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41 태하(太河)
작성
19.06.03 13:34
조회
316

대항해시대 이야기 94


(중략) 영녕공주 주요영은 선대황제 융경제의 딸이며 당금 명 황제인 만력제의 친동생이다.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라도 황실의 공주 이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에 관련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는 이상 공주의 이름이 역사에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녕공주 주요영은 그녀의 불행하고 어처구니없는 운명 때문에 야사에 이름을 남기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올해 15살 된 영녕공주의 결혼은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완전히 사기 결혼이었다.

 

선대 황제의 딸이고, 당금 황제의 친동생이며, 그녀의 생모인 효정황태후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천하에 둘도 없이 귀한 그녀가 사기 결혼을 당해 불행하게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먼저 명 황실의 혼인 풍습을 알아야 한다. 명나라에서는 부마가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꺼려하여 부마를 들일 때 명문가의 자제들을 피하고 평민의 가문에서 부마를 골랐다.

 

공주의 혼인을 하가(下嫁)라고 하는데 낮은 집안으로 시집보낸다는 뜻이다. 평민 중에서 부마를 고르다 보니 자연히 돈 많은 부잣집에서 부마가 뽑히기 마련이었다. 아무리 조정 일에는 참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공주의 배필이 되면 황실 가족의 위엄이 따르게 되니 서로 부마가 되려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공주가 혼인할 때가 되면 돈 많은 집안의 자제들이 부마가 되려고 권력자들에게 줄을 댔다. 그런데 문제는 황실에서 평민들의 정보가 어두운 것이 화근이었다. 조정에 출사하는 명문가의 집안이라면 황실에서 웬만한 정보를 다 꿰뚫고 있었지만, 평민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경의 부호 양 씨 집안의 자제가, 그 당시 환관 중에 실세였던 대태감 풍보에게 많은 뇌물을 먹이고 부마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부마로 뽑힌 양방서가 큰 병에 걸린 중환자였던 것이다. 양 씨 집안에서는 양방서의 병세가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혼인을 추진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양방서의 병세는 점차 심해져서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리는 도중에 피를 토했다. 신랑이 식을 올리는 도중에 피를 토할 정도면 누가 봐도 위중한 상태였다. 하지만 신부가 양 씨 집안의 문턱을 넘어 결혼식을 올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가엾고 불쌍한 공주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천하에서 가장 고귀한 신분의 공주가 혼례식을 치렀지만, 그녀의 신랑은 병들어 죽어가는 병자였다. 결국 영녕공주는 시집가서 첫날 밤도 못 치르고 두 달 만에 과부가 되었다.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되었지만, 그녀는 평생 처녀의 몸이었다.

 

참혹한 운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27살의 젊은 나이로 한 많은 생을 하직했다. 이것이 역사에 남겨진 영녕공주 주요영의 기막힌 일생이었다. (중략)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4881 요청 제목찾습니다, 이번년도 꺼 비타민에 호환? 상호작용? +1 Lv.54 삼재이니라 23.07.25 48 0
154880 요청 소설 제목 찾습니다 현판이고 포탈로 장사하는 주인공 +2 Lv.29 팥빵3세 23.07.25 69 0
154879 홍보 작가는 히든피스가 없어도 강하다!!! 보고가세요!!! Lv.37 소설핑 23.07.25 48 1
154878 홍보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Lv.16 류으으으크 23.07.24 64 1
154877 홍보 공모전이 끝났어도 게임판타지 Lv.51 [탈퇴계정] 23.07.22 87 0
154876 요청 폭군이라 불리던 음악가 글 제목좀 알려주십시오... +1 Lv.13 텐타시온 23.07.22 37 0
154875 요청 아빠드루이드 딸 세계수 제목이 알고싶습니다. Lv.81 잠마 23.07.21 40 0
154874 홍보 공모전 광탈했지만 60화 업로드 예정 +1 Lv.20 하루히토 23.07.19 123 0
154873 요청 예전소설 제목좀 알려주세요 +2 Lv.65 가련 23.07.19 53 0
154872 한담 댓글 없는 소설 +2 Personacon 율파카 23.07.17 169 1
154871 홍보 하나의 시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서사 ... Lv.4 Valus 23.07.16 46 0
154870 한담 하나의 시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서사 ... Lv.4 Valus 23.07.16 27 0
154869 요청 소설 제목 찾습니다 Lv.99 달시 23.07.14 62 0
154868 홍보 <서울역> 서울을 배경으로 한 추리/드라마 ... Lv.4 이승엽. 23.07.12 35 0
154867 한담 요즘 들어 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집니다 +3 Lv.26 검술매니아 23.07.11 128 2
154866 한담 직장내 괴롭힘과 반도체 회사를 고발하는 소설… Lv.11 골반게리온 23.07.10 61 0
154865 홍보 중년도 이세계에 가고 싶습니다. Lv.12 sm***** 23.07.06 90 0
154864 홍보 45화까지 썼는데 조회수가 겨우 3천 중반 +2 Lv.20 하루히토 23.07.05 176 0
154863 요청 예전에 봤던 무협지 제목좀 알려주세요. Lv.22 파삼파삼 23.07.03 87 0
154862 홍보 오랜 기간 동안 쓴 정통판타지입니다. Lv.13 필리네티아 23.07.02 96 2
154861 홍보 중학생 도박문제가 심각하네요. Lv.2 봉야쿵야 23.06.29 76 0
154860 홍보 이승사자 이야기 '여우가 우는 소리 소꽃소꽃' Lv.4 지금펼쳐 23.06.28 55 0
154859 한담 크니페는 신세계 입장권이었어요! Lv.10 크니페 23.06.28 39 0
154858 한담 요즘 글들, 제목이 진짜 별루네요. +5 Lv.99 소설필독중 23.06.27 171 1
154857 한담 [23/06/26] 글 쓰는 일, 좋은 글을 쓰는 일, 좋은 ... +4 Lv.9 래몽래인 23.06.27 79 1
154856 홍보 재벌집 장손 Lv.34 빨간구미호 23.06.25 53 0
154855 한담 정말 볼게 없었던 공모전.... +3 Lv.55 득템러 23.06.25 184 0
154854 한담 [한담 23/06/21] 글을 쓴다는 일은.... +5 Lv.9 래몽래인 23.06.21 98 1
154853 홍보 공모전이 끝나도 글은 계속됩니다 Lv.51 [탈퇴계정] 23.06.21 74 0
154852 홍보 삼국시대의 혼혈 도깨비가 뚝배기 깨는 이야기 +5 Lv.20 마두억 23.06.20 55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