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판타지는 무협처럼 정형화된 틀 안에서 살짝 차이를 추구하는 반면, 미국식 판타지는 작가마다 고유의 세계를 그리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개중 기억에 남는 것 몇가지 소개해 봅니다. 물론 15년 전에 읽었던 것들이라 어느 정도 오류가 있을 수는 있으나 그냥 그런 개념이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듯 합니다.
1. 마법은 배우는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학문이라 마탑은 공간이 뒤틀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에 위치함. 때문에 마법사들은 얼굴 자체가 기묘하게 시간의 흐름에서 비껴난 듯해 보인다. 즉, 피부나 외모는 어린데 눈빛이나 태도, 말투와 사고가 다 노인네. 반로환동은 아닌 그냥 최강동안.
2. 악마가 패하면서 마나에 장난을 쳐서 마나를 끌어 쓸 때마다 마기에 물들어 인성을 잃어가는 설정. 또 마나를 끌어 쓸 때는 성적인 쾌감보다 강력한 쾌감이 들기 때문에 남자의 경우 폐인이 될때까지 마나를 끌어써서 남자 마법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음 (악마와 계약하면 가능).
3. 항해관련 소설인데, 자아를 가진 배를 최고로 치는데 굉장히 특수한 목재로 만들어야만 자아를 갖는게 가능함. 그냥 해당 목재로 만들면 자아를 갖는게 아니라 선장 2대가 대를 이어 배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3대째에 해당 선장의 가족에 귀속이 되는 자아를 가진 배가 탄생. 선장실에 항해일지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은 배의 ‘뇌'로 작용하기도 해서 항해일지의 내용은 배가 스스로 기억하여 항해도 가능. 문제는 이 목재가 바다뱀들의 화를 돋구는 역할을 하여 원거리 항해에는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존재하는데 나중에 그 이유가 밝혀짐. 이유는 이 배가 사실은 나무가 아닌, 바다뱀이 연어처럼 다시 탄생지로 돌아가 용으로 변태하기 위해 만드는 번데기라는 것. 그것도 탈피하고 나서 남는 껍질이 아닌, 탈피하기 전 바다뱀이 안에 있는 채로 가공을 해야 나중에 자아를 갖는 배를 만들 수 있음.
4. 동물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인데, 근처의 동물 중 애착을 가지게 되는 동물과 정신감응을 할 수 있음. 단 한번에 한 마리 정도와의 교감만 가능하고, 너무 어렸을 때 교감을 할 경우 인간성을 상실하거나, 해당 동물이 사망할 때 굉장히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보이는 아이는 굉장히 조심해서 다룸. 아마 나중에는 와이번 라이더가 되는 설정이었나 그랬던 듯? (아바타 생각이...)
5. 인간이라면 자라는 과정에서 특정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복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설정 (어렸을 때 어머니? 아버지? 등). 특정 집단은 대상의 버릇과 태도 등을 관찰하여 이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흉내 낼 수 있다는 설정. 이 집단은 또 특정한 의식을 통해 본인의 몸을 세포단위로 조정하여 독을 중화시키는 것은 애교요, DNA 속에서 모계쪽 선조들의 기억은 물론 성격까지 끄집어 내어 수많은 인격들과 대화가 가능. 본능이라는 것도 수대에 걸쳐 학습되어 종 내에서 전달이 되는 ‘기억'이라고 가정을 한 듯.
6. 기계가 반란을 일으켜 인류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갔기 때문에 컴퓨터의 사용이 금지되고 대신 사람들이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게 훈련시키고, 차원이동에 필요한 연산은 계산이 아닌 약품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면서 수 많은 가능성에 대한 미래를 다 본 다음에 제대로 이동한 미래를 ‘선택’하는 설정.
7. 곤충일족이 있는데 인간과는 가치관 자체가 달라 갈등을 겪는데, 곤퉁일족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갑주를 입은 것과 같으며 인간은 이들의 앞발 등을 가공해서 무기로 쓰기도. 나중에는 결국 어떻게 동맹을 맺어 타고다니기도 하는데 사회적 가치관의 차이가 심해 주인공을 제하면 제대로 이해를 못한다는 내용.
그 외에도 재미있는 설정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까먹었네요. Wheel of Time과 Dune, 그리고 Krondor 시리즈였고 중간에 동물과 교감이나 항해 관련은 또 다른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Assassin 이었나... 하여튼 고등학교 대학교 때 읽었던 것들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그냥 그대로 가져다 쓰면 당연히 표절이 되고 바람직하지는 않겠지만 보편적으로 쓸 수 있으면서 재미있는 설정도 있을 것 같고, 또 그냥 영감을 얻으실 수 도 있을 것 같아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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