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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문

작성자
Lv.11 아홉글자
작성
07.11.04 03:41
조회
444

느즈막한 시간에 뜬금없이 감상문을 올립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릴 감상은 특정 작품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문학' 전체에 대한 감상임을 미리 알려드리며, 특정 문학을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없음을 상기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릴 적부터 문자가 나열된 책보다는 만화책을 선호하는 편이었던 저는 제 스스로의 의지로 글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기구하게도 만화를 통해서 읽게된 글이었죠.

<드래곤 볼>이라는 만화를 주제로 한 홈 페이지에서 저는 어떤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인 부우>를 소재로 한 패러디였는데, 굉장히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원작에선 악당이었으나 마지막에 착한 심성을 갖게 되는 역이었죠. 비중 있는 조연이라고 할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손오공>이나 <베지터>같은 주연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런 조연을 소재로 맛깔나게 장식한 작품을 접하게 되자, 저는 '나도 글을 쓰고 싶다'라는 욕구를 느끼게 되었으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작품이라기보단 각본이라는 편이 더 좋겠군요.

제 스스로도 졸작임을 느꼈기에 우선은 닥치는대로 읽고보자 라는 심정으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흥미 있는 분야 외엔 문학에 접근하질 못했기에 <패러디 작품>들만 골라서 봤습니다. <에반게리온>, <드래곤 볼>, <나데시코> 같은 애니메이션의 픽션 말이죠. 13살이었던 저에겐 그 정도가 한계였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다시 한 번 패러디 작품을 쓰게 되었는데, 역시나 그다지 만족할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어찌어찌 완결작이란 타이틀은 달게 됐지만 무언가가 부족했죠.

친구나 가족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생긴 것도 그 즈음입니다. 사춘기에는 성에 대한 문제로 호기심이 왕성할 때인데, 저는 <문학>이라는 작품 덕에 온 신경이 그쪽으로만 쏠려 있었죠. 바로 <코멘트>입니다.

한 번쯤 글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덧글이라는 것은 작가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쓴 게시물을 다시 들어가서 확인하게 만드는 힘이죠. 그 짧은 한 마디가 어찌나 달콤하던지, 저는 <문학>에 대해 한층 더 파고들 결심을 했습니다. 작가 스스로도 부끄러운 글을 읽고도 격려의 한 마디를 남겨주시는 분들 덕에요.

본격적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 아닌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집안 사정도 좋지 않으니 사서 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만화책 빌릴 때만 걸음을 재촉하던 책방으로 들어간 뒤, 아무 책이나 닥치는대로 빌려보았습니다.

기준은 딱히 없습니다. 일단 그럴 듯한 이름이거나 어디서 본 듯한 작품을 손에 쥐었거든요. <묵향>, <비뢰도>, <드래곤 레이디>, <가즈 나이트> 등등등...

저는 처음으로 판타지나 무협에 대해 알게 되었고, 대강의 세계관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 이곳 저곳 커뮤니티를 들락 거리며 소설을 읽고, 간혹 쓰다가 절망해서 잠적하고...

단지 문자 나열일 뿐인 텍스트인데 각각 나름의 색체가 있었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어떤 문장을 읽고 울음을 터트리거나 웃음을 흘리는 아이를요.

그것은 일종의 마법이었습니다. 글을 모아 사람의 감정을 자극시키는 치밀하고도 세심한 마법이요. 마법을 부리는 자가 얼마나 정성을 쏫느냐에 따라서 그 세기는 더해지겠지요.

저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흔히 <산이 있어서 산을 오르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말이죠. 판타지 식으로 말하자면, 마법이나 검술을 앞에 둔 소년이 아주 당연한 듯이 그것을 익혀 대마법사나 검술에 통달하는 것처럼요(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토록 매력적인 환상이 있는데 왜 몰랐을까, 하고 저는 키보드에 손을 가져갔습니다. 워드 프로그램을 실행 시키고, 자동 맞춤법 기능으로 제가 평소 틀려왔던 맞춤법들을 긴 시간에 걸쳐 교정해갔습니다. 단락이라는 의미나 일인칭, 삼인칭의 개념을 알아갔습니다.

그렇게 문학을 쓰면서 그만큼이나 다른 문학 작품에 대한 욕구도 쌓여갔습니다. 예전엔 그렇게나 졸립게 보이던 책이 어느샌가 하루에만 8권을 읽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고, 어렵게만 보인 책이 막상 펼치고 보니 굉장한 재미를 선사해주었죠. 패러디나 판타지 뿐이 아닌, 순수 문학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 수준에 벅찬 문학들에 서서히 손을 댈 때마다 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나도 글로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고 싶다>라고.

그렇게 해서 방금 또 한 작품 <타나토노트>를 읽고 나서야 그 후속편 격인 <천사들의 제국>을 읽기 앞서 이와 같은 감상문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엉망진창인 감상문이지만 눈치채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글을 쓸 생각입니다.

아직 사회 경험이 적어 일반 순수문학에는 손을 댈 자신이 없지만, 예전부터 쌓아오던 설정을 토대로 <판타지> 작품을 하나 쓸 계획입니다.

설정과 스토리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지만 아직 쓰지 못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완전한 완성>이 끝나면 올리려고 했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론 점차 나태해지는 것만 같아 독자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족쇄를 스스로에게 걸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빠르면 이번 겨울방학, 늦어도 내년에는 연재를 시작할 작품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아(Idea)』

오랜 세월부터 <뱀>과 대적해온 인류. 그들의 마지막 낙원인 <에덴>에선 최후의 생존자들이 교류하며 살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전투 중에 개발된 궁극 병기, <지팡이>와 <서킷>.

마법. 오랜 기간 염원해온 것을 실현시켜줄 병기가 바로 <지팡이>였다. 지팡이는 마력만 주입해준다면 공식에 따라 합당한 세기의 마법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는 마법을 씀에 있어 약간의 결함이 있음을 눈치채게 되었다. 그것은 <여성>만이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많은 사람 가운데, 여성만이 <마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지팡이에 불어넣는 마력을 느끼지조차 못하는 남성은 마법을 쓰는 것이 불가능했고, 마법은 여성만의 전유물이 되어 여성이 <에덴>을 구성하는 주요 인력이 되고야 말았다.

하지만, 남성이라고 연약한 여성에게 <에덴>의 미래를 맡기지는 않았다. 그들은 <남성은 마력을 느끼지 못할 뿐, 전무한 것이 아니다>라는 가설을 입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서킷>이다.

지팡이의 구조를 연구한 끝에 엉뚱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이 궁극 병기는 그들의 연구 목적과는 달리 <충격량을 동력으로 삼는> 병기였다. 때문에 치고 박아 일정한 힘만 얻게 된다면 마법에 버금가는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때문에 남성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었으며, 필요하다면 여성도 서킷을 들 수 있었다.

- <에덴의 궁극 병기에서 발췌>

서킷의 수가 극히 적어 <기사들만의 전유물>이 되버렸듯, 마법을 부리는 지팡이도 <오리지널 8기>와 <레플리카>, <양산품>처럼 격이 있다.

자연스레 각 영지에선 자신들의 땅에 보다 강한 힘이 머물었으면 했고, 그 결과 영지의 대립구도를 초래하고야 말았다.

<오리지널>이야 정확히 8기가 있으니 여덞 영지에 정확히 배분 되었지만, 문제는 <레플리카>와 <서킷>이었다. 대대로 <레플리카>를 물려받는 가문은 어디를 가나 환영을 받을 수 있었으며, <기사 서임>을 받은 남성은 모든 영지에서 탐을 냈다.

<레플리카> 가문과 <기사>의 수가 어느덧 그 영지의 힘을 상징하고야 말았는데....

-<영지의 대립구도에서 발췌>

우리가 <뱀>이라 부르는 자들은 제각기 모습이 다르다.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한 모습을 가졌거나, 문자로 표현하기 힘든 기괴한 몸을 가진 자들도 있다.

그들은 통일성이 없으며 제각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물이다.

언제부터 그 괴물이 나타났으며, 어떻게, 어디서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뱀>이 인류가 쌓은 거룩한 문화와 기록을 짓밟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 인류의 무기는 통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필사적으로 그에 대적할 무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만든 위대한 업적이 <지팡이>와 <서킷>이다.

우리가 만만치 않음을 눈치챘는지 <뱀>들은 한층 더 신중해졌으며

교활해졌다. 그리고, 나는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 괴물들이 하나의 <나라>를 구성하고 있음을!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란 말인가! 지성도 없고 추악할 뿐인 괴물이 인간처럼 계급을 나누고 왕을 받들고 있었다.

....

(중략)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뱀>은 지금 땅따먹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에덴>의 소유권을 두고 <서의 제왕>과 <동의 제왕>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크란셀> 왕성(王城)을 두고 <테라>와 <세르펜>이 벌이는 일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아아, 어리석도다. <뱀>들은 새장을 두고 싸우는데, 새장 속에 갖힌 새들은 그 속에 있는 따뜻한 지푸라기를 차지하려는 구나.

-<어떤 이의 일기 중에서 발췌>

자세한 설정은 털어놓지 못함을 사과드립니다.

위 내용은 <이데아>라는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설정들만 가지고 온 것입니다. 급조한 것이라 이해가 쉽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답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12 다읽기
    작성일
    07.11.04 05:27
    No. 1

    설정은 흥미롭군요 나머지는 전유도님 필력에 달렸습니다
    제가 군대 있을때 소설 쓰려고 하는 후임이 있었는데
    언제나 국어사전을 옆에 달고 살더군요
    종류를 안가리고 책읽다가 모르는 단어 혹은 아리송한 단어가 나오면
    일단 사전부터 펼쳐보고 공문서 볼때도 사전은 옆에 두더군요.
    맞춤법은 기본이고 어휘력이 풍부해야 좋은글이 나오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별의랩소디
    작성일
    07.11.04 10:45
    No. 2

    오오...! 소설 설정이 특이하군요! 재밌을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탈퇴계정]
    작성일
    07.11.04 13:16
    No. 3

    멋집니다.. 무겁고 힘겨운 사투가 예상되기도 하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아홉글자
    작성일
    07.11.04 17:19
    No. 4

    나록스//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별의랩소디// 기대에 져버리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

    구팽이// 감사합니다. 겨울 방학에 꼭 읽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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