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은 취향이 아니라서 골베 몇 위라는 글들도 대게 도입부 읽다가 때려치는 편인데.. 마존은 도대체 병맛토우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가 앉은 자리에서 연재분 다 읽고 와~ 했던 글입니다.
잘 나가는 글들을 유심히 보다 보면 한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이 뭉쳐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코끼리 다리만 만져보고 만족할 수 없듯이 뭉친 글을 보면 표면을 샅샅이 핥기 전까지는 그 깊이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맛이 궁금해서 도저히 중도 하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글은 대게 출판이 되거나 골든베스트에 올라갔죠. 말하자면 몰입도라는 것에 대한 비유였습니다.
그리고 마존은 분명 그 잘나가는 조건을 갖춘 글입니다.
진공청소기처럼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뜸한 연재주기에도 쉽사리 선작취소를 누르지 못하게 만드는 중독성. '무협소설'이라는 다소 단단한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필체. 하지만 또 그것이 너무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섬세한 스토리텔링!
마존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미 따로 첨부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스토리를 알고 계시겠지만 추천글인 만큼 간략하게 줄거리 인트로를 꺼내보자면,
이 소설은 복수물입니다.
천살성을 타고난 주인공 운현은 태생에 의해 가문이 몰살당하고 그 자신마저도 끔찍한 형태로 최후를 맞게 되죠.
하지만 그 직전 진시황릉에 떨어져 진시황의 무공과 7천명의 토우(=흙인형) 수하를 거두게 되고, 힘을 얻어 자신을 폐가망신시킨 자들을 찾아내 복수를 합니다.
물론, 내용만을 읊고 나면 어디가 특별하다는 건지 모를 만치 단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직접 읽어 본다면 10명 중 최소 7명은 첫인상과는 다른 평가를 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끔 정담이나 연담란에서 보는 정재욱 님의 신사 같은 이미지를 상기해보면 그런 사람의 손끝에서 이런 파괴적인 글이 나왔다는 게 여러모로 신기할 뿐입니다.
주의사항은 위에서 다 말씀드린 줄로 압니다.
그럼 이제 포탈을 타시는 일만 남았네요.
정재욱 님의 마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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