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아타리 쇼크 정리

작성자
Lv.43 패스트
작성
16.02.13 03:13
조회
1,134

지난 번에도 한 번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적 있었죠?


이건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작성한 글이긴 한데, 여기에 올리기는 좀 뭣해서

아타리 쇼크 항목만 가져왔습니다.


아래 글에서는 아타리 쇼크에 관해 아주 짧게 이야기 하셨는데요,

나무위키를 통해 보셨다면 이 글은 패스하셔도 될 겁니다.



1. 80년대초 선두를 달리던 기업 '아타리'


80년대 초반은 '아타리'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아타리 콘솔과 게임은 미국 전역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82년에는 6000만대의 아타리 콘솔 게임기를 팔아치웠고, 오락실용 게임들을 이식 하면서 미국 게이머들을 자사 콘솔로 묶어버렸죠. 그렇게 그들은 최소 6000만이라는 게이머들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고, 어떤 '쓰레기 같은 게임'을 발매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게임 시장은 요즘처럼 선택의 폭이 넓지가 않았어요. '이 쓰레기, 아니면 저 쓰레기' 같은 게임만 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게임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아타리의 경영진은 게임을 천시 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임금을 개뿔도 주지 않았죠. 왜냐하면 '아타리'의 창업은 개발자가 했지만, 그 아타리를 인수한 기업은 '워너 브라더스'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자들이 게임회사를 인수하면서 지들은 게임의 '게'자도 모르던 놈들이었죠. 그러다보니, 게임과 함께 개발자를 천시하는 풍조가 나타났고, 임금도 별로 안 주면서 빨리 빨리 찍어내라며 쪼기는 또 더럽게 쪼았어요. 그러니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리 만무했죠.


원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들은 워너의 푸대접과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 일반 기업과 비슷한 모습으로, 복장부터 이것저것 태클이 들어와서 환경이 싹 바꼈습니다. 이들 중에서는 워너의 행태에 참지 못하고 협상을 벌이다가 결국 퇴사를 결정한 개발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들이 나와서 차린 회사가 바로 '액티비전'입니다.



​2. 우후죽순 쏟아지는 게임 콘솔과 카트리지

카트리지라고는 하지만, 아마 게임팩이라고 하는 게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겐 더 친숙할 겁니다. 어쨌든 아타리 2600이 엄청나게 성공하는 바람에 미국에서는 너도나도 콘솔을 만들어 팔아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콘솔이라고 해봐야, PS, X-BOX로 귀결되는데, 당시에는 비슷한 성능의 것들이 10여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게이머들은 뭘 사야할지 고민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죠.


문제는 뭐냐, 후발주자들이 콘솔을 만들어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지원하는 게임이 많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어라 찍어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너도 나도 게임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졸작들을 미친듯이 찍어내는데, 아타리라고 가만히 있었을까요? 얘네들도 덩달아, '아이고 잘 팔리네'하면서 더럽게 찍어내기 시작합니다. ET랑 팩맨이란 게임은 이 병신같은 것들이 콘솔 판매량보다 더 많이 찍었어요. 그 이유가 '휴가 때 게임을 하기 위해 팩을 하나 더 사지 않을까?'라는 이유라고 합니다. 산 팩을 들고 가겠지, 또 사서 갈까...


근데 웃긴 건, ET랑 팩맨은 게임을 하는 것 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완벽한 졸작이었다는 겁니다. 겨우 5주만에 만든 게임이라고도 하는데, 이 엄청나게 짧은 시간동안 아타리가 개발자들을 얼마나 쪼았을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결국은 뭘까요? 저질 게임의 과잉 공급이 문제가 되면서 미국 게임 시장 ─ 정확히 말하자면 '콜솔 게임 시장'은 서서히 몰락해가기 시작했습니다.



​3. 막장으로 치달은 콘솔 게임계

네, 이미 충분히 막장짓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더 막장짓을 하는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명 '포르노 게임'이란 것들인데요. 아무래도 성적인 쪽을 건드려야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을테니 그쪽으로 발상을 전환했던 모양입니다. 근데 생각해보세요. 4~8비트 레트로 단색 도트 게임에 포르노라고요?


대체 뭔 생각인지는 몰라도, 포르노 게임을 만들었으면 성적 욕구는 해소를 시켜줘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개뿔 그딴 것은 없고 웬 인종 차별 같은 괴상한 것들만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디언을 학살한 인물이 인디언 마을에서 여자 인디언을 겁탈하거나 하는 뭐 그런 병신 같은 게임도 나오면서 이래저래 여론이 나빠지기 시작했죠.


게다가 아타리를 떠난 '액티비전'이 다른 게임 콘솔 회사와 손잡고 괜찮은 게임들을 뽑아내니, 아타리는 소위 '똥줄이 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타리는 희대의 병신짓을 터뜨립니다.


안 그래도 쓰레기만 죽죽 뽑아내는 회사였는데, 이제는 정식 라이선스고 뭐고 다 무시하고, 그냥 아타리용 게임으로 만들기만 하면 다 뽑아내 주기 시작합니다. ET와 팩맨이 여기서 가장 대표적인 메뉴였죠. 되게 웃긴 건, 식품 개발 회사에서도 게임을 뽑아내지 않나, 영상음향 제작 회사에서도 게임을 뽑아내질 않나...


무슨 도시락 업체나, 식품 업체, 가구 업체 같은데서 게임을 뽑아다가 파는 형국인데,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 전에 저런 회사에서 어떻게 게임을 뽑아낼 수가 있지?



​4. 아타리 쇼크와 닌텐도

네, 아타리 쇼크는 이미 예정되어 있던 수순이었습니다. 저런 쓰레기 같은 게임만 주구장창 뽑아대는 쓰레기 매립지 같은 회사는 얻어 맞아야 정신을 차리거든요. 위에서도 계속 언급했던 ET와 팩맨은 도대체 뭔 생각으로 그렇게 뽑아댔는지, 무려 30만장이나 땅에다 묻어버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 다큐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손해를 보니, 안 망하고 버티나요? 게다가 83년부터 들어온 일본 게임기인 '닌텐도'가 높은 게임성으로 안방을 차지하면서 미국 콘솔 게임 시장은 완벽하게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콘솔 게임 시장의 97%가 죽었어요. 그 상황에서 닌텐도가 치고 올라온 겁니다. 쓰레기 밖에 없던 쓰레기장에서 보석이 하나 발견된 것 같은 사건이죠.


어느 순간 미국에서는 Playing Nintendo가 Playing Game과 동의어가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아타리를 비롯해 수많은 콘솔 게임을 '토해내던' 회사들은 대부분 반신불수가 되거나 망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 콘솔 게임계는 소니와 닌텐도가 전부 해먹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사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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