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그냥 넋두리 겸 상담요청....

작성자
Lv.23 구선달
작성
09.12.07 05:53
조회
697

처음으로 판타지라는 장르를 알게 된 것은 게임 덕이었습니다. 파랜드 택틱스 2와 포가튼사가로 시작했지요. 양판소 하렘의 필수요소라는 엘프를 여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 읽은 장르 소설은 중학교 친구가 읽던 가즈나이트였습니다. 그걸로 시작해서 카르세아린을 읽었고 드래곤 라자를 읽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닥치는대로 읽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것은 라이니시스 전기와 드래곤 남매였던가. 그때부터는 이영도 작가 작품 말고는 거의 읽은 게 없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침대 머리맡에 두고 살 정도지만. 아, 투니버스에서 방영하는 로도스도전기를 보고 열렬한 팬이 된 것도 있군요.

2003년, 고딩 때 파이오니어라는 소설을 읽고 아무런 대책도 준비도 없이 조아라에 뛰어들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계간연재, 연간연재 수준으로 연재 속도가 극악으로 떨어졌습니다만 어쨌든 2009년 12월 현재까지 대략 160화 3,000kb 정도를 연재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망작이라 평하고 있습니다. 아니, 쓰레기죠. 사실. 기본도 모르고 쓰던 때니.

현재는 라이트노벨에 손을 대보라는 조언들 때문에 이것저것 읽어보고 있습니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늑대와 향신료, 집 지키는 반시, 사후편지, 영건 카르나발,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등. 하지만 뭐랄까, 이해는 못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짧게 축약하겠습니다.

글을 못 쓰겠습니다.OTL

1. 라이트노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라이트노벨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권 안에 기승전결이 나야 한다. 모에 - 대체 어쩌라고? - 를 알아야 한다. 현실보다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세계를 묘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젋은 층이 수요층이며 안 팔리면 1권에서 쫑 난다. 옙, 이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짧은 지식으로 뒤져봐도 '라이트노벨은 명확한 정의가 없다'고 하니 정의는 물론이요 그 성향도 알 리가 없습니다. 원.

2. 아는 것이 없습니다. 밀리터리와 서양중세사에 미쳤던 본인이 갑자기 현대를 배경으로 한 회색도시의 이능배틀물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밀리터리도 나름 파고 들었고, 서양중세사라면 도서관에서 수십 권을 쌓아놓고 탐독하며 어떤 책이 좋고, 어떤 책이 잘못되었으며,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은 무엇인가 분석하며 시간을 적잖이 투자했습니다만. 이걸 갖고 '대세'이자 '보통'인 현대 서울 이능배틀물 라이트노벨을 쓰라는 건 말 그대로 무리. 뭣보다 본인은 서울의 어디가 뭐하는 동네인지도 모르는 대구 토박이입니다.

3. 환상세계가 아닌 현대물을 구상해본 적이 없습니다. 서양중세 모델 판타지가 아닌 SF나 빅토리아 시대나 스팀펑크를 모델로 한 것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환상세계의 기초일 뿐. 대한민국 어디를 무대로 하는 학생라이프 또는 미소녀깽판물은 도저히 상상이 안 갑니다. 아예 풀메탈패닉을 대놓고 카피하자는 계획까지 세웠습니다만 시도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4. 완결작이 없습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재하는 그 망작은 애초에 기승전결이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그냥 죽고 죽이고 푹찍푹찍하는 것이 최고였죠. 옙, 양판. 그나마도 완결은 요원합니다. 몇 안 되는 애독자들에겐 슬프면서도 기쁘게도. 결국 단편 연습에 들어갔습니다만 성과가 없습니다. 언제나 환상세계 혹은 억지로 짜보는 도시이능배틀물의 설정들은 스케일이 커지고 설명이 많아지게 됩니다. 단편으로 소화가 안 됩니다.

다행히 올해는 이곳 문피아에서 다른 작품으로 그 대망의 '완결'을 1권이나마 하나 생애 처음으로 내봤습니다만, 이건 라이트노벨이라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중세를 모델로 한 세계관에 주인공이 50대 노인이면 말 다했죠. 그게 라노베로 팔릴 리가. 구성도 문제였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제 역할을 못하고 비중이 확 죽어버렸고, 긴장과 그 완화를 조절 못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나름 준비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별칭이 '미친 빌'인데 안 미친 것 같아요."라니.

5. 롤 모델을 지나치게 높게 잡은 것 같습니다. 진이 다 했어요. 말라 붙은 것 같습니다. 이게 결정적입니다. 지금 60일 가까이 글을 한 글자도 못 적고 있습니다. 조아라 잡글이라도 6년 넘게 써왔는데.

아무나 좋으니 조언 좀 바랍니다. 요즘은 뭘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도 안 듭니다. 어떤 문제에 조언을 바란다는 말을 하기도 힘듭니다. 땡볕여름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기분입니다.

좀 살려주십쇼.


Comment ' 4

  • 작성자
    Lv.14 자건
    작성일
    09.12.07 06:05
    No. 1

    글 쓰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글을 써서 출판하시는 게 목적이신가요?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이 쓰는 글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글쓰는 작업이 힘들어지고 그 상황에서 글을 쓰는 건 쓰는 사람을 힘들고 불행하게 만들 뿐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본인이 쓰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트렌드, 모에 코드, 출판 시장상황을 따지는 것도 좋습니다만 이건 님이 글을 길 들여서 마음 먹은 대로 부릴 수 있게 된 후에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우선은 글을 길 들여서 님의 글을 만들어내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으신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세요. 아무리 작고 사소하고 남들이 듣기에 절대 안 팔릴 글이라도 좋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고 싶고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는 소재를 찾으세요. 그리고 욕심부리지 마시고 차근차근 써보시면 됩니다. 너무 스케일 큰 얘기는 비추하구요. 처음에는 소품을 쓰신다는 기분으로 빨리 완결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하셔서 시작한 이야기는 완결을 내는 버릇을 가지시는 것이 좋습니다. 연재 주기는 매일 연재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나름의 연재 주기를 정하시고 지키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하루에 한 글자라도, 한 줄이라도 쓰겠다는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키셔야 하구요.
    글을 쓴다는 건 마라톤과 같습니다. 시작부터 스퍼트 쭉쭉 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은 '완주'를 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님은 이제 막 처음으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마라토너와 같습니다. 49km를 뛸수 있느냐 없느냐를 우선 신경쓰셔야지, 10등 안에 들겠다 메달권에 들겠다 하는 생각을 벌써 하시면 스스로 지치게 되십니다.
    무엇보다도 '쓰는 사람이 즐거운'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오토군
    작성일
    09.12.07 09:06
    No. 2

    '회색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능배틀물의 어려움'에 대해 감히 제가 조언을 드리자면…

    마법소녀물을 보시는 겁니다!!!

    천사소녀 네티에서 세일러문, 웨딩피치에서 카드캡터 사쿠라, 캐릭캐릭 체인지, 프리큐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신미소녀물은 현대를 배경으로 나름의 '초능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하드한 쪽으로도 오컬트물이나 성인 취향의 -가령 식령 제로나 페이트라거나- 애니메이션들은 충분히 포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라노베는 라노베 자체를 이해하기 보다는 활자로 이루어진 만화책 혹은 애니메이션 시놉시스의 소설화로 이해하시는게 좀 더 접근하기 쉽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늘 반복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패턴과 연출이 지겹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또 다른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블과 DC 코믹스입니다. 쉽게 말해서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어맨, 트랜스포머, X-맨, GI JOE, 콘스탄틴 등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와 각양각생의 캐릭터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미국식 특유의 그림자를 가득 쓰고 그림 하나하나가 포스터를 보는 것 같은 강인한 근육질과 표정의 코믹스들은 신선한 공부가 되실 것입니다. 단 이것들은 손에 구하기 힘들다는 것 -정발된것도 얼마 없기에 어둠의 루트를 통해서도 번역본은 커녕 비번역조차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애로사항이긴 하지만 아마 보실 때 마다 '아니메'와는 다른 '카툰'의 또 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좀 더 파고들면 유럽쪽 코믹스들을 뒤져보심도 괜찮을 것 같군요. 이쪽은 숨막히는듯한 느낌이 좋습니다. 특히 '환상탐정 딜란독'이란 오컬트물은 한번 꼭 보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견미
    작성일
    09.12.07 09:07
    No. 3

    드로이드님에게 역으로 물어보겠습니다.
    드로이드 님이 쓰고싶은건 대중적인겁니까, 아니면 자신의 세계를 남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겁니까?

    콜롬버스의 깨진 달걀이 일어서는 이야기 아시지요?
    대세는 따라해서 대세가 되는게 아니라, 만들어서 대세인 겁니다.

    그리고 처음에 쓰신 글을 쓰레기라고 표현하지 마세요.
    어렸을때의 행동과 생각,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는 행동과 생각들이 많습니다. 인간은 실수를 하면서 각성하는 동물이라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이지요.

    하지만 그때의 행동과 생각, 지금은 못합니다. 때가 묻었기 때문이죠. 남들에게 주입된 생각과 행동은 창조와는 너무 동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그때 만든 것들이 더 창조적이고 신비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또한 처음에 쓴 글이 부끄럽기 그지 없으나 지금엔 아예 글에 손을 못댈 정도로 스케일이 크고 창조적이며 대단한 글입니다.(표현방법이 서툴 뿐이죠)

    완결에 대해선 한마디 해드리겠습니다.
    글은 못쓰는게 아닙니다.
    안쓰는 겁니다.

    안쓰는 이유는
    쓰기 싫어서일겁니다.
    왜 쓰기 싫을까요?

    자기가 쓰고싶은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여쭙겠습니다.
    드로이드님이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요?
    '대세'인 라로벨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고객님
    작성일
    09.12.07 16:37
    No. 4

    라이트노벨... 저는 재밌게 봤지만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시더군요... 코드(취향)가 다른거니 좌절하실필요 없습니다.
    굳이 라이트노벨처럼 쓰지 않으셔도 되요.
    작가님 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재밌어하는 장르를 재밌게 쓰시면 돼요.
    굳이 라이트 노벨이 아니더라도 무협이나 판타지 겜판등 재밌는 건 누가보더라도 재밌어해요.
    스스로가 재밌어하고 즐거워하는 글을 쓰세요.
    라이트노벨을 보시고 재미 있으셨다면 그걸 쓰시면 되지만...
    스스로가 이해도않되고 재미도 없다면 굳이 그런걸 감수하면서 글을 써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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