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소설, 소재는 참신할지 몰라도 스토리는 진부한 편입니다. 죽었던 영웅을 먼 미래에 다시 살려서 부활한 마왕과 붙게한다. 하지만 그것뿐, 그 후의 내용은 대단히 진부하죠. 어느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마왕과 용사의 싸움...
허나 정말로 제가 이 소설에 대해 감동한 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도 조금도 어색함이 없는 작가님의 완벽에 가까운 세계관과 몰입감 있는 내용전개입니다.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소설 전체의 플롯과 세계관을 완벽하게 짜 두고 진행이 되고 있어서 먼치킨물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판타지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짜임새있는 전개가 참으로 엿보이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이 글을 추천하는 이유는, 극한에 가까운 연출력입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유치합니다. 용사와 마왕의 싸움. 하지만 거의 필력이 신급에 가까운 작가님에 의해서, 이 유치뽕짝 드라마가 감동없이는 읽을 수 없는 세기의 전투로 바뀝니다.
제가 가장 감동을 받은 부분은, 아스트리움을 쏴서 일시적으로 마왕이 소멸되는 장면입니다. 특히 10초전의 카운트다운. 뭐랄까, 일종의 전율이랄까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한장면을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여타 좋은 장르문학과는 다른, 연출력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제껏 꽤 많은 수의 판타지나 무협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글은 처음이었습니다.
제 총평은, 기본 스토리는 여타 판타지와 크게 다를게 없지만, 최소한 글을 써서 돈을 벌려면 이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른 판타지 작가님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었습니다. 뭐랄까, 장르문학이 걸어야 할 길을 봤다는 기분이랄까. 조금은 제 칭찬이 과한 바가 있지 않나 싶지만, 하여튼 뭐 평가라는 것은 개인적인 감상이니까요. 초 강추입니다!
p.s. 4월 28일 부대 복귀. 다음 휴가계획 미정.
...암울하군요. 다음 휴가때도 읽을 수 있을까나...(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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