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 가입한지 1년정도 되는 평범한 장년층 독자입니다.최근들어 장르문학계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려 봅니다.
저는 청소년 시절에 밤새워 읽었던 와룡생의 무협, 그리고 청년 시절에 바쁜 생업에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김용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던 향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업에 바쁘다보니 오랫동안 무협을 잊고 지내다 이제 나이가 들어 조금 시간 여유가 생겨 다시 장르 문학을 찾게 되었고 문피아도 알게되서 늘 이 곳에서 정보를 구하고 좋은 글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장르문학시장이 날로 위축되고 대여점이 줄어들어 이제는 읽을 거리 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문피아 연재시 재미있게 읽었던 수부타이님의 만고지애와 이길조님의 숭인문을 빌려보려고 아내에게 책 제목을 적어 줬더니, 대여점을 다녀온 아내가 하는 말인즉슨 만고지애는 2권까지 나왔고 숭인문은 4권까지 나왔는데, 그 책을 찾는 사람이 없어서 대여점에서 책을 뺏다고 합니다.
저는 대여점에서 책을 뺏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총판에 반납하는 것인지 아니면 헐 값에 팔아 넘겼다는 뜻인지..아무튼 제가 사는 동네(분당 정자동)에 대여점이 3개 있다가 최근에 2개는 문을 닫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여점이 그런 상황이니 저로서는 더 이상 그 책을 빌려 볼 길이 없어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대여정보란에도 올려 보았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고, 대여정보란 모임지기를 하던 가볼님이 분당에서 대여점을 운영한다는 정보를 듣고 그 곳을 알아봣지만 그 곳도 최근에 문을 닫았다는 안타까운 소식만 들었습니다.
대여정보란을 보면 대여 가능한 대여점을 찾는 글은 넘쳐나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만고지애나 숭인문이나 문피아 연재당시 모두 모두 골베 톱에 들고 문피아 회원들의 사랑을 받은 수준있는 작품인데 이런 상황이니 참으로 암담한 심정입니다.
대여가 불가능하다면 책을 구매해야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출판사가 대여점용으로 출판을 하는 현 시스템하에서 독자들이 장르문학을 구매하게 유도하려면 여러가지가 개선되야 합니다.
종이의 질도 지금 보다는 좋아 져야 할 것이고 제본도 당연히 개선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완결이 안 된 상태에서 시장 반응을 봐가면서 점차적으로 책을 발간하는 관행을 타파해야 합니다.
책이 완결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독자들이 책을 구매하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만고지애나 숭인문 모두 문피아 연재 당시 골베 톱에 들었던 작품들입니다.
문피아에 연재될 당시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책을 반드시 완간한다는 보장만 있으면 저는 얼마든지 책을 구매할 의사가 있습니다.
문제는 출판사와 작가가 독자들에게 어떻게 신뢰성을 보장하는가 그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마음에 드는 책을 구매해서 소장하는 독자들이 많이 늘어 날 수 있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문피아 게시판을 이용해서 이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출판사와 작가가 게시판을 통해서 현재까지의 집필 상황과 대략 언제 까지 몇 권정도의 분량으로 완결 될 것이라고 진행 상황을 중간 중간 게시하고 약속하면 독자들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장르문학 시장 판도를 추측하자면, 어차피 한번 없어진 대여점들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와 같이 대다수 출판사가 연령대가 낮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쉽게 쓰고 쉽게 읽히는 그런 책들만을 계속 출판한다면 장르문학을 찾는 독자들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그런 책을 찾는 어린 독자들도 나이가 들면 그런 책에 대해서는 등을 돌리고 더 이상 찾지 않게 됩니다.
어렸을 적에 만화 안 본 사람 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만화를 계속 보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은 이치라고 봅니다.
장르문학이 발전하려면 도서 구매 능력이 있는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수준 있는 책들이 지속적으로 출판되야 합니다.
대한민국 장년층의 대다수가 저처럼 젊은 시절의 무협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을 다시 독자로 끌어 들여야 합니다.
그들은 장르문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여유도 있고 구매능력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지갑을 열만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출판하고 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피아가 중심이 되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문피아에서 작품성이 인정된 수준있는 작품들이 대여점에서 안나간다는 이유로 중도에 절판되는 일이 없도록 구매운동이 시작되었으면 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다해서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서 작품을 계속 쓸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출판사는 책이 완결 될 때까지 계속 출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문피아에서 그러한 작품의 구매운동을 벌인다면 장르문학도서를 구매하는 독자들은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상업성이 내포되고 관련자들의 이익이 걸린 문제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출판사나 작가 그리고 독자들 모두가 장르문학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인식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지 않으면 얼마 안가서 그나마 남아있는 독자들도 발을 돌릴 것이고 장르 문학은 오로지 극소수 매니아만의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중지를 모아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