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
15.11.27 16:17
조회
1,909

이 글은 텍본 대응에 대해 물으신 어느 작가님 글이 아닌 텍본이 국내 장르 소설 작가의 생계에 타격을 준다는 말이 언급된 한 글을 읽고 제 사견을 쓴 것입니다. (위 제목에 언급한 대응이란 신고 등 개인 차원의 활동을 뜻하며, 해결은 텍본이라는 문제 자체의 종결을 뜻합니다.) 


텍본은 나쁜 건 알지만 정말 어떻게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은 올바른 것이며 어느 정도 텍본을 포함한 불법 공유를 위축시킬 수는 있으니 마치 이것이 노력 여하에 따라 완전 해결이 가능한 문제이며 해결 시 작가들이 작품에만 집중힐 수 있는, 즉 생계에 걱정할 필요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은 과도하게 희망적인 상상입니다.

일본의 만화나 애니만 봐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나 처벌이 작지 않은 것 같은데도 온갖 토렌트에 우리나라나 중국만이 아닌 저작권 인식이 강한 영어권 국가의 사이트에도 단행본은 물론 주간, 월간 잡지 그리고 라노벨 원서까지 스캔본이 대량으로 풀리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유사 문제는 우리나라 외에서도 통제가 불가능하며 이는 저작권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의식이 더 엄격해도 발생 및 계속되는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이야기를 확대시키자면 예전에 음악 불법 공유에 대한 우리나라 가수들과 외국 가수들의 대응 차이가 비교된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외국 가수들 중엔 자신의 노래가 인기 있으니 불법으로라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식의 대수롭지 않은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반응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불법 공유기 나쁘지 않다는 말도 아니고, 외국 가수들 본인이 저작권을 부정하는 것도 아닌, 단순히 우리나라 국내로 시장이 국한된 우리나라 가수들거의 전세계를 상대로 음악을 파는 세계적인 유명 외국 가수를 비교했기 때문이었죠.


일본 만화, 애니, 라노벨도 저작권을 엄격히 지키려 하고 그럼에도 불법 공유가 이루어지지만 어느 정도 유명한 만화를 그린 만화가 중 만화만 그리곤 못 먹고 살겠다거 말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건 일본의 만화와 라노벨 등의 시장이 일본 국내로 제한되지 않고 해외로까지 뻗어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일본 애니 산업의 경우 국가의 지원이 끊기고 나니 이젠 오리지널 애니 보다 인기 만화 또는 라노벨의 애니화라는 참신하다거나 창의적이기 보단 상업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된 행보를 밟는 것을 보자면 우리나라 장르 소설 작가들이 상업적 안정성을 위해 대세에 따른 작품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의 경우엔 (우리나라 장르 소설과 달리) 해외 수출은 되지만 관련 특전 상품이 일본 국내로만 제한되거나 해외에서 구입이 어려운 등 해외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입니다만... 결국 유사 상품이며 똑같이 불법 공유에 타격을 입으면서도 유독 애니만 일본 국내 초판 판매량에 촉각을 세우는 등 시장 규모가 나라 하나로 제한되어 큰 이익을 못 본다는 점에선 유사합니다.

만화의 경우에도 해외로도 수출되는 단행본이 아니라 일본 국내로 대부분의 소비가 국한된 연재 잡지의 경우, 일본 국내 독자들에 의한 인기투표가 잡지에서 연재가 계속되거나 잘리는 작품을 결정짓는 등 해외 인기나 반응은 별 상관 없이 일본 국내 반응만을 신경 쓰고 이렇게 연재 지속이 불안정한 비인기 작품의 만화가는 일본 국내 대세 등에 민감하며 편집자도 이런 경험이 적거나 비인기 작품만 그린 만화가에겐 대세에 부합하는 작품을 그리도록 조언한다고 하죠.


그러니 우리나라 장르 소설 작가들이 글만 쓰고 먹고 살기 어려운 건 물론 불법 공유 탓도 크지만 시장 규모도 국내의 일부로만 국한된 것도 꽤 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나블은 봐도 오타쿠라고 생각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이름 정도는 들어본 만화라는데 우리나라 장르 소설 중 그런 게 있나요? 제 개인적으론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 한 작품만이 혹시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볼 뿐 확신하기 어렵네요. (묵향이나 비뢰도는 장르 소설을 자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안 읽어봤어도 충분히 들어봤을 작품입니다만 친구 따라 한 두 가지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과연 들어봤을까 싶군요. 아니, 들어보긴 했겠네요. 단지 안 읽었어도 머리에 박힐 정도로 여러 번 그 이름을 들었을 전자의 사람들과 달리 후자의 경우 한 두 번 추천 받거나 이름을 들은 후 그대로 잊었겠지만요.) 


근데 외부요인을 이렇게까지 확대시키면 솔직히 작가도 독자도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 정도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텍본도 그 자체는 단언코 불법이고 옳지 않은 일이며 개인적으로 신고하는 등 대응은 가능하며 올바른 일인 것을 압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유사한 불법 공유 실태를 보나 국내적으로 장르 소설 외 다른 분야의 불법 공유 실태를 보나, (시장 규모 문제처럼) 개인 또는 소규모 집단으로서 노력해도 작가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거나 불법 공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 부분부터 거의 망상)

글쎄요. 작가들 생계를 위한 개인 또는 소규모 집단의 노력이라면 출판업계의 누가 중국 시장으로 길을 뚫어 주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일단 거대 시장이고 적어도 유럽이나 미국 보단 한국 장르 소설이 먹힐 만하니까요.

정말로 중국 시장에 장르 소설이 침투하게 된다면 국뽕은 아니더라더도 주인공이 한국인이기에 적대 인원이 외국인인 경우가 많거나, 한국이라는 국가에겐 굽실거리진 않아도 한국인 주인공에겐 굽실거리는 외국 열강들이 나오는 현대 판타지는 현재의 대세에서 멀어지는 망상도 하게 되는군요. 무협 소설이 새로이 살아날 수도 있고 국적이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현대인 환생 소제가 없거나 있어도 전생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적은) 오리지날 판타지가 대세가 될 수도 있겠군요. ㅋㅋ 

물론 어디까지나 제 사적인 바람 반, 망상 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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