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도욱
제 목: 말포군단
위 치: 작연란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해서 추천 및 감상을 올립니다.
'묻고 싶습니다.'
말포군단의 서두1에 나오는 말이다.
금릉시에서 금릉말포로 불리는 단엽상이 말포(걸레)를 세상을 깨끗이 닦는
소중한 것이라고 부르짖으며 말포군단은 시작된다.
서두2에 들어가면 아버지에게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냐고?' 아비를 원망하며
한탄을 한다. 이 부분은 어디서 많이 듣던 귀에 익던 말이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내 마음속에서 자주 들리던 소리다. 그렇다! 흔히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이
세상을 살아온 나 같은 사람들이 세상의 격류에 시달려 견디기 어려울 때 마다
늘 남에게는 털어놓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 하는 혼자만의 소리였다. 하지만
그 소리는 자기자신을 위로하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 견디기 어려운 험한 세상을
혼잣소리로 삭이면서 세상을 향해 용기를 낼수 있는 마음을 다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단엽상은 말포군단의 서두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과 해준 것이 없는
아비에게 세상을 따로 구르면서 살아보자고 외친다. 이런면이 나에게는 유년시절에
있었던 사건들과 어려웠던 학생시절, 견디기 힘들었던 사회생활을 반추하게 해준다.
생각해보니 나도 견디기 어려웠을 적 마다 아비에 대한 원망을 왜그리 했던지...
그래서 말포군단의 서두가 더더욱 마음에 든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단엽상이 살아가는 인생의 전부일까? 과연 아비에 대한 원망만을
가슴에 담은체 아픈 생채기를 내면서 살아갈까? 대답은 한마디로 '아니다'라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미운정과 고운정은 종이 한장 차이다.' 사람의 정을 함축적으로 단 번에 표현하는 이 말은
부모를 원망하는 자식의 마음엔 부모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내가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는 근거다. 특히 부모자식간에는 더 그렇다.
즉! 단엽상이 한탄하는 부분에는 환경만 제대로 받쳐줬으면, 현재와 같은 삶이 아닌 아버지와
자기가 원하는 소시민적인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싶었다는 이율배반적인 소망이 들어있다.
또한, 이 부분은 우리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법한 부분이라 공감이 간다.
나 또한 그러함에 다름없으니......
말포군단의 오늘 올린 글 부분에는 단엽상이 견디기 힘들었던 과거의 세월을 반추해
주는 분기점이 있다.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나? 하는 부분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스승에게 기재로 인정받아 새 세상을 살려다 좌절해버린 단엽상이 선택한 다른 삶.
다른 삶을 선택한 단엽상은 과연, 그 밑바닥 생활을 어떻게 탈출 할 수가 있을까?
그의 삶은 과연 어떻게 변해갈까? 그가 좋아하고 혼인을 할뻔 했던 그녀는 언제
등장할까? 궁금증이 자꾸만 난다.
환경에 의해 다른 삶을 선택한 단엽상과 그의 아버지는 호흡이 어그러진 환상의 복식조다.
그의 아버지와 단엽상이 만들어내는 호흡이 맞을 때는 언제일까? 단 한 번이라도 부자지간의
호흡이 일치되는 순간이 과연 올까? 앞으로 이 궁금증을 풀기위해 나는 말포군단을 읽어볼 수
밖에 없다.
오랫만에 공감이 가는 글이 올라와서 난 행복하다.
말포군단인이란 제목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즉, 또 다른 말포(걸레)들이
있다는 소리다. 과연 그들은 언제 등장 할까? 아직 일권 분량도 채 되지 않은 글에
대해 추천을 하는 이유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고 재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독특한 캐릭터인 단엽상의 매력이 앞으로 기대된다.
이 단엽상과 예상되는 새로운 걸레들을 작가는 과연 어떻게 맛깔있게 요리해낼까?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기대가 너무 되어서 추천 대포로 한 방 날립니다. 고무판 회원님들 많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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