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나를 잊지 마세요."

작성자
Lv.13 모카는라떼
작성
10.01.30 16:20
조회
2,205

다음 추천 글을 쓰게 된다면 이미 추천했던 작품은 다시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어기게 된 것은 이 작품이 제 손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죽기 전에 무슨 말을 남길까.

그런 의문이 든 적이 있습니다. 사춘기 때라도 인생에 관해 생각해봤다면, 한번쯤은 유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겠죠. 싸우지 말고 잘 나눠가져라. 유산을 걱정해야할까요? 행복하게 살 거라. 조언을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성에 차지 않습니다. 어차피 떠나야할 세상이지만, 이제는 마지막이지만 없어질 나에게 위로라도 한 마디 건네주고 싶습니다.

나를 잊지 말아줘.

위인전 같이 기록에 남지 않는 이상 우리는 모래가 되어 언젠가 세상에서 완전히 잊힙니다. 그래서 이 말은 유산이나 조언보다도 더 어리석을지 모릅니다. 부탁을 받은 이들이 알았다고 말해도 건망증이 생기거나 치매가 생겨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너무나 무겁고 슬픕니다. 살려줘. 이 말보다 더 애절하기 때문입니다. 존재를 향한 생존이 삶을 향한 생존보다 더욱 치열하고 처절하기 때문입니다. 죽어서 육신은 없어져도 그들이 기억해준다면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살아서 소중한 사람들과 웃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떠나간 사람들이 무언가를 남기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좀 더 쉽게 기억해줄 수 있으니까요.

나를 잊지 말아줘.

때문에 이 말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남은 이들이 잊는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이 아닙니다. 사람으로 남아있을 때 본능에 충실한 한 마디의 외침입니다. 최후를 남김없이 털고 갈 마법의 주문입니다. 잊지 않을게.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웃으며 눈을 감을 수도 있겠지요. 고마워. 그렇게 대답할 수 있을 테지요.

단지 글 한편 읽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잊지 말아줘. 누군가가 떠날 때 그런 말을 하게 된다면, 잊지 않는다고 좀 더 자연스레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행복하게 떠날 보낼 수도 있습니다. 책은 인생을 바꾼다. 이것이 아직 책은 아니지만, 그 말이 실현됐을 수도 있겠습니다.

스크롤을 내리고 그걸로 끝내는 글이 아닙니다. 읽고 난 뒤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조금 더 가슴이 벅차오르면, 이렇게 다른 이들에게도 권할 수 있겠지요. 이 느낌을 남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소망할지도 모르겠지요.

어느 별에서 오셨나요? (검색어: 어느별에서왔니)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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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저를 움직이게 한 본문 중 일부입니다. 작가님의 허락을 맡고 직접 타이핑했습니다. (복사금지가 걸려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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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어머니는 랑비를 쫓지 않은 채 계속해서 꽃을 다듬었다. 보자기에는 잘린 이파리가 쌓여갔다. 어머니는 한 송이 한 송이에 정성을 다했기 때문에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랑비는 이 꽃의 이름이 뭔 줄 아니?」

 「모르겠어요. 」

어머니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물망초Forget-Me-Not 라고 한단다.」

「예쁜 이름인 것 같아요.」

「그렇지? 그런데 이 꽃은 슬픈 뜻을 가지고 있어.」

랑비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뜻? 꽃에도 뜻이 있는 거예요?」

「그래. 꽃말이라는 거야.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어.」

「『나를 잊지 마세요』….」

랑비는 어머니의 말씀을 작게 되뇌었다.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이상해요. 이렇게 하늘빛을 닮은 예쁜 꽃이 그런 슬픈 뜻을 가지고 있을까요?」

「글쎄. 하지만 왜일까. 엄마는 이 꽃과 잘 어울리는 꽃말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바라보고 있으면 이 가련한 꽃은 하늘에 가만히 녹아들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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