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61 정주(丁柱)
작성
16.03.25 06:32
조회
1,198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노력했으니, 독자들은 무조건 내 글을 읽어야 한다.]

절대 아니겠죠?


그런데 저는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왜 저딴 게 인기 있지?’ ‘내가 글을 더 열심히 썼는데?’ ‘내 글이 더 뛰어난데?’ ‘내 글은 아직 읽히지 않아서 그렇지, 읽히고 난 뒤에는 엄청날거야. 끝까지 보기만 하면...’


많은 경험 끝에, 내 글을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고 싶게 하기 위해서는

남의 글을 많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글이 읽히지 않는 이유는 읽히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로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1, 2화만 보면 뒤가 대충 이렇게 되겠구나 싶어서 3화 이후로 안넘어가죠? 작가가 아무리 열심히 써도 그건 상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2화에서 3화가 보고싶게 글을 쓰면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자신의 글만 계속 판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공모전을 통해 많은 작가님들이 문피아로 오십니다.

기성 작가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지만... 항상 기성작가님들만 뜨는 것 같죠?

물론, 그분들이야 글을 쓰는 법을 아록 남들이 글을 읽게 잘 써놨으니 그것은 당연한 겁니다.

경험의 차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아무리 잘 나가는 작가님도 글을 개판으로 쓰시면 잠시 이슈화되어서 조회수가 팍 몰릴 수는 있겠지만 성공은 장담하지 못합니다.

연재라는 것은 그렇습니다.


자, 여러분.

남이 내 글을 많이 읽어주길 바라신다면, 일단 남의 글을 많이 읽어보십시오.

그건 나중에 읽을게, 일단 내 글을 써야 하니까 내 글 부터 쓰고...

이런 핑계를 대시고 있으면서, 계속 내 글을 누군가 많이 읽어주길 바라신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서 이율 배반적인 것입니다.


공자님 말씀에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물시어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지 마라.]


내가 남의 글을 읽지 않으려고 하는데, 남이 나의 글을 읽어주길 바라다니요.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세 명이 가면 기필코 스승(배울것)이 있다.

이런 말이 있죠.


그 뒤로도 더 있습니다.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골라 그것을 바로잡는다."


글을 쓰며 발전한다는 것이 이와 같을 겁니다.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남에게 배우길 주저하지 마시고 남이 못하는 것을 보면, 자신을 비추어 버리도록 노력하시며 스스로의 것을 갈고 닦으시면 됩니다.


그 실천의 첫번째는, 내가 먼저 남의 글을 읽는 것입니다.
셋이 동행하는데, 땅만 보고 걸으니 주변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내가 밟고 있는 토양을 더 비혹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때로는 하늘을 보고 날씨를 알고 때로는 좌우로 같이 동행하는 사람의 얼굴이라도 보십시오.


...

여러분, 제가 저 스스로도 바쁜데 가끔 한담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옛날을 생각해보면, 그때 이런 이야기를 어떤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 보실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보시는 분들이라도, 그 중 이런 말이 필요했던 분들이라도 얻어 걸리시라고 굳이 써놓는 겁니다.

저는 지금 제 글 쓰기도 바쁘고, 담까지 와서 오늘도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몸풀고 운동하고 이제 막 연참하려고 준비중입니다.
제가 굳이 이렇게 제 사정까지 첨부하며, 이런 이야기 하는 이유는...
도움되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작가여러분...
한담/정담에서 뭘 얻으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연재되어있는 글들을 보시면서 거기에서 스스로 답을 구하십시오.
우리 인간은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할 수 있는, 경험에 의한 직관구조가 있습니다.

그, 러, 나...
많은 분들이, 또 질문하고 다니고... 답을 구하시는데...
결국 자기가 정말 깨달아서 하는게 아니면, 아무리 답해줘도 소귀에 경읽기더군요...
그러니까 제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p.s
이건 제 스스로에 하던 변명인데,
‘나는 저 사람과 같은 소재를 쓰지 않을거야.’ ‘나는 저 사람과 같은 세계관을 쓰지 않을거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는 그의 글을 읽지 않을 것이야.’
...
정말 남의 글을 읽지 않으면 소재가 안 떠오르고, 세계관 형성하는 것이 안 됩니까?
그럼 이미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예전에 봤던 글들에서 소재 따오고 세계관 배껴온 겁니까? 그게 아니죠?
그럼 나중에도 아닙니다.
소설을 보면서, 그 소설을 외우고 시험보듯이 다음 중 밑줄 친 ㄱ. ㄴ. ㄷ 이 설명하는 ‘그것’중 다른 ‘그것’은 무엇인가? 이런거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킬링타임이라 해도 좋고 스트레스 해소라 해도 좋고, 그냥 지나가면서 보고 웃고 울고 그러다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보면 그만입니다.
글 한 편 본다고 해서, 갑자기 막혔던 것이 뻥 뚫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러편 보면 무조건 뚫리거나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하다보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는 겁니다.
스스로에게 변명거리를 주지 마십시오...
변명은 자신을 잡아먹는 괴물이 될지니.

Comment ' 12

  • 작성자
    Lv.61 정주(丁柱)
    작성일
    16.03.25 06:53
    No. 1

    따끔하라고, 일부러 말도 좀 거칠게 썼습니다.
    ㅎㅎ;;
    여러분 화이팅 하세요.
    모두 좋은 작가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조금만 조급함을 버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위에 쓴 건 제가 찾은 방법이고...
    분명 자기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정주(丁柱)
    작성일
    16.03.25 07:07
    No. 2

    여러분이 쓴 글은 많은사람들이 읽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지.
    부족하거나, 읽을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란 상대적인 것, 그 상대적인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널리 읽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다른 글들에서 찾아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전달하실 수 있게 되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데스마치
    작성일
    16.03.25 07:35
    No. 3

    좋은 글의 내용입니다. 공감도 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이제 막 저 단계를 벗어났다고 해야하나...
    아직은 멀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우선(雨仙)
    작성일
    16.03.25 07:42
    No. 4

    다독다작다상량.
    작가분들 힘냅시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세오르
    작성일
    16.03.25 10:48
    No. 5

    요즘 고민하던 문제인데 실마리를 얻은 기분입니다. 좋은 글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온필수
    작성일
    16.03.25 11:06
    No. 6

    뜨끔!! ^^;; 고수 작가님의 생각을 듣게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두 힘내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개백수김씨
    작성일
    16.03.25 12:08
    No. 7

    글이 막힐때, 무언가 답답할때, 다른 책들을 바라보는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책에는 답이 있거든요. 우리가 고민했던 모든것이 책을 써내려가면서 그 작가도 똑같이 고민을 했을 테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글을 쓸때 늘 책들을 주변에 두고 씁니다.

    아 그리고 공모전 참가 하고 있어서 정주님 글을 볼 시간이 거의 없다는게 아쉽네요. ㅠㅠ 유료화 하기전에 몰아봐야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frenna
    작성일
    16.03.25 13:43
    No. 8

    이건 진리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진명眞明
    작성일
    16.03.25 15:00
    No. 9

    정답! 정주님을 국회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최경열
    작성일
    16.03.26 01:21
    No. 10

    지지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냥후
    작성일
    16.03.25 18:00
    No. 11

    정말 동감해요~그래서 요즘 열심히 찾아 읽고다닌답니다~부작용으로 의기소침해져서 쓰질 못하고있긴하지만요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Overcome
    작성일
    16.03.26 16:16
    No. 12

    다독, 다작, 다상량.
    글쓴이의 기본이지만 쉽게 지키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요즘 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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