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41 태하(太河)
작성
19.04.05 03:33
조회
281

산업화시대 이전에는 옷감을 염색하는 염료가 무척 귀하고 비싼 자원이었습니다. 좋은 옷감을 화려하게 염색해서 입는 것은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했습니다.

 

염료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붉은 색인데, 이 붉은색을 내는 천연 염료 중에 소방목(蘇枋木)이라는 목재가 있습니다. 이 목재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아주 단단한 목재인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붉은색을 내는 염료로 많이 쓰였습니다. 조선은 일본을 통해 수입해서 비단 염색에 사용했는데, 일본과의 무역품 목록에 매번 빠지지 않는 중요한 무역품이었습니다.

 

직물 공업이 발달한 암스테르담에서는, 이 소방목(Jamaica wood, brazil wood)을 아주 많이 사용했습니다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방목이 매우 단단해서 염료로 만드는 공정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일꾼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켜도, 나무가 단단해서 일이 힘드니 모두 기피하고 생산성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라습하위스(Rasphuis 대패질 작업장)라는, 빈민을 착취하는 빈민 노역장이었습니다. 라습하위스는 원래 1596년에 도시의 젊은 부랑자들을 교화하기 위한 수감시설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변질하여 마침내는 빈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가혹한 노역장으로 변했습니다. 이곳에 수감된 자들은 온종일 소방목을 대패질하고 가루로 만들어서 목표 작업량을 달성해야 식사를 배당받을 수 있었습니다. 작업량이 미달하면 식사 배급에서 제외되고, 저항하는 자들에게는 채찍질과 물속에 잠기는 형벌이 가해졌습니다.

 

이 악랄한 노역장은 200년이 넘게 빈민들을 착취했습니다. 그러다가 이곳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원성이 높아지자 1815년에 가서야 폐쇄됩니다. 암스테르담은 자본주의가 태동한 도시이고, 예나 지금이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도시입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암스테르담의 그늘에는, 이처럼 빈민들을 가혹하게 착취한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25 orMyo
    작성일
    19.04.05 15:59
    No. 1

    이야아. 이건 자료실로 가야 마땅한 좋은 정보인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1 태하(太河)
    작성일
    19.04.05 16:15
    No. 2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입니다. 제가 그동안 글을 쓰면서 모아놓은 재미있는 소재가 많은데 반응만 좋으면 전부 다 풀어놓을 용의가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2583 한담 허참.... +2 Lv.45 OneDrago.. 19.04.11 425 0
152582 요청 제목좀 알려주세요 +1 Lv.67 길입니다 19.04.11 338 0
152581 요청 제목을 찾습니다 +3 Lv.71 상제 19.04.10 407 0
152580 한담 드디어....일연 입성 +8 Lv.45 OneDrago.. 19.04.10 422 0
152579 한담 드디어 10편이네요. +2 Lv.96 윤필담 19.04.10 342 3
152578 요청 소설 이름좀 알려주실분 +3 Lv.86 1x년째유령 19.04.09 308 0
152577 한담 잘 읽고 댓글 달려는데 작품증발.... +3 Lv.79 sikarus 19.04.08 540 0
152576 한담 공모전 일주일째 이제 8편이네요. +3 Lv.96 윤필담 19.04.08 519 3
152575 한담 공모전 도전 힘드네요..ㅜ +10 Lv.51 키레키레 19.04.08 591 3
152574 한담 자신의 단점을 알아내는건 힘든거 같아요 +2 Lv.16 트로그 19.04.08 344 0
152573 한담 전통적인 제목의 중요성 +8 Lv.25 orMyo 19.04.07 560 0
152572 한담 크흐흐... 재밌네요. +5 Lv.50 희치 19.04.07 453 1
152571 한담 글을 보는 내 눈높이가 높아졌다 싶어서. +2 Lv.42 바닷별 19.04.07 438 2
152570 한담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이 오질 않네요. +15 Personacon [탈퇴계정] 19.04.07 549 3
152569 한담 음....선호작 봤던 편 초기화. Lv.45 OneDrago.. 19.04.06 239 0
152568 한담 비축분이 있어서 그나마 마음이 편하긴 한데.... +5 Lv.20 낼쉬드 19.04.06 560 1
152567 한담 거울을 사랑한 여인 +4 Lv.41 태하(太河) 19.04.06 281 0
152566 한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 +3 Lv.76 취랑(醉郞) 19.04.05 554 0
» 한담 암스테르담의 빈민 강제노역장 라습하위스 이야기 +2 Lv.41 태하(太河) 19.04.05 282 1
152564 한담 매일 한편씩 올리는게 목표였는데 실패했어요..ㅜㅜ +2 Lv.15 첫번째독자 19.04.05 370 0
152563 한담 일단 어째하다보니 공모전 참가하긴 했는데.... +3 Lv.96 윤필담 19.04.04 369 2
152562 한담 초보 응모자가 선배 작가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6 Lv.41 태하(太河) 19.04.04 524 0
152561 한담 후후후. 플랜 B로 넘어가야겠어요. Lv.50 희치 19.04.04 483 0
152560 한담 독자 유입이 잘 되는 것도 무슨 비결이 필요한가요? +6 Lv.8 42CHO 19.04.04 560 1
152559 홍보 [판타지/sf] 뮤리-공돌이 트립을 가장한 주석 잔뜩... Lv.25 orMyo 19.04.03 298 0
152558 한담 1회차만 조회수 잔뜩 +10 Lv.18 [탈퇴계정] 19.04.03 699 1
152557 홍보 선전포고 없는 화폐전쟁 홍보합니다 Lv.55 왕고릴라 19.04.03 238 0
152556 한담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Lv.25 orMyo 19.04.02 243 0
152555 한담 인터넷 예절은 언제쯤 나아질까요. +2 Lv.35 카르니보레 19.04.02 264 2
152554 한담 후후후, 드디어 순위에서 사라졌군. +4 Lv.50 희치 19.04.02 396 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