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새벽 한 시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걱정이 마음을 잔뜩 짓누르는 바람에 업치락 뒷치락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성실연재를 한답시고 비축분은 다 까먹어 버리고 이제 머리 속에 그냥 떠오르는 대로 타자만 치는 불쌍한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정연란에 온 바로 그 날만 빼놓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줄기차게 연재한 결과 찾아온 불청객은 불면증이라는 거머리였지요.
하루에도 몇번씩 문피아에 들어오면 먼저 어김없이 선작이나 조회수를 봅니다.
그래놓고 다른 작가님들의 그것과 비교를 하면서 참담해지죠.
그런데도...
독자님들의 마음을 무작정 끌어당기는 그런 글 좀 써봐라! 심중에서 악마같은 놈이 열심히 속삭이면서 저를 컴퓨터 앞으로 내 몹니다.
자자, 이건 이렇게! 옳지. 바로 이거야!
담배를 하나 꼬나 물 때도 머리에선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좁아터진 공간을 발바닥이 닳도록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간신히 고개를 내민 아이디어를 붙잡고 놓칠세라 얼른 컴퓨터안에 끌고 들어옵니다.
타다다닥!
자판기가 훼까닥 놀라서 열심히 시커먼 놈을 화면에 쏟아놓습니다.
됐어! 오늘도 기어이 연재 분량을 확보하고 말았어.
그리고 다음날...
저는 써놓은 글을 복사해서는 턱하고 문피아에 올려놓습니다.
자자, 문피아 광장에서 헤매는 분들! 따끈따끈한 새글이 올라왔어요!
괜히 맛있나? 하고 고개만 기웃거리지 말고 냉큼 들어보시라니깐요!
그러고 싶지만...
에휴. 뭔 대화가 이 모양이야? 제길. 유치원애가 써도 이보다는 맛깔스럽겠다.
그래놓고는 와다다닥! 글을 뜯어고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에 화룡점정의 마음으로 조심조심 엔터를 톡 칩니다.
오늘은 댓글이나 좀 많았으면...아냐. 사람은 꿈이 커야한다니까...
강력 추천!! 모모님의 거시기!
혼곤한 잠속에서 깨어난 어슴푸레한 새벽녁.
저는 잠에서 덜 깬 눈동자를 타박하면서 얼른 컴퓨터를 켭니다.
눈에 화염을 지피고 작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며, 삶의 희망인 선작이나 조회수, 오늘의 베스트를 이잡듯이 뒤집니다.
그리고...
컴퓨터 앞을 조용히 물러나면서 다음 편을 기약합니다.
어제 보다 왕창 나은 오늘이 되기를 고대하면서....
지겨워. 고만 좀 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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