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별거북이
작성
09.07.29 12:48
조회
2,315

회색기사님의 에스퍼리움

1. 소재 및 스토리

스토리 텔러로서의 능력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초능력자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독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들로 인해 스토리가 착착 진행된다. 첫 번째 이야기 「밀레이드」에서는 라엘과 카이트가 OPS(ordinary people society)가 벌인 마차 탈취사건을 해결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특무부에 발탁되게 되고 또,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 케이트 윈터와 조우하게 된다. 2화 「대마왕의 여동생」편을 통해서는 라엘의 팀의 구성원이 확정되고 균형을 갖추게 된다. 이는 나자 2명에 여자 2명이라는 성비의 조화 뿐만아니라, 근거리 공격자와 범광위 공격자 그리고 방어형의 능력자로 이루어진 능력의 조화까지 이루었다. 그리고 3화 「대폭발」에서는 주인공들의 첫 번째 임무가 시작되고, 이어 라엘의 타도 대상인 왕국의 제 1 왕녀가 등장한다.

이야기의 진행의 완급이 매우 좋은 편이다. 끊임없이 몰아부쳐서 독자를 지치게 하지도 않고, 너무 느리게 진행되어 지루하게도 하지 않는다. 사건이 발생하고 마무리 지어지는 과정을 본인은 매우 즐겁게 따라갈 수 있었다.

2. 문체, 묘사 그리고 서술

완급 조절의 능숙함은 문체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내용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분위기를 띠고 있지는 않다. 그에 걸맞게 문체도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산뜻하고 명확하다. 해서 작가가 보여주려고 하는 장면을 꽤 명확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묘사 및 서술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 쓸데없이 묘사나 서술이 많아져서 장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묘사와 서술력은 전투신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본인이 전투신을 잘 못 그려내기 때문에 이 작품의 작가의 그 능력이 더 특출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전투신을 상당한 속도감 긴박감을 유지한 채 굉장히 잘 그려내신다고 생각한다.

3. 등장인물의 구성과 그 성격 형성

이 작품이 독자의 시선을 끄는 또 하나의 매력은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다는 점일 것이다. 한 팀을 이루고 있는 라엘과 카이트, 레체, 케이트 모두 성격이 매우 확실하게 구별된다. 그런 개성강한 성격이 또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4. 그러나 이 작품에도 단점은 있다.

첫째, 이야기의 분위기가 여타의 일본만화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나루토」의 그것과도 비슷하고 일부는 「블리치」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여기서 말하는 분위기라는 것은 스토리가 진행되어 나가는 형국이라던가 등장인물들의 역학관계에 관한 뉘앙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을 반드시 일본만화의 뉘앙스라고 잘라 말하기에도 분명 억지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야기가 재미있는 만큼 조금 더 참신함도 엿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딴지를 걸어본다.

둘째, 문장이 간결하고 명료해서 굉장히 깔끔한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장상의 오류가 아예 없는 것 아니기에 조금 아쉽다는 점을 피력해 본다. 전반적으로 문장력이 좋기 때문에 사소한 오류도 크게 보일 수 있다. 조금 더 꼼꼼하게 퇴고를 해본다면 좋겠다.

셋째, 셋째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매우 확실한 반면 그들의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 라엘 일행들은 그렇다치더라도 고든씨나 에트나씨는 분명 나이가 좀 더 많을 듯 한데, 대사에서 전혀 나이에 대한 느낌이 완전 배제되어 있다. 뭐, 고든씨나 에트나씨를 포함해서 밀레이드 관련자 전원이 10대라면 또 모를까, 대사가 전부 십대스러운 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넷째, 전반적으로 즐겁고 읽기에 편하고 재미있는 글이지만 정말 가볍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글을 무겁게 적는다면 그 또한 어불성설, 안 어울리는 졸작이 될 것이지만, 가끔은 무거운 분위기에 진지한 고민도 곁들여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어 라엘이 케레스에게 져서 침통해 져 있었던 장면의 경우, 침통함이나 비통함 혹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들이 좀 더 강도 높게 표현 되었어도 좋았을 텐데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다. 덕분에 케이트가 라엘에게 던진

“중요한 것은 라엘, 너가 그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거야. 그대로 좌절한 체 궁한 소리만 내뱉고 있을거라면 그건 네 자유. 하지만 패배를 넘어 재도전하기 위해 일어설 수 있다면 그것도 네 자유.”

라는 말의 효력이 극대화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분위기의 가볍고 무거움 또한 완급 조절을 해 보길 바란다.

이글에 대해서 가장 먼저 말하고픈 것은 ‘계속 읽고 싶은 글’이라는 점이다. 끊임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들과 사건과 사고, 그리고 캐릭터들 간의 역학관계가 너무 흥미롭고 흥미진진하다. 하나의 소제목마다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며 그 안에서 ‘이레귤러’에 관한 비밀과 그 정체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하게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된다. 다시 말해 큰 줄거리 안에 소제목의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연결되어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과정 속에서 독자는 끊임없이 궁금증을 가지며 이야기를 집중해서 따라간다. 이런 점을 들어 몰입도가 좋다고 하던가?

글이 너무 무겁지 않고, 문장이 명료한 것 또한 독자를 지치지 않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이해하기 쉬운 글, 머릿속에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게 하는 명백한 문장, 적절한 비유와 가볍고 산뜻한 표현 등 전반적으로 경량급의 산뜻한 글이 독자로 하여금 부담감 없이 글을 따라가게 만든다.

  

이글에 대해서 두 번째로 말하고픈 것은 ‘설득력이 강한 글’이라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면서 상대방을 설득 혹은 압력행사로 굴복시켜나간다. 그 과정이 일련의 스토리가 되며 또한 소설의 결론이 된다. 그런데 이 글은 ‘설득’의 힘이 매우 강렬하다. 독자가 주인공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는 힘, 주인공이 설득시키고자 하는 대상이 그 설득에 아무 거부감 없이 홀랑 수긍해버리더라도 독자들이 그럴 수 있어 하고 인정하게 하는 힘. 본인은 이 능력이 너무너무 부럽다. 말주변이 워낙 없는 본인은 상황에 맞는 알맞은 대화법에 미숙하기 때문에 감칠맛 나는 대화를 이끌어내지 못해 구태의연한 글을 적고 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글의 대화는 상당히 감칠맛 나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게 한다. 결국 설득당하고 마는 것은 주인공의 주변인물이 아니라 독자들이 되고 마는 것이다.

명확하게 구별되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도 이 글의 매력 중에 한 가지이다. 이는 비단 주인공들 급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악인으로 등장하는 이들 또한 매우 개성적인 것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 항상 자주 보던 인물들 혹은 어느 글에서는 나올 법한 뻔 한 캐릭터가 아닌, 사용하는 어투나 성격 혹은 외모 등에서 개성적인 부분들이 보인다. - 이는 본인이 판타지 장르문학의 문외한인지라 다른 판타지 글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탓에 이렇게 볼 수 있다고 반박하신다면 전혀 변명하지 못할 사실임을 미리 알려드리니 제발 문제 삼지 마시길... - 개성적인 캐릭터들은 독자의 머릿속 상영관에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그림을 그려 넣으면서 그 캐릭터의 행보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했던 시체를 조종하는 꼽추 삐에로 이레귤러가 그러했다. 어투도 복장도 외모도 굉장히 특이했기에 독자의 시선을 확 끌어당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웠다고 한다면 전반적으로 대사도 좋고 설득력도 강한 글이긴 하나 삐에로 이레귤러가 자살하게 되는 부분에서 감정적인 변화가 너무 급격하게 일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다 못해 그 흔하디 흔한‘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일어나는 거냐?’라는 식의 식상한 한 마디라도 있었더라면, 좀 더 진중하게 말하자면 삐에로의 감정변화가 조금 더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게 명확하게 보였더라면 삐에로의 자살이 이렇게 허망하고 억지라는 느낌은 조금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사건을 꼬았다가 잘 풀어나가는 작가가 이 부분에서는 왜 이렇게 억지스럽게 사건을 해결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유명한 드라마 작가가 더 이상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주인공들을 전부 죽이는 것으로 끝내는 듯한 허망함 마저 들었다. 이는 전부 내면상태 묘사의 포커스가 주로 레체와 라엘쪽에 집중 된 탓에 삐에로의 내면상태에 조금 무심했다가 갑자기 자살모드로 몰아가면서 생긴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퇴고할 순간이 생기신다면 이 부분도 한 번쯤은 다시 검토해 보는 게 어떠실까 싶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백색마녀의 실체가 너무 빨리 등장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삐에로의 입에서 ‘백색마녀’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나는 그 고유명사에 관해 무한한 여러 가지 상상의 펼쳤다. 적국에서 세균 혹은 바이러스를 만들었는데 그 바이러스의 이름이 ‘백색마녀’가 아닐까, 혹은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의 마녀가 아닐까? 혹은 삐에로만의 환상 속에 존재하는 이가 아닐까 등등... 그런데 그 수 많은 상상이 그 다음 편에 바로 등장해버리는 ‘백색마녀’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고 작가가 제시하는 ‘백색마녀’그 자체만을 볼 수밖에 없었다. 조금 서운했다랄까, 조금 억울했다랄까 상상할 수 있는 여지, 상상의 숨구멍을 틀어 막히는 기분이었다. ‘백색마녀’라는 소재로 작가는 훨씬 더 충분히 독자를 쥐락펴락 할 수 있었고, 독자도 그 소재로 인해 훨씬 더 많은 상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비밀을 너무 빨리 폭로해 버리신 게 아닌가. 조금 작가께서 조급하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직막으로 최근 연재 재개하신 작가님

그저 열심히 다음편이 올라오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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