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류재한님 - 애기별꽃

작성자
Lv.11 진마초
작성
08.06.08 10:49
조회
384

사랑하는 딸아이와 아내를 잃고

세상을 향한 한 사내의 처절한 복수극 입니다.

가슴 짠하게 읽고 있는 작품입니다.

무협에 단골로 등장하는 복수가 소재이지만

주제는 애달픔과 그리움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제 추천이 미흡해서 서장을 가져와 썼습니다.

한편으론 이러면 안되는 건 아닌가 싶지만, 이 글의 서장이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추천글로 써도 될 것 같아서 입니다.

류재한님께는 허락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제 행위가 크게든 작게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쪽지로 보내주시면 글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천글인데 역효과나면 작가님께 정말 죄송하기 짝이 없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류재한님 애기별꽃 - 서장

미안하다.

피를 뿌리면 그것이 꽃이 되어 피어날 줄 내 알았다.  

보듬어 주지 못했던 과거.  

그렇게 두 팔로 안아 줄 수 없었던 세월 앞에 미안하다.

모르고 살았다.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고 내 살았다.

늦어버렸다.  

내미는 손끝 너머에 소담한 사랑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떠나버린 인연 앞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해줄 수 없어 내 미쳐버렸다. 피 묻어 떨리는 손으로 하얀 그리움 한 송이 꺾고 이제야 내 운다.  

눈물도 흘릴 수 없다.

나의 몸에 흐르는 눈물은 붉고 비릿하다.

그런 회한을 내보일 수도 없어 내 이렇게 어금니를 물었다.

울음.

그것은 참겠다.

구토하는 비명은 참아 내겠다. 터져버릴 것만 같은 비명이 노래가 되어 너를 구할 때까지…… 참겠다.

사소한 나날.  

그 속에 잊고 살았던 너와의 추억들.

몇 날이나 내가 너를 품었던가?

그래, 내 미안하다.

오욕의 칼을 들고 너를 찾아다닌 세월. 미안하다.

애기별꽃.

아무도 돌보지 않는 너의 이름 앞에 내 다시 선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영혼.  

살아있어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 너의 앞에 내 선다.

돌아와 서면, 기억 너머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 내 알았다. 하지만, 잊히지 않고 서있는 것은 난폭해진 가슴이 저만큼 녹아내린 고통뿐이다.

결코 버릴 수 없는 인연, 그래서는 안 될 사람.  

너의 이름이 그림자가 되어버린 지가 오래다.

세월은 하얀 손을 흔들며 떠나버렸고, 너의 앞에 남아있는 흔적은 생채기 진 나날뿐.

그렇게,  

그동안 너는, 수 없이 피었다가 다시 져버렸다.

낯선 얼굴로 지나가는 세월 앞에 부질없는 나를 찾았겠구나.  

외롭게 불렀겠구나.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내 알면서도 끝끝내 미안하다.

사랑아.

내 있음에도 너는 외로웠구나.

진즉에 사랑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여, 내 고백하지 못한 나날이 사무치게 미안하다. 오열하며 미안해하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낯짝이 부끄러워 하늘을 본다.

미워라.  

하늘이 미워라.

수많은 나날 앞에 또 내가 그 자리에 서있지 못했다.

하늘이 미워 고개를 숙이면 내 앞에, 넌 하얀 꽃이 되어 떨어진다. 또 그렇게 꽃잎 져버린다.

소중했던 사람아.  

너의 사소한 나날을 지켜주지 못해서 내 미안하다.

몸이 저리는 봄볕에, 여름날 빗줄기의 노래와 춤추는 가을바람 앞에, 눈송이 되어 사라지는 끝자락에서도 너의 작은 나날을 지켜봐 주지 못해 내 미안하다. 갈 곳이 없어 다시 돌아와 서있는 내 얼굴 앞에 넌, 그 자리 그대로이다.

고맙다.  

세월은 저만치가도 기억은 너의 머리에 꽃처럼 꽂히었다.

내 사람아.

칼끝에 아름다이 꽃을 피우면 용서 받을 줄 알았다.

몸부림 끝에는 너의 목소리가 들릴 줄 내 알았다.

하지만 나의 꿈은 세월의 뒤편에 묻혔다.

그러니 딱 한번만,  

딱 한번만 기회를 다오.  

너의 사소한 의미들을 껴안고 다신 놓지 않으리라.

웃으마.

입술을 벌벌 떨며 내 웃으마.

그 웃음 앞에 용서는 바라지 않는다.

더 이상 멀어지지만 말아다오.

사소한 내 인연아.

내 피는 검붉고 기억은 하얗구나.

하얀 애기별꽃, 내 사람아.

돌아갈 수 없고, 돌아오지 않는 세월이라 내 미안하다.

이젠, 뒤돌아서지 않으리라.

미안해할 사람을 기억하지 않으리라.

꿈을 묻는 곳이 어딘지 내 이미 알고 있다.

그곳으로 이제 내 가마.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는 세월만큼 너 외로울 테니, 나를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않아도 너의 곁에 내 벌써 가있으마.

애기별꽃.

내 사소한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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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작가님은 현재 남북무림 출간 준비 때문에 바쁘셔서 애기별꽃 연재가 뜸하다고 하시네요. 하시만 분량은 5페이지까지 쌓여있어서 분량도 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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