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을 쓰다가 가장 많은 한계를 느끼는 게 시점을 하나로 통일하려거나 아니면 변환할 때 입니다. 저같은 경우 대부분 삼인칭 관찰자 시점을 주로 쓰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독자분들의 공감을 얻으려고 세계관에 무지한 캐릭터를 관찰자로 넣으면 일단 주인공이 모르는 세계관 설정은 독자분들도 모르고, 그런데 관찰자가 아닌 다른 주인공이 알고 전개에 영향을 끼치는 설정이면 굳이 다이얼로그를 넣어서 설명해야 하고... 장르가 판타지면 이게 더 힘든 것 같아요. 제 글쓰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확률이 더 크겠지만...
게다가 삼인칭 관찰자 시점하고 전지적 시점이 헷갈리기도 하고요. 이거 구분하기가 상당히 힘들더라구요. 저는 일단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같이 진짜 주인공은 지킬임에도 그의 친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풀어지는 (이 친구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형식의 이야기를 삼인칭 관찰자 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셜록 홈즈 시리즈. 아마 대표적인 전지적 작가 시점은 톨킨의 반지의 제왕 깉은게 아닐까 싶네요. 셋다 각자 시점만의 매력이 있지요. 그 중 삼인칭 관찰자의 시점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관찰자에 과도하게 빙의하지 않으면서, 독자분들이 작품에서 한 발 물러난 채 이야기를 즐길 슈 있다는 점이겠지요. 삼인칭이면 관찰자는 알고 있지만 독자분들은 모르는 세계관 설명도 다른 다이얼로그 없이 할 수 있고, 곁다리로 서스펜스도 줄 수 있고. 관찰자기 모르는 게 있으면 독자분들도 모르시니까.
이러다가 또 사이드로 설명해야 할 분량이 생기면 시점을 바꾸는데, 이경우 역시 관찰지 시점이지만 서스펜스를 주려다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작가는 플롯 다 짜놨고 줄거리를 아니까 여기서 누구가 이렇게 행동하는데 말이 된다 라고 이해가 가는데, 이야기가 덜 풀린 상태면 독자분들은 얘는 누구고 얘는 왜 이렇게 행동하지 이런 거. 여기서 작가로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서스펜스를 주기만 하면 좋은데 독자분들이 그 화에서 이해하셔야 될 내용까지 헷갈려 하시면 그건 그냥 헷갈리는 글...
그럼에도 제가 복선 넣고 단서를 퍼즐조각처럼 끼워나가며 이야기를 조립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이 장치는 버릴 수가 없네요. 시점도 그렇고. 전지적으로 가면 관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생각/느끼는 것을 다이얼로그 없이 풀어나갈 수 있으니 편리하긴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지루해지거나 캐릭터의 은밀한 비밀 뭐 이런것도 숨기기 힘들것 같고...근데 전지적이라도 서스펜스 잘 넣으시는 작가분들 계시잖아요? 난 아마 안 될거야....
글쓰다가 관찰자 주인공이 있으면 안 되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꼭 넣고싶은데 시점때문에 잠시 막혀서 한번 주절거렸습니다. 다른 작가분들은 무슨 시점을 어떤 이유로 사용하시는 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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