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자님의 축구소설
어디선가 만화를 각색해온듯한 분위기의 재미있는 1부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이야기의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전국제패의 꿈
누구나 어린시절 한번 가졌을 법한 열정과 도전에 대한 갈망.
같이 축구를 좋아하던 오빠는 더이상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싫어하는 것 같다. 무엇이 오빠를 그렇게 만들었나. 예전의 열정을 간직한채, 즐겁게 뛰는 축구를 하고 싶다. 축구를 좋아하는 중학생 여자아이.
아버지는 없고, 엄마는 우릴 버렸다. 혼자만의 그라운드. 16년간 쓰레기로 살아온 인생. 죽은 동생의 꿈...
'우리는 지금 지옥에 와있다'
각자의 지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싸우는 아이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가 유쾌하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2부. 가을의 전설
보답받지 못하는 노력. 망가진 몸뚱아리.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죄악. 패배의 절망.
축구라는 이름의 잔인한 도박아래 한줄기 희망.
성공만을 비추는 세상아래 버려진 시선.
이 이야기는 패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1부와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모든 스포츠는 경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학교때 축구부나 야구부를 했던 친구들을 기억하실겁니다. 공부를 포기하고 운동만 했던 그친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프로선수인가요? 어릴때부터 바둑만 파던 1급 연구생이 프로로 입단하기위해선 1년에 7명, 그 좁은 문턱위에 올라서야 합니다. 만18세가 되면 연구생 퇴출입니다. 비인기 종목은요? 올림픽에서 최소한 동메달은 따야 알려집니다. 어떤 국가대표들은 지원이 없어서 부업으로 생계를 연명합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도 "운"이 없어서, "재능"이 없어서 꺽인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눈에 주로 보이는건 그 끝에 성공한 분들 뿐이지요.
(인생이나 스포츠나)
물론 그분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승리자를 너무 포장하는 나머지 피라미드 같은 세상 속에서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 분들에게 모욕을 주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에 성공한 이들만을 비춥니다. 경쟁하고 이기고 물리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따라하라고 소리칩니다. 성공하기까지 지나온 과정 - 짓밟힌 꿈들과 조용히 사라진 패배자들의 이야기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경쟁속에서 누구나 다 승리할수는 없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패배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다른분들에게 얼마나 공감이 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두가 승리하진 못하더라도 따뜻함과 희망이 남아있는 세상, 쓰라린 상처속에서도 무언가 얻을것이 있을 이야기일 것이라 믿습니다.
- 2부의 경우는 구성이 좀 난해합니다.
수많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전달하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보니, 전개가 좀 꼬인것 같습니다. 처음엔 현재 / 과거 / 현재 / 과거 한편단위로 왓다갔다 하다가 과거시간으로 통일되고. 중간에 너무 긴 이야기가 삽입면어서 읽어가는 템포가 끊기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의 제일 아쉬운 점이지요.
진행이 지지분한것은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아서입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긴 이야기를 참고 읽으시는 용사분들은 그 속에서 깊은 감동과 쓰린 공감을 얻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과연 무지개는 비춰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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