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금강님의 작품 몇가지에 대해 끄적거려 보려 합니다. 사실은 지석님 글에 필받아서 작가고찰 같은걸 하고싶은데 능력이 안되어서 말이죠...;;;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한동안 금강님에 대해서 '히트작 하나 없는 작가'라는 등의 인신공격성 글들이 돌아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정말 뭘 모르고 하는 소리죠. 지금은 너무나 쉽게들 출판을 하지만 한동안 대한민국 무협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서점출판이 가능했던 정말 대단한 작가분인데 말입니다.
요즈음 별로 좋아하는 작가분은 아닙니다. 글이 꾸준히 나오지도 않고 문피아 운영하시는 모습에서 여러가지로(운영방침 등등) 제생각과 맞지않는 부분이 많아서요. 하지만 여전히 금강님의 글은 좋아하고 있고 현존하는 최고의 무협작가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글얘기를 하죠.
많은 작품이 있지만...최고로 인상깊었던 <금검경혼>, 최고의 작품 <고월>, 최고로 재미있었던 <풍운만장>, 많이 놀랐었던 <카오스의 새벽>...
<금검경혼>
데뷔작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이죠. 끊임없이 음모가 중첩되지만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으로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무협의 본보기같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건 주인공입니다. 잘생긴 외모와 절세의 재지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선천적인 절맥 때문에 무공이 깊어질수록 수명이 줄어들고 끝내는 강시가 되어서 무림을 지키려하는 모습은 정말 무협 최고의 로망인 영웅 바로 그 자체입니다.
마도세력과의 머리싸움은 글의 또다른 즐거움입니다. 온통 무뇌아에 단세포들만 넘쳐나는 여타 무협과는 전혀 격이 다릅니다. 주인공과 적들이 모두 서너수 앞을 내다보며 싸우는 모습은 절대로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들지요.
고아로 자라 중원을 수호하려는 아들, 아들을 죽이려는 어머니, 죽었다 강시로 부활한 아들을 다시 죽이려는 아버지, 천하를 위협하는 두 마도세력이 하나는 친가(라기보단 아버지가 수장이지만...)요 하나는 외가인...정말 음모가 난무하고 곳곳에서 비사가 튀어나오는 최고의 무협입니다.
<고월>
위의 <금검경혼>이 조금 어설픈 면이 없잖아 있다면 이작품은 그야말로 원숙의 경지에 다다른 금강님의 스타일이 완성된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금검경혼>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중원을 위협하고 수호하려는 모든 암중의 세력들이 주인공과 관련되어 있고 신세의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이 음모의 중심에서 싸워나갑니다. 게다가 '금검'이 나와서 모든게 해결된다는 거...
주인공도 절대의 지혜로 음모를 분쇄해나가지만 이미 암중으로 천하를 놓고 다투는 두 절대자의 머리싸움은 모든걸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원제가 아마도 '풍운고월조천하'일 겁니다. 풍운이 이는 강호에 외로운 달하나...읽어보시면 정말 제목이 마음에 와 닿을겁니다.
<풍운만장>
한마디로 유쾌한 글입니다. 금강님도 이런글을 쓸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지요.
영웅이 아닌 그저 천방지축인 주인공은 강호대의 같은건 알지도 못하고 아무생각없이 강호를 들쑤시고 다니지만 어느새 모든일의 중심에 주인공이 있습니다.
무림의 위기를 해결하고 결코 대협같은건 될 마음이 없는 주인공이 자신의 우상인 젊은 영웅에게 모든 공을 돌려버리는 마지막이 인상적입니다.
최근의(그래도 그나마...) 연재글인 <질풍노도>에 '이글은 금강류가 아닙니다'란 말이 있던데 전 어쩐지 <풍운만장>의 분위기를 계승했다고 느껴지더군요.
금강식의 유쾌한 무협을 원하신다면 꼭 봐야할 글이 아닐까요?
<카오스의 새벽>
현대물이죠. 전3권인데 집에 2권까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3권이 너무나 마음에 안들어서 구입을 안했습니다. 혹시나 이글을 금강님이 보신다면 잘나가던 글에 갑자기 무협을 들여오신건 실수하신 거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처음 접하고 너무 놀라버렸습니다. 금강님이 무협이 아닌 현대물이 쓰시다니 말이죠. 작가서문에 밝히셨듯이 너무 많은것을 녹이려는 시도 때문에 약간 어정쩡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시도도 좋았고 결과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은 전체적으로 만화와 소설의 경계선에 있다는 느낌입니다. 글을 읽으며 자꾸 눈앞에서 만화가 그려지는건 저만이 아닐겁니다. 하지만 금강님 특유의 쉴새없이 긴장이 이어지는 모습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역시나 하고싶은 말은 십분지일도 못했는데 무척 긴글이 되는군요. 실제 하고싶었던 말은 금강님 글 이런것들이 좋았고 비슷한 연재글 있다면 추천을 부탁하려 했는데요. 위의 작품들처럼 영웅이 등장하고 지혜대결이 흥미롭고 해학이 풍부하고 긴장감 넘치는 그런글들 있으면 누가 추천 좀 해주세요.
덧. 위에 글들 안읽어보신 분이라면 추천하지 말아주세요. 예를 들어 이런분들 싫습니다. 난데없이 '<비뢰도>요' 하시면 난감합니다. 저 <비뢰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디에 영웅과 지략, 해학, 긴장이 있는지요. 한마디 더하자면 예전 작가분들의 작품속엔 등장하는 개방의 방주나 장로들은 해학이 있지만 요즘 소설들에선 그저 더럽기만 하더군요. 이 차이를 모르시는 분이라면 저와는 취향이 정반대란 얘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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