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Personacon 가디록™
작성
15.02.17 03:26
조회
1,866





공모전이란 시스템의 매커니즘을 보면 말입니다.


투고-> 심사위원 평가-> 당선작 발표


대강 이렇습니다.

중고등학교 백일장도 저렇게 하고 각 신문사 신춘문예도 저렇게 합니다.

그런데 지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문피아 공모전을 살펴보면, 중간이 뭐가 하나 더 낍니다.


실시간 연재 -> 심사위원의 평가 및 연재 성적(추천, 조회, 선작) -> 당선작 발표


일단 실시간 연재입니다.

게다가 문피아 공모전은 심사위원진의 평가에 의해 당선작이 결정나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더 많이 보고, 추천을 더 많이 누르고, 선작을 더 많이 하는 작품이 뽑히는 공모전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런 방식은 ‘공모전’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못 되고 그저 ‘투표’라고 보여지네요.


심사위원들이 자체적으로 작품을 접수해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생 라이브로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호응도를 반영한다? 당연히 기존에 히트작을 냈던 작가들이 유리합니다.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도, 그건 지원자가 몰리는 것이지 독자가 몰리는 것은 아니기에 작품 간의 격차는 좁혀질 수가 없습니다. 결국 문피아 내부에서 이미 인지도와 실력을 검증받은 작가들이 더 유리한 조건에 놓여진 겁니다.


그렇다면 공모전에 참가할 ‘동등한 기회’만 주고, 똑같은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할 ‘평등함’은 이미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00M 출발선에 우르르 몰려 있는데 누군 스플린터 자세 취하고 누군 자동차 시동 걸어놓은 꼴이죠.


저는 이번 공모전 요강을 대충 훑어보고 무슨 생각을 했냐면, 딱 ‘나는 가수다’의 문피아 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가수는 전문가 평가가 있긴 하지만 정작 순위를 결정짓는 것은 청중평가단이죠. 그런 건 공모전이 아니라 ‘경연’이기에 납득될 수 있는 매커니즘입니다.


그런데, 문피아 공모전은요?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소설을 발굴한다!는 취지라면 경험치가 부족한 아마추어의 글보단 저마다 히트작 하나씩 갖고 있는 프로 작가들을 서로 경합시켜서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여집니다.


기본적으로 상업화가 된 적이 없다면 어떤 글이든 참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을 노리는 수백 수천 명의 아마추어 작가님들은 그냥 포기하시는 게 편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론상 이번 공모전은 이영도 작가님이 오셔서 신작 연재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독자 반응이 킹왕짱 먹어주는 공모전인데, 이영도 작가님이 상업화 하지 않은 따끈한 신작을 연재한다면 아마 문피아 터져버릴 정도로 독자들이 몰려들겠죠. 아, 그래도 고무림에서 시작된 문피아니까 무협소설 작가님들이 오시는 게 더 보기 좋겠군요. 사마달 님이나 용대운 님이 출사표 내밀면 어떨까요?

그런 공모전에 참여하실 분 계십니까? 적어도 평균 조회수 5천 밑으로는 감히 비벼볼 엄두조차 내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겁니다.




저는 차라리 이번 공모전을 두 갈래로 나누어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비교적 소액의 상금을 건 ‘실시간 익명연재’ 방식으로 아마추어 리그를 열고, 그리고 기성 작가를 위한 리그를 열었으면 훨씬 재밌었으리라 봅니다. 아무튼 말이 이래저래 길어졌는데, 제목에 뒤이어서 하고 싶은 말 딱 하나 적고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문피아 공모전은 전제부터가 잘못됐습니다.

문피아판 ‘나는 가수다’가 적당하겠네요. 분명히 그들만의 리그, 네임드 간의 배틀이 될 겁니다. 두 달간 아마추어들이 기를 쓰고 글을 올려도 절대 안 먹힙니다. 이렇게 신인의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할 거라면, 불특정 다수를 전제로 한 ‘공모전’이란 말대신 특정 소수가 펼치는 ‘경연’이란 말을 써야 합니다. 제 1회 문피아배 작가 경연 말입니다.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번 공모전은 애초에 기성 작가를 확실하게 밀어주기 위한 공모전이지 아마추어따윈 안중에도 없는 공모전입니다. 그러니 이번 공모전에 귀가 솔깃해지셨을 아마추어 작가님들은 재빨리 포기하시고 쓰던 글이나 마저 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애초에 공모전 상금 규모가 3억이라고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저는 이게 보통의 공모전은 아니라고 단번에 직감했지만, 안 그러신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말씀 올려 봤습니다.






Comment ' 19

  • 작성자
    Personacon 크로니클s
    작성일
    15.02.17 03:30
    No. 1

    저는 공모전 대상 장르도 궁금해요. 아마 '모든 장르' 대상이겠지만, 문피아의 성향을 생각해 보면 여성향은 바닥을 칠 텐데요. 총상금 액수가 어마어마한 편이니, 여성향 굇수 작가님들이 독자를 우르르 데려오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아무튼 로맨스쟁이 조용히 웁니…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가디록™
    작성일
    15.02.17 03:33
    No. 2

    문피아에서 유통되는 소설이 워낙 남성향인지라...ㅋㅋ 저는 로맨스가 땡기면 옆동네 네x소를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Barebug
    작성일
    15.02.17 03:32
    No. 3

    저도 익명연재를 원합니다! 익명이 되지않는다면 이번 공모전은 그저 유명 작가 밀어주기밖에 더 됩니까? 좀 더 공평한 기회를! 작가의 말도 공모전에서는 없애고요.개인적으로 투표방식으로 한다는건 그다지 나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전문가가 이러니저러니할지라도 결국에 보는 것은 독자들이며 구매하는 것은 일반 독자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도 익명성이 보장될 때 입니다. 익명성을 보자아지 않는다면 그저 이미 높은 경지와 인지도를 가진 작가들만의 연회가 될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Barebug
    작성일
    15.02.17 03:34
    No. 4

    그리고 저의 생각으로는 공모전 기간에 딱 맞는 정도 분량의 소설들이어애한다고 생각합니다. 엄연히 공모전용으로 내는 단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내용이 길어지다라도 공모전 기간 내에서 완결이 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02.17 03:51
    No. 5

    공감하는 글이네요. 정말 좋은 글을 발굴하기 위함이라면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글만을 가지고 평가되어야겠죠. 연재작품들의 공모출작가능 또한 형평성을 시작부터 파괴하는 모습이죠. 이미 어느정도 읽는 독자분들을 보유한 작품들이 공모전에 뛰어들면, 게시판을 옮기든 어찌되든 보던 분들은 찾아보겠죠. 그럼 그런 작가분들은 수백수천의 독자들이 데리고 출발선에 서게 되는겁니다. 거기에 작가님들의 네임벨류까지 더해진다면 가디록님 말씀처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끝난 공모전이나 다름이 없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패스트
    작성일
    15.02.17 08:39
    No. 6

    네x버 쪽 공모전을 봤지만, 독자+추천+선작 퍼센테이지가 그다지 높지 않아요.
    거의 묻혀있다 싶을 정도의 작품까지도 당선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조회수100미만)
    너무 앞서 나간 건 아닐까 싶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가디록™
    작성일
    15.02.17 08:41
    No. 7

    상금 규모가 천만원 가량이었으면 이런 말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1등이 1억입니다. 문피아로선 어마어마한 배팅을 걸은 셈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3 패스트
    작성일
    15.02.17 08:53
    No. 8

    그정도 규묘로 돈을 쏟아부어서 자리를 마련하는데 과연 허술하게 할까요? 아직 정식 공지도 제대로 나온 게 없으니 일단 기다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그러는 거죠 뭐 ㅎㅎ
    뭐가 됐든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그 독자가 판단하는 부분은 사실 트랜드 읽기 정도의 지표로만 볼 수도 있습니다. 말이라도 저렇게 해야 독자들도 참여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잖아요. 웹소설은 작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독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저런 걸 걸어놓은 걸 겁니다. 말씀드렸지만 일종의 지표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당선에 아주 미미한 역할 조차 못 할 거에요.... 아마도?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가디록™
    작성일
    15.02.17 08:58
    No. 9

    금강님 서재 가셔서 글 읽어보고 오시면 그런 소리 안 나오실 텐데요.
    '노출은 같이 됩니다만...공평할지 아닐지는 모릅니다. 인기작들이 더 잘 보일 가능성은 있어서 그렇습니다. 심사의 기본은 우선 연재성적입니다.' 라고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금강님조차 이 공모전이 공평한지 아닌지 모른다고 하실 뿐더러 심사의 기본이 연재성적이라고 딱 못을 박아놓으셨습니다. 트렌드 읽는 지표로서 독자 반응을 보는 게 아니라 작품의 당락 자체를 연재 성적이 좌우한다는 거겠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4 도선선자
    작성일
    15.02.17 13:27
    No. 10

    돈 많이 써도 허술하게 할 사람들은 허술하게 합니다. 예) MB정부 자원외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김문덕
    작성일
    15.02.17 09:13
    No. 11

    근데 될 분은 어떻게 해도 되고 안 될 분은 어떻게 해도 안되요. 아마추어가 끝장나게 잘써봐요...묻히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가디록™
    작성일
    15.02.17 09:39
    No. 12

    끝장나게 잘 쓰는 사람이었으면 아마추어가 아니죠 이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일
    15.02.17 12:07
    No. 13

    와. 이런 글 신문에서 읽은 적 있는 것 같은데. 부자 감세를 지지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이런 논리를 펴곤 하죠. 계급배반투표를 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이렇고요. 시스템상의 비논리를 개인의 줄세우기로 정당화하는 아주 나쁜 습관입니다. 개인이 어떤 능력을 가졌건 간에 사회시스템은 공동의 선을 위해 만들어져야합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죠.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8 호랑이눈물
    작성일
    15.02.17 21:17
    No. 14

    이런 논리는...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김창용
    작성일
    15.02.17 09:52
    No. 15

    격하게 공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홍백
    작성일
    15.02.17 10:41
    No. 16

    흐음... 이런 문제가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몰도비아
    작성일
    15.02.17 12:43
    No. 17

    네이버 공모전이 열릴때마다 늘 거론되던 이야기였죠.
    이런저런 공모전에 참 많이 기웃거립니다만 늘 웃프더라구요.
    당선자의 태반이 "프로"인경우를 무척많이 봤거든요.

    물론아닌경우도 봤습니다만...

    전문가가 미리제출된 원고를 보고 한번 걸러낸후, 뽑혀진것들"만" 연재를 함으로써 최종승자를뽑는게 훨씬 나아 보입니다만...

    전문가에게 줄 돈이 필요하겠네요 ㅇ.ㅇ; 심사위원들이 공짜로 할것 같진 않다능...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도선선자
    작성일
    15.02.17 13:28
    No. 18

    공모전에 쓸 1억으로 문피아 작가분들 국어공부나 좀 시켜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5.02.17 14:36
    No. 19

    턱없이 부족하죠.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41956 요청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자추 환영) +12 Lv.51 [플래터] 15.02.18 931 0
141955 홍보 [일연/판타지] 대륙의 주인 +2 Lv.42 IdeA™ 15.02.18 788 0
141954 요청 선작을 실수로 지워서 작품 이름을 찾고 있습니다. +5 Lv.84 palmaris 15.02.18 1,065 0
141953 한담 연재하고 왼쪽에 뜨는 거 질문입니다. +4 Lv.31 달빛물든 15.02.18 681 0
141952 한담 어.. 후원금 말입니다. +3 Lv.40 지하™ 15.02.18 947 0
141951 한담 음.. 문피아 계정레벨이란거 말입니다.. +13 Lv.99 보라하늘달 15.02.18 931 0
141950 홍보 [일연/밀리터리]우리는 군인이다. +5 Lv.11 미스터호두 15.02.17 825 0
141949 한담 두... 두렵습니다... +6 Personacon 통통배함장 15.02.17 880 0
141948 요청 작위 중 '기사'에 대한 질문입니다. +11 Lv.37 burn7 15.02.17 954 1
141947 한담 선호작정리 했습니다. +3 Lv.77 우울한날 15.02.17 729 1
141946 한담 연재와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과 팁 +10 Lv.31 달빛물든 15.02.17 2,128 4
141945 홍보 [일연/게임] 38만자 분량의 소설, 어빌리티 제로를... +1 Lv.51 [플래터] 15.02.17 686 0
141944 요청 작품소개 글쓴이가 하실 수는 없나요 +7 Lv.77 회겤 15.02.17 999 0
141943 요청 라이프 하울링 작가 고렘님의 다른 작품 추천좀 +6 Lv.62 두형 15.02.17 1,045 0
141942 홍보 [게임/판타지] 던전앤드래곤, Lv.1 [탈퇴계정] 15.02.17 743 0
141941 한담 처음으로 후원이란 것을 받았네요. +5 Personacon 통통배함장 15.02.17 896 2
141940 한담 위에 파란띠에 로맨스.. +4 Lv.19 뭐죠 15.02.17 707 0
141939 한담 회귀만 하면 현대판타지인가요? +9 Lv.2 들곰 15.02.17 938 0
141938 알림 스포어 완결 알림입니다! +5 Lv.41 by아말하 15.02.17 860 2
141937 한담 어렵네요. +5 Personacon 적안왕 15.02.17 836 1
141936 요청 제가 말하는 소설 제목 아시는 분? +1 Lv.67 심심한샘물 15.02.17 701 0
141935 한담 공모전 아무리 여기서 왈가왈부 해봐야 별 수 없지... +8 Lv.47 김상준. 15.02.17 887 7
141934 공지 공모전 관련 게시물에 대하여 Personacon 연담지기 15.02.17 959 5
141933 한담 공모전에 대해 종합해보자면 +55 Lv.14 바스레이 15.02.17 1,021 3
141932 홍보 [일연/판타지] 판타지 삼국지 '대륙의 길' Lv.61 글공대장 15.02.17 509 0
141931 한담 으음. 공모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11 Lv.34 노경찬 15.02.17 1,145 9
141930 한담 꾸준히 조회수가 적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경우가 ... +11 Lv.31 달빛물든 15.02.17 679 0
141929 한담 공모전 관련 한담글 보다가 글 남깁니다. +3 Lv.41 거믄밤 15.02.17 1,228 1
141928 홍보 [일연/판타지] 최후의기사(여명과 황혼) +1 Lv.99 전투망치 15.02.17 962 1
141927 한담 공모전의 빅 픽쳐 +9 Lv.58 휘동揮動 15.02.17 939 8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