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협 독자입니다. 한국 무협계의 발전을 위해 여러분들께 몇 가지를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작가님들이 주된 대상이 되겠지요. 사견을 쓴 것이니 어떻게 받아들이시느냐 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자유입니다.
첫번째, 양분법을 지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언제부턴가 흑도와 백도, 정파와 사파가 한국 무협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에 이 틀은 대만 작가 와룡생이 도입한 설정입니다. 이런 설정을 한국 무협이 너무 맹종하고 있어 작가는 다르지만 획일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 전통시대의 중국을 보면 문파는 있었겠지만 흑도와 백도의 구분은 없었다고 봅니다. 힘이 센 문파와 약한 문파 간의 차이 정도는 있었겠죠. 마교 대 무림맹 또는 구파일방&오대세가의 대결구도가 안 나오면 이상할 지경입니다.
두번째, 구대문파와 오대세가의 틀에서 벗어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작품을 봐도 대체로 이들 문파가 나오는데 이는 작품의 다양성을 해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요소와 연관된 문제입니다.
세번째, 과거의 무공이 강하다는 설정을 지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협에서 무술은 무학이라고 불립니다. 무술도 학문이라는 뜻이죠. 이 말은 맞습니다. 보다 높은 이치를 담은 무술이 이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수많은 문파간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무술이 발전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진대 어찌하여 3백년 전의 천하제일인이 지금에 와서도 천하제일인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오늘은 이 정도로만 제언하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주말 밤에 무협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이 함께 고민할만한 화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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