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바보라는 생각이 든다.
몸에서 힘이 빠지고, 눈앞이 깜깜해져 온다.
죽어가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싸웠다가 역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끙끙 신음을 내뱉으면서 죽어가는 바보 맞다.
나란 인간은 십 오년 동안 무림에서 굴렀지만 여전히 삼류에 머무른 마인이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자에 복종했다.
강자들에게 당한 우울함을 풀기 위해 약한 자들을 악착같이 괴롭히면서 살았다.
타인의 슬픔과 눈물 위에서 지내온 일생이다. 말끔하게 씻어내 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마인으로써 살아가는 즐거움이다.
여럿의 인생을 망가뜨렸고 결국 나 역시 인생이 망가졌다.
그래도 재미있던 일생이었다.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땅만 보고 살았다면 해보지 못 할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나는 마인으로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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