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미트라수스라는 할 짓 없기로 유명한 늙어빠진 드래곤이 살았습니다.
게으르기는 가히 나무늘보에 가까워서 동족들은 이 드래곤이 과연 자신들의 일족이 맞는지 의심했습니다.
대부분의 드래곤은 지적인 탐구 활동에 종사하거나 혹은 사냥을 하며 지냈거든요.
그리고 기나긴 잠같은 무료함에서 깨어난 드래곤은 또다시 무료함에 미칠 것 같았습니다.
결국 이 드래곤은 무료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멸망시키기로 했지요.
전 세계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세계가 멸망한다니."
하지만 나무 늘보 드래곤은 그 경악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파괴 행각을 벌였습니다.
세계의 8할이 깔끔하게 불타서 문명의 흔적조차 사라졌을 때 용사가 나타났지요.
"넌 이제 자유의 몸이 아니다!"
그 용사에게 진 드래곤은 다음과 같은 말을 외치며 쓰러졌습니다.
"난 그저 심심하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등신같은 드래곤이 죽으면서 '우와와아아앙' 하는 바람에 세계가 반쯤 미쳐버렸거든요.
고요했던 숲에서 몬스터들이 토목 공사를 벌이는 경우는 정말 예의바른 경우였지요.
주인공 일행은 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살기 더럽게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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