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쳐 흐르는 물에 따라 하나 둘, 따라가다보면 보이는 것은 풋풋한 사랑의 내음.
향기롭지만 시큼하고 또한 달콤하지만 한없이 아리는 매콤한 향취.
사내,
혹은 짐승의 마지막 본능을 간직한 이 너른 세상의 유일하게 남은 지능을 가진 야수.
여자,
혹은 새들의 지저귐에 본따진 망각과 소란의 생물로 이 높은 하늘 아래 여물어 내려진 날개.
그리고 스승,
거뭇한 인영의 흔적조차 밟지 말라는 호고로운 이.
그리고 제자,
언젠가 스승의 머리 위에서 다시 새로운 세상을 활개칠 그림자.
보고만 있어도 좋은 그런 첫사랑의 감격보다도
자신의 눈앞에 있는 그 애절한 검은 눈을 보는 것에 더욱 마음을 빼앗긴 소녀를 향해,
사내는 한 아름의 선비처럼 모난 그림자 위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사랑해요, 선생님 정말 사랑해요."
소녀의 말에 사내의 마음은 조금씩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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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로맨스 -그대 결국 쓰러질 언(偃)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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