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4.06.06 23:40
조회
1,348

최근 ‘동방 대사막의 잠룡과 사막도시의 장미’라는 단편을 써서 홍보글을 올려봅니다. 동방 대사막의 잠룡과 사막도시의 장미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단편입니다. 걍 손 가는대로 쓰는거라 SF단편소설 쓴다 해놓고 요즘엔 이것저것 다 쓰고 있네요. 아래에는 단편의 일부를 적어보겠으니 관심있으신분은 한번 흝어보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http://blog.munpia.com/wogudwkd12/novel/8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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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역사가 노래로 불리며 환상과 몽환이 태양아래 대지를 거닐던 시절, 동방 그 너머 미지의 대륙으로부터 온 모랫빛 터번의 사막 대상인들이, 비단과 향신료 같은 진귀한 보물을 싣고 동방의 제국과 동남방의 제국과 서방의 제국을 잇던 동방 대사막, 드높은 산 위의 순결한 만년설 곁에, 만인이 그 황량함과 광활함에 더 없이 감탄하고, 다시 만인이 그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냉혹한 죽음으로 덧없이 쓰러져가는, 그런 모래사막이 함께 존재하는 곳, 아름답지만 아름다운만큼 무심하고, 다시 무심한 만큼 사막 위를 거니는 낙타와 대상인들의 생사에 무관심하며, 무관심하기에 너무도 간단히 그들의 생사를 결정지어 모래바람 속에 하얗게 탈색되어가는 수천 년 묵은 뼈 무더기로 만들어버리는 곳, 그곳의 모래와 만년설과 바위와 소금호수, 그리고 그 아름다움과 위험 모두에 감탄하며 경이 속에서 살아가는 사막사람들까지, 그 모두를 스스로의 권역이자 권속이자 집이라 삼아 살아가는 잠룡이 한명 있었다. 


................



바로 창밖 성벽 너머에 자리 잡은 광활한 아름다움을, 다시 살아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할 순간이 되서야 깨닫는다니, 이 얼마나 잔인하고도 쓰라린 깨달음이던가, 그리고 세상 어느 값진 보물보다도 귀중한 광경을, 세상 어느 값진 보물을 바친다 해도 다시 못 볼 지어니, 그 값지다는 보물이 얼마나 허무하며 한낱 모래 한줌보다도 의미가 없던가. 사막도시의 모래장미는 이름 모를 시를 읊었다.


옛 땅에서 온 여행자를 만났네.

그가 가로되, '거대한 두 다리 석상이 몸통은 어디 간 채

사막 한가운데 서 있었소. 그 곁, 모래판에,  

깨진 두상이 반쯤 묻혀 누워있었는데, 그 찡그린,

주름진 입술엔 냉정한 명령자의 냉소가 감돌고 있었기에,

조각가가 그 지배자의 넋을 잘 읽어냈음을 보여주는 바, 

그리하여 그 넋이 주인에 따르던 손과 뛰던 심장을 넘어서,

생명 없는 돌 위에 각인되어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소이다.

그리고 받침돌에는 이런 말들이 있었으니: 


"나의 이름은 오지만디우스, 왕중왕.

나의 업적을 보라, 뉘 강대하다는 자들아, 그리고 절망하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소. 뭉툭히 삭아버린

거대한 폐허, 끝이 없고 황량한,

외로운 첩첩의 모래벌판만이 멀리까지 뻗어 있었소.'


쓰라리고, 또 쓰라린 시였다. 낭송이 끝난 첨탑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사막도시의 모래장미는 감히 그 침묵을 깨트리지 못해 그저 가만히 창가에 서 있었다. 하지만 침묵 속에 잠긴 첨탑 꼭대기 방과는 달리, 사막도시의 모래장미 마음속 에는 강렬하고도 뜨거워 들끓는 듯 감정들이 끓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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