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벌판 그 위를 밟고 흉흉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맞서 서있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 그 사나이의 이름하여 로아도르 그의 앞엔 한 시대의 최강자가 무릎꿇은 패배자가 되어있었다.
나락에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충격도 없을 테지만 수많은 이들의 정점에 서있던 한 사내가 순식간의 패배의 수렁으로 빠진다면 그것은 엄청난 수모요 치욕이요 충격이다. 더군다나 그 최강자는 자신의 노력이라기보다 수많은 기연을 통해 얻어진 권좌에 군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 얼이 빠져 있을뿐이었다.
"어째서... 어째서 내가 너에게 진것이지? 내게 있던 최강의 힘이 겨우 그런 무식한 신체능력따위에 졌다는 것이냐? 모든 검위에, 모든 무인들의 위에, 모든 마나위에 군림하며 최강의 길만 달리는 내가 어찌 너의 그 알량한 힘따위에 진다는 것이지? 대답해 보아라!!"
분노에 찬 음성이 울린다. 최강자는 억울했다. 겨우 마나 한모금도 쓰지못하는 자에게 당했다. 그냥 무식하게 완력으로 밀어붙이는 상대에게 자신의 마나가, 기술이 모두 파훼되고 상대의 거대한 칼끝이 자신의 목위에 드리워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분노어린 의문은 매우 간단하게 풀렸다.
바로 로아도르가 그 분노어린 의문에 분노어린 호통으로 대답해 준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네놈의 의지! 우연으로 얻은 힘따위에 기대어 자신의 정신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썩어빠진 의지! 어리디 어린 생각에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밑을 굽어보지 못하는 무능한 의지!"
그 사나운 일갈 후 로아도르는 최강자의 멱살을 틀어쥐어 올렸다.
그리고 그 커다란 주먹을 들어올려 최강자의 얼굴을 후려갈기곤 다시 일갈했다.
"타인이 준 강함에 취해! 자신의 발전따윈 생각치 못하고! 어린 소년만큼의 의지조차 갖추지 못하는! 그것이 바로 현재까지의 네놈! 네놈은 자신의 의지를 갖추길 바라지도 않은것이다! 네놈의 패배조건은 이것으로 모두 만족한다!"
그리고 얼마 후 로아도르가 그를 내던져버리고 황야 저 너머로 사라져갈때도 최강자는 아니, 최강자였던 이는 계속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ver.2 크리스마스 특집 추천
칠흑같이 어두운 밤의 도시, 아직 밤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이 세계의 밤에 의지 할 수 있는 것은 저 멀리서 쏟아지는 별빛뿐인 도시에서 한쌍의 남녀와 거한이 서로 시비가 붙었다.
유일신 교도들의 명절인 오늘은 유독 밤을 활보하는 연인들이 급증하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런 곳의 인근 수풀은 그들의 2세 제조에 큰 공헌을 하는 장소가 되기 일쑤였다. 거한과 대치해있는 그 연인한쌍도 그런 행위를 범하려다가 누운자리가 느낌이 이상해 주위를 둘러보니 그 거한이 그들을 증오심어린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시비가 붙고 바로 직후 그들은 서로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왕과 왕비 그리고 명문 귀족이 왜 서로를 못 알아보겠는가?
"아..안녕하신가 로아도르 공.... 내가 오늘 아내랑 잠시 산책 좀 아.. 아니 그래...월담 좀 해서 나왔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단단히 화가난 표정인가 그래? 어서 화풀고 각자 일보세"
하지만 그의 말은 그 거한에겐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갑작스레 울려퍼지는 마법 주문의 영창소리는 왕을 식겁하게 만들어버렸다.
"칠흑보다 더 어두운 검은 심연에서 올라오는 홍염이여 그대 땅을 가르고 솟아 이 밤을 밝히어 내앞의 적을 처단해주오 붉디붉은 그대의 몸으로 죄악스런 저들의 몸을 휘감아주오... 지옥의 겁화!!!"
"세..세상에 갑자기 왜 이러나!! 그것보다 저건 최고위 마법인데!! 어째서 마나부적응자인 자네가!!!"
그런 왕의 의문에 거한은 울부짖는 외침소리로 대답했다.
"이 세상의 숨겨진 진리!! 동정을 간직한 솔로부대원은! 그 햇수를 넘길수록! 커플에 대한 원망이 짙으면 짙을수록! 한 발더! 한 발더!
더더욱 한 발더! 대마법사가 된다!"
그걸로 끝이었다.
-----------------------끝------------------------------크리스마스고 해서 다들 좋아하시는 더세컨드에 막바지 호감을 더해보려 추천글을 올립니다. 이 추천글로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켜버리면 안될일이겠지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작가님께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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