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후예'를 읽으시는 독자분들께...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그렇습니다.
이 번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좀 더 따듯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자정에 정규란 '바람의 후예'게시판을 반납하려고 합니다.
꾸준히 읽으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서, 약 오륙 백 명 쯤 됩니다. 그 중 삼백 분 정도는 공지글을 보셨고, 일 이 백 명 정도가 아직 못 보신 듯 합니다.
'바람의 후예'를 많이 고쳐야 합니다. 몇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친 글을 보시는 것이 더 좋을 듯 하여 그냥 글을 계속 두는 것 보다는 게시판을 반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까놓고 말씀드리면 처음 글을 올릴 때 얼마나 쪽팔렸는지 모릅니다.(쪽 팔린다는 표현을 해도 되려나 모르겠네요. 다른 어울리는 말은 잘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등장인물들 대사 쓸 때에, 사람이 여럿이 말하는 장면이면...
갑이 말했다. 을이 말했다. 병이 말했다. 정이 말했다. ...
이것 참 어색하죠.
내가 써놓은 글을 읽을 때에도 가까이서 읽어보기도 하고, 조금 멀리서 읽어 보기도 해서 어색하지 않도록 애썼습니다.
하여간에 주변 신경 안 쓰고 그냥 막 써버렸습니다.
왜 쓰게 되었는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죠. 다만 몇 권 분량이 넘어가는 이야기를 장난삼아 쓰는 것이라 여기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독자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고 어정쩡한 상태에서 글을 쓰면 여러모로 오해만 사고, 안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단 한 조각의 글을 쓴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몇 달 동안(어쩌면 더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작업해서 제대로, 그나마 어느정도는 볼만한 글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글을 써서 다른 이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물을 한 잔 대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을 대접한다는 것에는 글쓰는 자세, 혹은 열정의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물을 마시는 것이죠. 때로는 시원하고 청량한, 뜨겁고 화끈한, 달콤하기도 하고, 쓰디 쓴 맛이 나기도 하는 물 맛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 동안 제 글, '바람의 후예'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제가 참 무뚝뚝하게 대해 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무뚝뚝할 겁니다.
남은 연말 건강하게 마무리 하시길 기원하며, 새 해 2005년 하시는 일 힘내서 멋지게 하시기를 또한 기원합니다.
산작(山鵲)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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