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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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 한소
- 09.02.07 22:30
-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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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일
- 09.02.07 22:33
- No. 2
아라비아 숫자 사용은 글쓸 때 매우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무협에 이런 숫자가 등장해야 할까? 제 생각엔 사용하는 것도 좋다입니다. 물론 기수나 서수는 다른 문제입니다.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가장 큰 이점은, '눈에 잘 띄인다'입니다. 그냥 한글로 삼백 명 하는 것보다, 300명으로 하면,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 숫자가 눈에 바로 띄여서 머리에 박힙니다.
'이십사 년 만이로구나.'
'24년 만이로구나.'
장르소설은 특히나 속독으로 읽으시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빠르게 글을 읽을 때 이런 가독성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눈에 바로 들어오면 그 규모, 거리, 기간 등을 독자들이 인식하기가 좋더군요. 그래서 숫자를 사용합니다.
6명의 남자가 있었다와 같은 한 자리 숫자는 여섯 명이라고 쓰는 게 좋겠지만,
삼백 명의 무림인이 모였다. 같은 큰 숫자일 때는 그 규모를 인식할 때 300보다는 조금 늦어집니다. 그래서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무 명이 앞에 모여 있다, 20명이 앞에 모여 있다. 쭉 글을 읽을 때 아라비아가 보이면 눈에 확 띄죠.
뭐, 그렇게 생각하면서 글 쓰고 있습니다.. -
- Lv.16 [탈퇴계정]
- 09.02.07 22:36
-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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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4 무의식
- 09.02.07 22:43
-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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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 한 다
- 09.02.07 22:49
- 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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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일
- 09.02.07 22:50
-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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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일
- 09.02.07 22:56
- No. 7
일주일도 저는 쓰지 않습니다만, 쓰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조금 느슨한 생각인가요?
물론 당시 무협에 일주일이란 개념이 없었을지 몰라도, 독자들에겐 일주일이란 단위가 매우 익숙하며, 쓰면 누구나 다 이해하고 알아듣습니다. 또한 무협에 소드마스터가 나오는 것처럼 심각한 거부감과 불일치함을 느끼게 하는 용어도 아니고요. 물론 이러한 걸 어디까지 허용하냐는 독자 개개인의 몫이고 작가는 그 기준을 엄격히 정해야 할지, 적절히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적 용어를 어느정도 써야할지 정해야 할 겁니다. 직역을 할 것이냐, 의역을 할 것이냐. 이런 건 끝없이 논란이 되는 것들이죠. 저는 일주일을 안 쓰지만, 그걸 쓰는 무협 작가분을 비판하지는 않을 겁니다. -
- Lv.16 [탈퇴계정]
- 09.02.07 23:12
- No.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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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 어허라
- 09.02.08 00:09
- No. 9
일주일과는 다르지만, 우리의 전통으로도 칠일이라는 것은 분명 의미 있었습니다. 삼칠일 같은 경우가 그것이지요. 삼칠일, 즉 21일은 옛날 어린아이가 태어났을 때 금줄을 매놓던 기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산모가 산후조리를 하는 최소한의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칠일은 아기들이 잘못 태어났을 때 넘기기 가장 어려운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토속신앙의 삼신할미를 붙여 삼칠일을 셈했던 거죠. 따라서 삼칠일을 넘기면 백설기를 했고 백일을 넘겨도 기념했습니다.
아기의 생존시기를 한이레, 세이레, 백일, 돌로 나누어 기념했던 거죠.
따라서 정말 옛말로 쓰려면 일주일 보다는 한이레로 하는 게 시대상으로는 맞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글에 한이레 같은 순 우리말이 들어가면 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화 된 것 같습니다. 일본식 문투들은 세련된 듯 생각하고 말이죠. 답답한 노릇이지만 현실입니다. 많은 국어학자들이 개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비인님의 진중한 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한담란에서 이런 글로 뵈니 반갑고 역시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입니다. ^^* -
- Lv.1 쥔장아이디
- 09.02.08 05:26
- No.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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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22 디페랑스
- 09.02.08 17:31
- No. 11
숫자든 일주일이든 쓰면서 고민을 하고 쓰는 것이야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나름대로 계산해 보는 것 자체가 독자에 대한 배려가 되니까요.
한 가지 지적할 것은, 글의 문맥을 보면 나흘이든 닷새든, 또는 이레나 열흘이든 아무런 차이를 못 느낄 부분에서도 불쑥불쑥 '일주일'이 튀어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런 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떤 소설은 거의 모든 날들이 일주일로만 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어떤 기간이 사흘이 될 수도 있고 이레가 될 수도 있고 아흐레나 열흘, 달포(보름)가 될 수도 있는데 죄다 일주일로 통일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의식적이고 관습적으로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저는 작가들이 쓰는 말을 지적하고 싶기보다는 그저 입에 붙어있다고 무의식적이고 관습적으로, 반성 없이 글을 쓰는 태도를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자신이 쓴 글을 한번 더 돌아보는 것이 곧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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