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 풍뎅이왕
작성
10.02.27 08:09
조회
3,091

밑에 [울새]님의 글을 보니 요즘에 식상한 히로인의 등장과 배경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엔 단순히 그 존재의 유무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협 혹은 판타지와 같은 장르문학에 히로인의 등장이 정형화 된, 어쩌면 보편타당한 계기가 된 이유는 아무래도 그러한 인물을 배치하여 얻게되는 사건의 특수성 그리고 사랑 관계를 매개체로 비교적 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재미의 부분 때문이겠죠.

그렇게 되면 히로인과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의 캐릭터를 얼마만큼 잘 살리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신선함이 갈린다고 보는데요. 물론 히로인이 나오지 않는 스토리가 더 흥미를 이끌고 참신함을 갖출 수도 있고 그 작품의 수도 무궁무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동명소설 하얀거탑이 떠오르는군요.

식상함의 주된 문제의 원인은 히로인에 대한 묘사가 지극히 외적으로만 치중되고 있기 때문이라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위험한 발언이긴 하지만 감히 제 생각을 따르자면 현재 문피아에 연재되는 꽤 다수의 글이 그렇다고 봅니다......

겉모습은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백옥같은 피부며 붓으로 찍어 그린 듯한 눈썹이며 하늘거리는 옷자락이며......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이보다 더한 고급 어휘들은 죄다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예쁜 것은 알겠지만 사랑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단지 잘 꾸며진 인형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냥 주인공과 함께 존재할 뿐입니다. 주인공 혹은 다른 인물들과 어떠한 감정의 교류를 겪어 여러 갈래의 사건으로 승화시키는 예가 드물죠.

그 이유는 바로 심리묘사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로인이 이야기의 연관성과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면 보다 현실적인 인물이 되어야겠지요. 시대적 배경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으로서, 또 여자로서 가지는 공통된 심리는 분명 존재한다고 봅니다.

뜬금 없는 얘기지만 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무협 소설 작가들 중에 김용, 고룡 이 두사람의 여성 캐릭터 묘사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깝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작품속에서 히로인의 대화 한 구절 한 구절은 너무나도 섬세하여 비록 번역 된 내용이더라도 살아 숨쉰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죠.

신조협려. 그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히로인으로 등장하는 소용녀는 사실 그녀의 외모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가 많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그녀가 나이에 비해 앳된 얼굴이고 흰 옷을 즐겨입는다는 정도만 알 수 있지요. 하지만 독자들마다 그녀를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단연코 최고의 미인으로 떠올리게 만드는 이유는 그녀가 아름답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들, 그녀가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환경들, 그리고 그녀가 아름답기 때문에 반응하는 주변 인물들의 구체적인 감정들 때문이 아닐까요?

고묘 안에서 세상 물정을 모르며 자랐기에 사제간의 본분을 예속으로 볼 줄 모르는 천진난만함. 반평생 오욕칠정을 금하며 도통 어떠한 것에도 반응할 줄을 모르던 그녀의 차디찬 감정이 양과를 남자로서 처음 알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 그로 인해 비롯된 수많은 오해와 이별과 재회. 이 모든 언어적 심리묘사가 대화와 행동에 녹아들어 그것만을 읽고도 독자들은 그녀를 때로는 사랑스럽게,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신비스럽게, 외에도 수많은 미묘한 감정들 조차 공유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러한 심리묘사가 능숙하지 못한 작품 속 여주인공은 현실과 거리가 멀게끔 표현됩니다. 특별한 일이 아닌데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시도 때도 없이 부끄러워하거나 아니면 아예 말 수가 없거나, 많거나 등등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감정들이 구술되어 주인공 혹은 다른 인물들과 조율이 잘 안되곤 합니다. 과연 이런 이야기들을 실제로 나눌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생각이 들만큼요. 한 인물이 가진 본질적인 성격이 줄곧 일관되어야 하는데 각각의 말투마다 한 인물이면서 간혹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즉, 판타지나 무협소설과 같은 장르소설도 본질은 소설이며 소설은 결국엔 사람과 사람간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세계관과 조직도를 형성하는데에만 치우쳐 주가 되어야하는 인물들간의 감정과 갈등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소홀하지 않았나. 그래서 배경만 다르고 이야기 구조는 취약한, 그속에서 아름답기만 할뿐 주변과 반응하고 호흡하는 캐릭터가 아닌 형식적인 대화만을 갖춘 이야기의 연결고리로 전락한 히로인 때문에 독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0.02.27 08:33
    No. 1

    첨에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점점 다른 캐릭터들에 묻혀 존재감이 옅어지고, 혹시나 주인공과 결혼해버린다면 그걸로 게임 오버.

    그것이, 대부분 장르소설 속 히로인의 운명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선연비
    작성일
    10.02.27 08:33
    No. 2

    좋은 말씀...ㅎ왠지 베스트 뷰에 어울릴 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병아리파워
    작성일
    10.02.27 08:59
    No. 3

    천사명박님이 하신 말씀은 대체로 맞다고 봅니다. 문피아가 80프로 이상이 남성 독자들인데다 작가도 남자가 더 많으니 아무래도 남성 취향을 타는 히로인이 자연스레 생성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엔 외모가 수려하고 뛰어난 것처럼 보이다가 결론적으로는 알맹이 역할을 못하는 인물로 말이지요.
    외람된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출판한 모 소설도 문피아에서 연재됐었고 인기도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히로인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한 야설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 판이니 더할 나위 없이 사실을 입증하는 예가 되는군요. 여기서 중요한건 저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글들이 시장에 나가서 구매력 있는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독자 중엔 분명 여성 독자도 있고, 소장 가치가 높은 이상적인 글을 원하시는 남성 독자들도 있는데 말입니다. 이것도 결국 대여점용 글을 증진시키는 악효과를 낳는 요소라고 봅니다.

    물론 본문에서 말한 것과 달리 히로인이 정말 주연 이상의 역할을 하는 제대로 된 글도 많습니다. 아니면 아예 멋진 여주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던가요.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이섭이애비
    작성일
    10.02.27 09:39
    No. 4

    다수의 작가들이 히로인을 잘 부각 못 시킨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죄다 주인공의 성 노리개로 만들어 버리니 이거 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이섭이애비
    작성일
    10.02.27 09:40
    No. 5

    <a href=http://tale.egloos.com/5140218
    target=_blank>http://tale.egloos.com/5140218
    </a>

    라노벨쪽 히로인 고찰이긴 하지만, 작가 지망생들에겐 참고할 만한 글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darkcros..
    작성일
    10.02.27 11:38
    No. 6

    동감..침묵..히로인의한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개명박뒤져
    작성일
    10.02.27 11:41
    No. 7

    천사명박? 지옥명박이겠지.. 명박이 뒤지면 지옥갈테니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천하제일!!
    작성일
    10.02.27 11:45
    No. 8

    개명박님 말씀 공감 ㅋㅋ
    에이 천사가 다 얼어죽었냐 천사명박은 개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0 이섭이애비
    작성일
    10.02.27 12:09
    No. 9

    왜 갑자기 대통령을 비하하는 쪽으로 댓글이 흐르는지 모르겠군요.
    한 국가의 원수가 봉입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일본좋아
    작성일
    10.02.27 12:29
    No. 10

    하여간 무식한 좌파색기들이란 다 쳐맞아야 정신을 차릴려나
    어디서 일국의 원수를 씹고 지랄이야.
    우리 대통령 덕분에 청개천 깨끗하게 복구돼고 갑싼 미국산 소고기 쳐먹게 됐으면 감사한줄 알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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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향공
    작성일
    10.02.27 12:35
    No. 11

    어휴 일본 좋아씨 뭘 좀 제대로 알고 떠드십시요.
    청계천 원래 자연적으로 복구할걸 명박이가 지 임기안에 업적 쌓을려고 무리해서 인공복구해서 해마다 예산만 쓸데없이 축내는 것 모르시나.
    그리고 님은 광우병걸린 소고기인지 쓰레기인지 싸게 사먹어서 좋기도 하겠수.
    그리고 님 국어공부 좀 더하고 오셔야 할듯.
    청개천->청계천이고, 갑싼->값싼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草命
    작성일
    10.02.27 13:43
    No. 12

    천사명박님 말씀이 틀린 점은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히로인을 살리는 구성으로 심리묘사까지 곁드리면 그건 드라마틱한 것을 판무에 넣는 다는 말인데... 그것은 왜곡된 시장의 주독자층이 지루해 한다는 사실이죠.
    이는 돈이 안된다는 말이며, 현재 상업적인 것은 단순한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인공은 천재, 주변인은 바보, 그리고 히로인은 맹목적으로 주인공에게 정을 주는 관계등 이러한 글이 잘팔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복잡하게 되며, 이는 집필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양판소보다 몇배의 공이 들어간 작품이 천대받는 시대라는 거죠.
    이러한 공을 들일 작가도 몇 되지 않고, 공을 들여도 쓸 수 없는 작가가 태반인 것도 사실이구요.
    파이를 키운다는 의미가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이 많이 나와야만 가능한 것인데... 지금은 파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그 방향이 정반대일 정도로 시장은 왜곡되어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별과이름
    작성일
    10.02.27 16:16
    No. 13

    맞는 말씀이긴 한데 그만큼 어렵지 않을 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혼잣말하차
    작성일
    10.02.27 17:16
    No. 14

    뜬금없긴 하지만 주성치 주연의 쿵푸허슬에 나오던 아파트 주인부부가 소용녀와 양과라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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