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
10.01.06 00:33
조회
1,738

한용운 -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 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머리가 나쁜 이 놈은. 지금 이 상황에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이놈은. 뭘 어찌 해야하나 망설이는 이놈은.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1 오추마
    작성일
    10.01.06 00:45
    No. 1

    개인적으로 모르는 분이셨지만 둔저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에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앙냐세영
    작성일
    10.01.06 01:21
    No. 2

    둔저님이란 작가분의 글을 읽어보지도 못했고 쪽지한번 주고 받지 않은

    사이지만 추모의 글을 읽다보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으셨던 분이신듯

    합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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