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잘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목이랑 소설 내용이랑 따로 놀고, 어느 정도 내용에 어느 정도 분량이 들어갈지 파악이 안 되서 완급 조절 같은 건 꿈도 못꾸겠고... 게다가 글 내용이라도 재밌다면 모르겠는데 제가 쓰면서도 이게 재밌는지 없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연재를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항상 소설을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거나 구체적인 설정을 짜놓고 줄거리를 대강 써내려갔는데, 그러다 보면 뭐랄까 도무지 봐주기 어려운 역겨운 괴생명체를 보는 기분이 들어 설정만 완성시키고, 정작 소설의 구체적인 문장은 하나도 못 썼거든요.
그래서 이래선 죽어도 소설 한 편 못쓰겠다 싶어서. 중간을 비워두고 시작과 결말만 생각해두고 바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하는 김에 유행이라는 현대판타지풍으로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현대판타지는 많이 안 읽었다는 것...) 연재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게 생각을 글로 써내려가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 전 소설책성애자라 책을 읽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게 글 실력이 되진 않더라고요. 정확하고 아름다운 단어들의 표현, 유려하면서 술술 읽히는 문장을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단어가 안 나올 때의 답답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누구한테 물어볼 수 도 없고 검색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국어사전이라도 읽어야 할까봐요.
그래도 아직 초보 글쟁이라 그런지 글을 쓴다는 것 만으로 재밌습니다. 누가 말하길 소설은 내용을 쓰는 게 아니라 문장을 쓰는 거라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활자를 쓴다는 것 자체가 재밌거든요. 완결 때까지 그 재미로 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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