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재미에 관한 논의가 간혹 보이기에 끄적여봅니다.
흔히 재미만 있으면 뭐든지 상관없다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누군가는 개연성이 결여된 막장으로 전개되는 소설에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철학적 사색이 바탕이 되는 참신한 소설에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천편일률적인 양산형 스타일에 재미를 느낄 수가 있는 거죠.
하기 싫은 공부, 혹은 연구를 위해 원하지 않는 책을 읽을 경우에는 대부분 재미가 없을 지도 모르지만, 잘 쓰여진 것과 잘 쓰여지지 못한 것의 구분을 떠나서 자발적으로 읽혀지는 것엔 무조건적으로 흥미, 혹은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 겁니다.
사람들의 취향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흥미를 느끼는 부분도 수없이 다르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가장 기본이 되는 흥미의 조건을 가지고, 게다가 주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그것을 마치 전부인 마냥 확대시켜 모든 정당한 비판을 ‘재미 있으면 그만’ 이라고 일축시켜 버린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재미나 흥미는 굳이 꺼내어 들먹일 필요 없이 무조건 가장 첫 번째가 되는 암묵적인 전제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한 거에요.
각자의 주관적인 취향을 그 밖으로 꺼내어 정당한 비판의 장에 끼어드는 모습이 어디서든 간혹 보이는데, 어디까지나 재미는 재미일 뿐. 논의는 그 밖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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