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이 실종되었다, 양판소가 판을 친다 등등...
장르문학에 대한 비판들은 언뜻 보아도 넘치고 넘칩니다. 그리고 출판된 소설들을 접한 뒤 그 비판들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곧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절실히 느끼는 것은 그 글들이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양판소라서 재미있는건지’ 아니면 ‘재미있는데 양판소인 것인지’...
글을 쓰는 작가분들의 쉽게 읽히는, 재미난 필력들이 양판소이기에 가능한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 뒤 읽은 ‘늑대와 향신료’, ‘나인에스’ 등을 보면서 결국 반드시 짜여진 설정이 아니더라도 재미난 글을 쓸 수 있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문피아에서 느낀 것은...
독특한 상상력과 당찬 포부로 시작된 글들이 인기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쉽게 사라져버리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처음 문피아에서 소설을 연재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재미가 부족하고 인기가 없다라도... 그러니까 아직 필력이 부족하더라도 죽이되든 밥이되든 일단 완결을 무조건 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이 써보고 새로운 설정으로 도전을 해보자는 것이었죠. 일희일비 하는게 아니라 정말 꾸준함을 재산으로 삼아 연재 주기를 정하고 무조건 그걸 지키자는 것만 목표로 했습니다.
그 뒤 연재를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어떤 식으로든 글을 완결짓는 다는 건 뛰어난 능력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랄까요. 스토리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써내려간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 아닐 수 없더군요. 이제 10화를 조금 넘긴 마당이지만 천천히 글 진행 속도가 느려지고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 연결문제, 재미 문제가 자꾸 발목을 잡더라구요. 선작수는 잘 올라가지 않고 댓글같은 피드백도 없죠.
일단 제일 큰 문제는 제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미나 취향문제에서 제 글이 가진 약점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조건 완결한다는 마음으로 틈틈히 스토리를 짜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어요.
정말 쓰고 싶은 말은...
글을 이미 많이 쓰시고 완결, 출판까지 이른 존경하는 작가분들은 늘 많은 피드백과 꾸준한 관심을 주셨으면 합니다. 다양한 피드백과 관심으로... 새로 자라나는 지망생들에 관심을 갖고... 보다 새로운 장을 열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틈틈히 자판을 두들기고 있을 많은 분들은... 인기도나 추천, 선작 등에 연연하지 말고 완결을 무조건 낸다는 마음으로 끈기있게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양판소일 수도 있고... 혹은 새로운 도전일수도 있지만... 결국 성공은 단박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의 결과’라고 생각하니까요.
양 쪽의 노력이 합쳐지면 언젠가 보석같은 작품들이 많이 탄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주제넘는 말을 써놓은 것은 아닌가 생각되네요.
틈틈히 문피아에 들어올 때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다보니... 그러나 늘 드는 생각은 재미난 장르문학이 한국에서 진정으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웹툰이 대중들에게 녹아드는 시대입니다. 늘 어린애들만 본다고 여겨졌던, 혹은 하위문화였던 만화가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물론 내부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요.) 언젠가 장르 소설 또한 그렇게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김정안
찬성: 
반대: 
현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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