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제목을 읽고, "그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 생각하시는 작가분들의 현재 자산은 얼마나 될까요.
선작 50? 5000? 편당 덧글은 10? 20? 선작이 50인들, 5000인들 덧글이, 조회수가 만족스러울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모두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이겠지요.
막 연재를 시작하고, 조회수가 하나씩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두근두근거리고, 새로고침을 하며 하나씩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숫자에 울고 웃고, 그런 초심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늘 애달플 수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덤덤할래야 덤덤할 수가 없지요. 아무도 읽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면 이런 곳에서 연재를 할 필요없이 선 뽑고 혼자 쓰면 그만이니까요. 우린 분명 반응을, 관심을,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전 글을 쓰는 일이 참으로 즐겁고, 늘 즐거운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전 조회수가 높아지고, 선작이 늘어가고, 덧글이 달리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그것을 기다리며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하지만 너무 좋아해서, 너무 즐거웁고 싶어서, 그것 때문에 번민하거나 힘들어하게 되는 일도 생기더라구요.
사람이란 녀석이 원채 십분지 칠은 물로, 나머지 삼은 욕망으로 이루어진 생명인지라 현재에 만족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앞서 말했던 초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늘 현재보다 높은 단계, 많은 관심, 뜨거운 반응을 바라게 되니까요. '늘 현재보다.'
오늘도 욕심이 날로 늘어가는 스스로를 바라보며 첫 연재물을 올렸던 초심을 되새기고자 써봤습니다만, 정말 제 생각처럼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진 모르겠네요. ^_^;
이렇게 연참대전이 시작되는 오늘. 달달 외워 심장에 박아놓아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법한 좋은 글귀하나로 우리 가족분들에게 초심과 즐거움을 떠올릴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드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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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안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 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
인연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이것이‘인연은 받아들이고
집착은 놓는’ 수행자의 걸림없는 삶이다.
사랑도 미움도 놓아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수행자의 길이다..
- 법정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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