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는 전래동화 전집이 있습니다. 어디 출판사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 꿈을 키워준 일등 공신들이죠.
콩쥐팥쥐나 해와 달 오누이 부터 시작해서 놀부 흥부, 은혜갚은 까치 등... 전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축구하는 대신 동화집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 지금 생각하니 제가 무협소설과 판타지에 빠져들게 한 원인은 이녀석들이네요.
옜날이야기 보는 게 너무 좋다보니 덩달아 무협소설과 판타지 소설을 읽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몇개 있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납니다. 갓난 아기, 이제 엄마 젖 물고 옹알대야 할 아기가 두발로(!) 섭니다. 비범한 출생이지요. 이 아기는 밥을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에 몇배는 많이 먹습니다. 그에 비례해 힘이 아주 세지요.
나뭇짐을 작은 언덕만큼 해오기도 하고, 건장한 사내들이 수십명이 모여서 해야 할 논일을 하루만에 혼자서 해치우기도 하는 등 초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아기가 크면 나라에 큰 환란(못된 요괴라던가, 큰 도적이라던가)이 일어나게 되고 청년이 된 아이는 도인에게 무술을 배워 이를 진압합니다. 그리고 청년은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지요.
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스토리죠?
맞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구무협의 반은 이런 주인공이었던 것 같네요. 언제나 비범한 영웅의 이야기는 동화건 무협이건 판타지건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죠.
에... 제가 대체 어떤 작품을 추천하고자 이렇게 뜸을 들였냐면...
큰끝님의 21c장수설화 라는 글을 추천하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여기 서울에, 20세기도 아니고 21세기에 나타난 큰 장사가 있습니다. 호리호리하고 그렇게 크지 않은 체구지만... 신력을 타고난 장수지요.
이 친구, 정감이 갑니다. 수더분한 친구예요.
약간은 소심하지만... 너무 완벽한 영웅은 재미없지요.
라이칸스롭과 뱀파이어가 나타난 것보다 어머니의 꾸지람이 더 무서운 이 청년, 딱 제 스타일이네요.
더이상 내용유출은 그만 할게요. 한번 봐 주세요.
수작입니다.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 조아라의 덕범전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어느 분이 추천하기에 봤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뫼신사냥꾼 만큼 뛰어난 한국형 판타지네요. 이틀 밤 새서 꼴딱 읽었습니다.
다 읽고 보니 작가님이 큰끝님.... -_-;; 깜짝놀랐습니다.
설마 같은 작가님 글을 번갈아가며 문피아와 조아라에서 읽게 될 줄이야....
이것도 추천입니다. 작가님이 덕범전도 문피아에서 연재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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