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완결을 치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택배가 와있었습니다.
완결이구나, 내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오히려 포장을 뜯을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반나절이 되어서야 가위를 집어 들었습니다.
플라스틱 합성 섬유를 자르는 감촉이 어쩐지 아이의 탯줄을 자르는 기분이 들어 복잡하고도 미묘했습니다.
책 표지를 보고 나도 모르게 울었던 게 기억납니다.
힘들었구나, 정말 괴로웠구나, 그래도 고마웠다. 여기까지 와 줘서 정말......
가장 힘들게 낳았던 아이였죠.
처음 시작은 ‘초등학교생인 어린 내 동생에게 책을 읽게 해주자.’ 라는 걸로 시작했던 걸로 기억나네요. 책이라고는 만화책조차 안 읽고, 어린것이 벌써 incoming 폴더에 비번을 걸어놓은 동영상(?)을 잔뜩 받아 놓지를 않나, 그래놓고서는 자기는 천식이라면서 나가 놀지도 않는........
‘써보자. 난독증인 동생이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생각해 보면, 1, 2권은 모두 난독증과의 투쟁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나중에는 잘라낸 것만으로도 책 한 권 분량이 되어서 ‘내가 이걸 쓸 수 있을까. 그리고 간단한 스토리 라인으로 재미를 만들어 내면서 다음권도 읽게 할 수 있을까. 가능할까’
그 생각만 반복해서 했던 것만 기억나네요. 동생에게 보여주고 세장 읽고 눈을 때면 그 때마다 체크하고, 다시 점검하고, 다시 읽게 하고....... 재미있게 읽어 줄때는 날 것 같았지만, 도저히 못 읽겠다며 컴퓨터게임을 킬 때는 하루 종일 꿀꿀했지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연재, 피드백을 받고 수정, 그리고 중간에 처음부터 다 다시 리메이크.......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셨고, 그래서 현재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다이너마이트는 2부작 이었습니다. GM미온까지 합쳐 3부작이 되겠네요.
다음 작 타나토스가 들어갈 자리를 만드는 게 급선무였었지요. (타나토스의 경우 차기작이 될지 아니면, 내년작이 될지는 아직 미정이랍니다.)
한 걸음씩 느려도 꾹꾹 밟아가며, 어제 보다 좋고, 오늘 보다 더 좋은 글이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책 뒷부분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끝내 하지 못하고 책을 쥘 때서야 결국 말이 나오네요.
이 글을 연재했던 곳, 문피아 연재한담에 바칩니다.
많은 작가들과, 많은 독자들이 스쳐 지나가는 곳.
이 글 역시 오늘, 내일, 그리고 내일의 내일에 올라올 새로운 글의 뒤편에 남아 조용히 그 속에서 파묻히기를 기도합니다.
행복해요. 즐겜해요.
아주 많이 사랑해요.
-온기를 담아,
태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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