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
13.09.29 00:51
조회
8,548

소설의 가장 큰 힘은 복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 영화들을 보면 음향, 나레이션, 심지어 조명까지 동원하는 것에

그 복선의 다양함과 절묘함을 소설로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세대는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터미네이터2라는 명작 영화가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본 거라서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세월이 지나 다시 보니

진짜 명작이라는 걸 조명 하나만 보고 느꼈습니다.

거기에 착한 로봇과 악한 로봇이 나오는데

착한 로봇이 카메라에 잡힐 때는 가급적 빨간 조명이 비칩니다.

악한 로봇은 반대로 푸른 불빛 위주입니다.

색이 주는 따뜻함과 차가움 그것만으로 관객은 그 조명이 어떤

‘복선’이라는 것도 모르는 채 두 로봇이 서로 다른 성질임을

수긍하게 되는 겁니다.

물론 조명만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처음에 볼 때는 여자가 나쁜x고 남자가 불쌍하게 보입니다.

근데 잘 살펴보면 여자가 남자를 더 좋아했다는 결론도 훌륭하게

성립됩니다.

영화 중간 중간 날짜를 삽입하는데

몇몇 날짜가 안 들어간 씬들을 살펴보면 남자가 여자한테 왜 차이는지

어렴풋이 보입니다.

같은 옷을 입은 장면인데,

남자가 회상할 때와

그냥 날짜없이 들어갈 때 여자의 표정이 정 반대입니다.

저 같은 옷이 바로 복선이 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 받은 영화네요...

그 하나만으로 메인 플롯이 정 반대가 되어버리는 영화라니...

반대의 플롯이 성립되도록 해석하는

네이버 리뷰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복선 하나라는 나무를 숲에 숨기기 위해 그 수많은 신을

모두 묘사할 수도 없죠.

 

물론 매체가 다른 특성 상 소설은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화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한 수용을 요구하며 그것을

더 선호하는 이들도 분명 많습니다.

아직은 확실하진 않지만...

소설에서만 가능한 방법을 여러모로 실험해 보고 싶네요.


Comment ' 12

  • 작성자
    Lv.47 농심꼬꼬면
    작성일
    13.09.29 01:00
    No. 1

    흠 500일의 썸머 다시한번 봐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09.29 01:24
    No. 2

    반갑네요 ㅎㅎ
    네이버 리뷰 중 '퍼즐 어쩌고~'하는 리뷰 있는데 제가 쓴 겁니다.
    반드시 처음에 보셨을 때와 다른 내용으로 보이실 겁니다.
    아 진짜 대단한 영화에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3.09.29 03:03
    No. 3

    외람되지만 말씀하신 건 '복선'이라는 장치는 아니네요....
    터미네이터의 그것은 메타포.. 은유에 가깝고.. 썸머 이야기도 복선이라기 보다는 레플리카를 사용한 은유에 가깝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09.29 11:15
    No. 4

    외람되지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복선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언급한 영화의 장치를
    소설에 대입하여 사용한 말입니다.
    플롯이라는 건 신의 나열에서 관객이 유추하는 인과관계,
    그로인한 추리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플롯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를 제 글에서 복선으로 지칭한 것입니다.

    터미네이터의 조명은 메타포적 은유다. 이게 어딘가 사전이나 책으로
    명시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 또한 님의 해석일진데...

    님의 그 해석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것을 은유로 보는 것이 옳을 수 있고
    단지 그걸 소설에 대입하여 저는 그것을 복선이라 말한 것이며
    그것이 남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매우 빗나간 것이라 여기긴
    솔직히 님의 말씀 만 들어서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님은 왜 그것을 은유로 본 것인지,
    왜 님의 해석이 더 적절한지 그 근거를 설명해주시는게
    반론을 제기하실 때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2 夢中醉睡
    작성일
    13.09.29 21:09
    No. 5

    『문학』소설이나 희곡 따위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하여 미리 독자에게 넌지시 암시하는 서술.
    국어사전 정의이고 저도 복선이라고 하면 이 의미를 떠올립니다. 여기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하여'라는 부분을 가지고 보면 주부우울증님이 말씀하신 복선이라는 용어가 맞이 않다고 보이고, 지하s님도 그렇게 판단하신 것 같아요. 말씀하신 부분들이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암시라기 보다는 현재 상황 자체에 대한 묘사로 보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복선이 뛰어나다는 표현 보다는 미쟝센이 뛰어나다는 표현이 맞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09.29 21:13
    No. 6

    말씀 감사합니다.
    덕분에 복선이라는 단어를 저는
    메인 스토리와 연관된
    '숨은 단서 및 장치'에 가까운 넓은 의미로 보고 있었던 걸
    깨닫게 되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꿀E
    작성일
    13.09.29 08:28
    No. 7

    아무래도 영화는 시각 청각까지 활용이 가능하니까요. 영화 '클래식'에서도 잠깐잠깐 스치는 부분들이 영화 결말에 복선이 되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09.29 11:17
    No. 8

    네 제 말이 그겁니다...
    저도 클래식 봤는데 그 입에서 바람을 위로 불어서
    앞머리 날리는 버릇 그것도 기억에 남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29 09:55
    No. 9

    보.복선이 뭔가요? (먼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피욘드
    작성일
    13.09.29 12:53
    No. 10

    떡밥....죄송합니다 ㅠ_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사람123
    작성일
    13.09.29 17:48
    No. 11

    개인적으로 영화와 정반대로 소설만이 가진 그런 힘은 작가가 보여주고싶은 것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흘러지나가는 장면으로 일부러 흘러보낼 수도 있는 영화와 달리, 소설은 어느 한 문장 하나도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쉽게 지나칠 수가 없잖아요.

    그 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계속 설명을 하지않는다던지 할 수도 있고(단적으로 이 사람이 누군가에 대한 것이 영화에서라면 시각적으로 바로 볼 수 있는 데에 비해 소설은 작가가 설명을 해주지않으면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모를 것 같아요. 심지어 사람인지조차..), 선명하게 문장으로 남는 만큼 일부러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도 있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09.29 18:19
    No. 12

    저와 생각이 비슷하시군요.
    저도 작품에 말씀하신 바와 같은 장치들을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분명 소설만이 쓸 수 있는 트릭들도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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