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자기 작품에 자신이 있으니 자추하는 거 아닌가요...? 남에게 읽힐 글 쓰는 거... 절대 쉽지 않다고 봅니다만... 물론 판타지 요청에 다른 장르를 들이미는 생뚱맞은 경우라면 또 모르지만 낯부끄럽게라... ...롤링이 몇십군데 퇴짜맞고다닌 것을 아 저 아줌마 또 들고 왔네, 쪽팔리지도 않니. 라고 생각한 편집자들은 지금 뭘하고 있을지.
자추하는 분들 상당수는 제발 내 글 읽어주세요. 라고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작품은 이러한 글을 원하는 당신에게 괜찮을 겁니다. 라고 말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독자의 기회 선택 면에서도 대부분 무료작가일 테지만 자기 작품을 당당히 들고 있는 사람에게 그거 안 쪽팔리나요? 라고 말하는 경우, 절대 득은 안 될겁니다. 그렇게 한 명의 펜을 꺾는다면, 본인은 미래의 양판소 국뽕 작가 하나를 처단했다고 자부하실지는 모르지만 반대로 제 2의 이우혁과 이영도를 죽인 걸 수도 있는 겁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한국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첫 발을 연 작품이자 대체역사물에서는 다른 것과 아예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작품이라 평가받지만, 김진명 등의 다른 대체역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판매량은 망한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비명을 찾아서는 영원한 명작일 겁니다. 그나마 복거일씨는 어느 정도 명성을 쌓은 후에 나온 작품이라 망정이지, 그걸 첫작으로 들고 다녔다가 ‘쪽팔리네’ 소리에 펜을 꺾었다면 그 작품은 안 나왔을 거고, 이후 ‘한국 대체역사물은 국뽕물만 득실거린다’ 라는 평가만 받을 확률이 높았다고 봅니다. 다행 아닌가요?
하나 더, 작품을 쓴다는 것은 대중 앞에서 벗는다는 겁니다. 독자라면 몰라도 그걸 아는 작가일 경우, 물론 그 작가의 경우에는 자추하거나 ‘아 조회수 너무 안 나와’ 라는 작가에게 ‘오죽하면 그런가, 그러기에 좀 잘쓰지...’ 라는 감정... 불필요할 겁니다. 왜냐구요? 평생 반짝 작품만 쓰고 말 확률과, 팔기는 글러먹었지만 후세에 제대로 평가받을 숨겨진 대작을 쓸 확률... 누가 감히 재단할 수 없잖아요?
자추하는 거 보기 싫으시면 안 가시면 돼요. 어차피 작가도 안 바랍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독자를 잡기 위해 아무리 하찮은 작가라도 오늘도 머리가 터지도록 스토리를 짜고 고민을 합니다. 쪽팔리다뇨. 이미 쪽팔림을 감수하고 펜과 자판을 잡았습니다. 자추하는 분 대부분 무료작가일 건데... 보태주시는 건 안 바래도 기는 꺾지마세요. 죽이진 마시기 바랍니다.
* 댓글을 쭉 읽어보면서 덧붙이자면, 아랫 글은 ‘추천해주세요’ 라는 글에 댓글로 ‘제 작품은 어떠십니까’ 라는 경우를 명시하시고 계십니다. 결코 홍보규정 위반이나 ‘아 요즘 너무 고민이에요 내 글’ 의 형식은 아닙니다.
한 때 선작 얼마 도달! 이라는 글쓰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금지당한 이후에는 하시는 분이 없어졌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간접홍보가 맞지요. 저도 금지당하기 전에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10, 50, 100 찍었을 때의 초심은 잊어버리고 500, 1000, 5000 찍는 분들 따라한 거 맞습니다. 쪽팔리게 생각하고...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내 글이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바랍니다’ 라는, 취미로든 꿈으로든 즐겁게 쓰는 사람들에게 ‘아휴 쪽팔려’ 라는 것은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출판작가의 서책 홍보에서 ‘이제껏 없던 XX가 왔다...!’ 라는 요란스런 광고문구는 출판작가니 냅두고, 무명들의 ‘내 작품 읽으란 말이야!’ 도 아닌 ‘이건 어떠세요’ 라는 정도의 작은 어필은 쪽팔리지 않느냐는 질문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밥먹듯이 남의 말을 스틸하고 논지에 맞지 않는 글을 올리는 이는 알아서 배척당합니다. 문피아의 홍보규정도 엄격하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과도한 어필을 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논란 여지가 되어서 아마 삭제 혹은 이동 조치가 될 수 있는데... 초보지만 자부심과 재미를 갖고 쓰는 수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를 감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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