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LONELY SLUMPY...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5.02.09 02:45
조회
1,441

 혼자서 열심히 연습하는 초보입니닷.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몇년간 조금씩 꾸준히 글쓰기를 연습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시작한 동기가 \'나도 한 번 써보고 싶어\' 였는데, 지금은 \'성공해보고 싶어\' 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훌륭한 작품을 막 본 이후였는지 묘사를 잘 했던 것 같습니다. 적당한 길이와 비유랄까요. 그런데 쓰면 쓸수록 묘사가 안되요.


 점점 정신없고 뭐가 뭔지 모르겠고, 묘사도 너무 식상해졌고 비유도 잘 못하겠어요. 실력이 점점 떨어지는 기분이라니...끔찍합니다.


 인터넷 속을 헤짚어도, 아는 사람들께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해도 잘 안되네요. 그래서 묘사는 잠깐 두고 스토리, 그러니까 플롯만 주구장창 써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정통에 가까운 판타지. 주인공은 판타지 세계에서 도둑질하는 진따였죠. 그런데 스타트와 엔딩을 쓰기가 어려웠어요. 뭔가 한 눈에 확 사로잡는 강렬함도 없고, 재미도 없고, 이해도 잘 안되고.


 대충 넘기고 스토리를 짜는데, 동료와 등장인물, 그리고 적을 설정하는 것부터가 난제였습니다. 주인공이 딱 하나이고, 나머지는 들러리 같은 느낌. 적은 주인공을 공격하는 이유나 정당성도 없고, 쭉 훑어보니 권선징악, 동화였어요.


 조금 고치고 또 고쳐서 스토리를 그럴 듯하게 완성하고 또 고치고 또 고쳤어요. 등장인물들에게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하고 개성있는 것들을 부여했고, 적에게도 주인공을 공격할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넣었죠. 독자들에게 하여금 누가 옳은 지를, 누구를 응원해야할 지를 헷갈리게 하게끔 말이죠.


 그건 7권 완결된 분량으로 메모장에 잠들었습니다. 마음에 안들었거든요. 뭔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느낌에 나중에 다시 고치고자 마음먹었죠. 그냥 말하자면, 제목은 BION 입니다. 나름 제목에 숨겨진 뜻도 있었죠.


 제 처녀작은 메모장에 들어갔고, 새로운 연습을 했죠. 무협에 도전했다 제 취향에 맞지 않음을 깨닫았고, 추리 소설에서도 깨졌죠.


 다시 판타지를 쓰려다 저는 레이드 물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대세이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거든요. 또 그때는 식상해지기 전이었을 거예요.


 주인공은 아주 약한 소녀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주 스토리였습니다. 강한 주인공을 싫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반항심이었을지도 모르죠.


 처음부터 기연을 안겨주는 것은 또 싫어서 원래 갖고 있던 것을 발전시킬까, 중후반에 노력의 보상으로 안겨줄까, 아니면 초중반에 엄청난 페널티와 봉인을 달고 안겨줄까 고민했어요.


 선택은 마지막. 그래, 이제는 스토리죠. 이제 다시 안써집니다. 필력도 ss레기가 된 느낌이었어요.


 스토리도 결국 처녀작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짜증나서 집어 치웠습니다. 처녀작 BION을 좀 다듬고, 여러 소재를 생각날 때마다 메모장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그러기를 계속 반복했죠.


 그래, 다시 제대로 쓰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몇달 전입니다. 장르는 퓨전 판타지. 대충 전반적인 느낌은 스신틸님의 [환생 탑의 ACE]같은 느낌이었는데, 또 소재는 그거랑은 비슷한 면도 없으니 뭐라지 마셰요...그냥 느낌만 그렇다고요. 그리고 베끼고 싶은 생각도 없죠.


 열씨미 썼습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했을 소재. 주인공 이름은 처녀작의 애들과 똑같이 붙였습니다. 처녀작때 작명에도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인지 버리기가 싫었거든요.


 스토리도 다르게 했고, 세계관도 주춤돌 하나부터 쌓았습니다. 중간에 저작권 관련 법을 알아버린 이후로 무너지기도 했지만 (나니아 연대기...) 빼버리고 다시 쌓았습니다.


 날나리 세계관(?)를 완성하고 플롯을 짰습니다. 조금 많은 반전과 적당한 스피드의 전개, 너무 강하지 않은 등장인물들. 적에게는 주인공에 준하는 사연을 때려넣었고 주요 등장인물에게도 그런 사연을 주었습니다. 서로의 과거가 얽히고 얽히는 전개. 물론 막장은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세계관을 보자 오류와 식상함이 넘쳐 흐르더군요. 빠르게 방주를 건설해 수리한 후 스토리를 보고는 또다시 반복.


 그 어떤 식상함과 비상식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쏟았습니다. 판타지를 까는(비판하는) 글도 읽어서 수정했고 여러 작품들을 통해 합법적이고 양심적인 영감을 얻어 추가했습니다.


 날나리 세계관과 날나리 스토리를 잠시 메모장에 넣은 저는 다시 필력을 늘이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은 밤을 새가며 불후의 명작들을 보고 필사했고(바로 찢었..) 인상깊은 부분들은 특별히 메모장에 박았습니다.


 불투명용대가리같은 금대 소설들도 찾아 읽어(이제 보니 헛짓거리) 보았고 문피아의 소설들도 보았습니다. 문피아에서도 좋은 문구들이 있으면 메모장에 그대로 박았습니다. 어떤 작품들은 인기가 있는데도 인상깊은 문장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허탈감에 웃었습니다.


 뭐하는 짓거리인가. 필력따위...OTL


 그 후로는 문피아에서 완결된 소설들을 돌아다니며 어떤 스토리를 갖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권선징악도 상당수이기는 했지만...


 소설을 또 쓰려니 와닿는 막막함에 자료 수집을 해가며 지금껏 가져왔던 오해를 최대한 부수고(가령 늑대는 본래 선공을 하는 나쁜 애가 아니라던지) 흥미로운, 합법적인, 양심적인 영감들을 추가하고 잡다한 영감들을 축출했습니다.


 소재도 상당수가 날아갔습니다. 하나하나가 아쉬웠지만 한 작품에 모두 쓰려다간 어벤저스같은 시너지 효과는 커녕 망작이 되어버릴 것 같았거든요.


 날나리가 완성된 것 같은 느낌에 저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귄정도를 비축해두자는 것이 목표여서 조용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필력이 붙지 않아도 일단 써보았습니다. 퇴고가 있으니까?라는 마음으로.


 대충 어설프게나마 절단신공을 이용해 절단한 후 퇴고를 하려니 막막하더군요. 과장해서 5대 금서로 들어갈 것 같은 비주얼의 필력.


 아아. 쓰고 또 써도 나아지지가 않네요. 오타는 저절로 고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필력은 아녜요. 메모장을 펼쳐 부들거리는 손으로 써내려갔던 문장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갖가지 영화도 수백 편은 봤습니다.


 어느 동네에서는 대충 써내려가도 평균 이상의 작품들을 양산해내는 공장장이 있다는데, 심혈을 기울여도 잘 안되니 짜증났습니다.


 짜증, 분노, 허탈감. 딱 그 세 개였습니다. 그 어느 동네의 공장장처럼 타고난(아마도) 필력이 있다면 명작을 쓰고도 남았을 시간과 노력이 아닐까. 물론 저의 한심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만 떠올랐어요. 이성이 좀 부족했죠.


 오프라인을 통해 수정과 지적을 받아볼까도 했지만 이건 지적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데 고치지 못하는 걸, 지적받는다고 나아질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어봤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제 필력에 대한 제 생각을 쓰자면.


 마치 운문(시)처럼 쓰려 해도 뭔가 깊은 느낌은 커녕 쓰다 만 느낌.


 아무리 쥐어 짜내도 더이상 늘어나지도, 풍성해지지도 않아 절로 신속한 전개가 되는 느낌.


 식상하고 지루한 느낌.


 진지하기만 하고 위트나 재미가 없는 느낌.


 부족한 어휘력과 표현력?


 이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을 테지만 \'알아도 서술하지 못하는\' 부족한 표현력으로는 한계입니다.


 자괴감도 조금씩 커져갑니다. 다행이자 불행인 것은 제가 소설링에 인생까지 쏟아붓지는 않아 멀쩡한 상태랄까요. 하지만 취미로 시작해 진심이 담겨진 소설링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 왜, 악기 연주나 태권도 품세같은 것들은 그냥 계속 하면 되잖아요. 소설링도 그렇다는데, 전 아닌 것같아요.


 으으...여기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 또 하나, 전투씬을 비롯해 각종 씬에 대해 잘 표현하지 못하겠네요. 이 글을 올리는 것도 긴장됩니다. 마치 수백명이 쳐다보는 무대 위에 오른 느낌? 분명 온라인으로 하는, 별거 아닌데도 쓰는 내내 손이 저리네요. (혹시 연예인병?)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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