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쓴 글의 기준이 무엇일까?
스티븐 킹 선생께선 내용전달을 잘 한 글이 잘 쓰는 글이라고 했다.
물론 글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잘 쓴 글의 기준은 천차만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스티븐 킹 선생님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베베베로 통일)작가의 ‘내용 전달을 잘 한 글'이라는 취지에서 보면
톰과 젤리는 잘 쓴 글이다.
단순한 스토리 플롯과 직설적이고 가감없는 문체,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진행은 가히 아이부터 어른까지 읽기 어렵지 않은 글이다.
필자의 경우 톰과 젤리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처음에 이 작품
을 읽기 꺼려했으나 제목과는 달리 패러디 물도 아니었고, 슬라임이
주인공인 양판소도 아니었다. 필자가 해당 작품을 보게 된 계기는 제
너럴킴님의 홍보 글에 항상 딸려있는 속칭 ‘병맛돋는’ 홍보삽화 때문
이었다.
다소 궁상맞고, 슬라임의 육체이기 때문에 어떤 점이 어려운지, 그리
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심을 해나가는 부분과, 톰의 복수를 위해 인간
세상에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은신하려는 노력 등등을 보면 나름의
개연성이 충분하면서도, 정말로 슬라임에게 자의식이 존재한다면 저
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은 진행은 상당히 재밌다.
무엇보다도 베베베작가는 글을 쓸 땐 재밌게 쓴다고 ‘신'의 후기에서
밝힌 바가 있다(그리고 자신이 글을 쓸 때 제일 중요하게 여긴 부분
또한 재미라고 하였다).
이 측면에서 보면 또 톰과 젤리는 정말 재밌다. 재미가 있고 읽기가
편하며 내용 진행에 군더더기가 없다. 읽다보면 특유의 개그 센스는
웃음을 자아낸다.
어느날 천년 묶은 슬라임 젤리의 몸에 기사인 톰의 자의식이 기생하
게 된다. 톰은 인간 마을에서 살면 지금보다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
을 수 있다는 말로 젤리를 꼬득이고, 대신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며
흥정을 시작하는데...
과연 이 딜이 먹혔는지 아닌지가 궁금하다면 톰과 젤리를 읽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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