듯이 아팠지만 그녀에게 ‘나 똥 싸러간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도윤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시늉까지 했다.

카페는 복층 건물이었고 층마다 화장실이 있었다.

도윤은 가까운 1층 화장실로 들어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쾅쾅쾅!

“아, 씨발 안에 사람 있거든? 존나 세게 두들기네!”

“미, 미안하다. 새끼야!”

도윤이 배를 움켜잡으며 다음 칸을 두드렸다.

쾅쾅!

역시나 안에도 사람이 있었는지 인기척이 들렸다.

그 다음 칸도, 역시나 그 다음 칸도!

도윤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나, 나올 것 같아!’

도윤은 하는 수 없이 2층으로 올라갔고 화장실 문턱에 도착했지만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2층 화장실은 1층과 다르게 남녀혼용이었기 때문이다.

시설도 1층에 비해서 더럽기 그지없었다. 이따금 불량학생들이 올라와 담배를 피우는 장소임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찬물, 더운물 따질 때가 아니다!’

도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갔다. 역시나 방금 전까지 사람이 있었는지 담배연기로 숨이 턱 막혀왔다.

다행히도 안에 사람은 없었다. 도윤은 대변기에 달려가 앉으며 잽싸게 문고리를 걸었다.

뿌직! 뿌지직!

맹렬하게 녀석들이 튀어나왔다.

만일 화장실 앞에 누군가 있었더라면 도윤은 부끄러움에라도 볼 일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도윤은 유독 생리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남들 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 특히 대변을 볼 때에는 정도가 심했다. 학교 내 화장실도 소변 이외에는 절대로 이용하지 않았다.

마치 인기 아이돌이 자신의 신비주의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공연장내의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지 않는 것과 비슷했다.

“흡! 흡!”

도윤은 아랫배에 힘을 꽉 주었다.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일을 끝내고 나가야했다. 혹시라도 시간이 지체되어 은하가 ‘혹시 똥 싸러간 거 아냐?’ 라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깔깔깔. 그래서 어떻게 됐어? 삥은 뜯었어?”

“깔깔!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또각! 또각!

여자애들 여럿이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와 왁자지껄한 음성이 도윤에게 들렸다.

//////////

다음편이 궁금하시다면,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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