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습니다.
연재기간도 길었고, 휴식기간도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정대로 <제멋대로 판타지 동화>가 막을 내렸습니다. 제멋대로 판타지 동화 begins까지, 후기까지 완전히 끝이 나 버렸습니다. 약간의 허탈감에 어제는 조금 멍하게 보냈답니다. 답글도 정리하고, 프린트도 하고, 또 하나의 글을 제 손에서 떠나보냈습니다. 어떤 글이라도 '끝'이라는 단어는 작가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해주네요. 말썽많고 제멋대로인 작품까지도 말입니다.
<제멋대로 판타지 동화>는 일주일 뒤에 연재완결란으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기...라기보다는 쓰고 있는 다른 글을 하나 마무리짓고 나서, 4월 1일부터 긴 잠을 자고 있는 <황야> 연재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황야>는 글의 무거움을 지키기 위해서 일언반구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연중 기간이 길었으니 시작 전에 어줍잖은 변명 한 마디 드려야할 것같습니다.
<황야>는 저에게 있어서 많은 전환점을 가져다준 작품입니다. 돌아가는 길도 있었고, 지름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것저것 잔머리를 굴릴 단계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초심대로, 정면 돌파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독자분들의 구미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홍보를 하고, 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기술을 기르는 것이었습니다. 잠깐의 휴식기와, 단편 연재는 그것을 위한 초석이었습니다. 만족할만큼은 아니지만, 장편에 다시 손을 댈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생각합니다. 바닥을 짚고 땅을 박차고 다시 뛸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시작종을 울리겠습니다.
<황야>
4월 1일부터 재개됩니다.
박정욱.
2008년 3월 28일 금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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