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천지인...홍보 겸 한담입니다.

작성자
Lv.17 김은파
작성
12.09.12 12:13
조회
1,700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gon&category=771

안녕하세요. 문피아 연재는 처음이라 이래저래 버벅대느라고..링크 올리는 법도 몰랐는데, 마침 추천해주신 분들 덕분에 링크를 살짝 빌려왔습니다. ^^;

초심은 그냥 '로맨스+미스테리'로 시작한 소설입니다. 소년소녀가 만나서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졌는데, 다시 성인이 되어 마주치고 보니 서로 비밀이 너무 많더라..정도로 시작해서 4년 전에 구상한 스토리였구요.

그런데 막상 고증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자꾸만 벽에 부딪혔습니다.

원래 여주인공 양아버지는 김춘택의 친구 '이태보', 오라비는 '이천림'이란 가상인물을 설정했었는데, 하필 김춘택의 죽은 친구 중에 박태보란 사람이 있는 겁니다. 생몰년의 차이도 크구요. 그래서 1701년, 1713년 시점에 맞는 인물들을 찾다보니 결국 김춘택의 장인 '이사영'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사영에게 늦둥이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이천기'였지요. 하필 유부남이었구요.

이런 식으로 쓰는 족족 겹치는 인물이 하도 많아서, 나중엔 그냥 작정하고 실존인물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인물들의 틀에서 스토리를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김원행이란 서재의 하재장은 그냥 가상인물입니다. 연재하다 보니 발견한 건데, 이 사람도 실존인물, 그것도 같은 노론, 같은 안동김씨 가문에 생몰년이 좀 9년정도 차이나는 사람이더군요. 알고 보니 은근히 중요한 인물이었구요. 결국 그냥 패쓰했습니다;)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또 인물들만 문제가 아닌 게..제가 쓰고 있는 스토리가 묘하게도 역사적 사실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생겨서 좀더 고증욕심이 나더군요. 실록도 파헤치고, 야사, 온갖 기록과 평전도 파헤치고..그러다 보니 자료조사에만 결국 3년이 추가로 걸린 듯하네요. 그렇게 고증의 틀에 갇혀서, 제가 원래 쓰려던 평이한 스토리가 아니라 자꾸만 미스테리로 꿈틀꿈틀..

그렇게 만들어진 천지인입니다. 제가 좀더 필력이 농익었더라면 좀더 술술 풀어냈을지도 모르는데..고증 때문에 저도 힘에 겨웠습니다. 이래저래 아쉽지만, 그래도 열과 성을 다한 만큼 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께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저는 조선이란 나라를 과장하지도, 축소하지도 않으려고 애를 써왔지만요. 이 소설의 끝엔 남녀주인공이 조선朝鮮이란 나라의 실체를 묻는, 그 물음표에 이르게 됩니다.  

강대국인 청국 앞에 바짝 웅크리면서도 백두산 유역 영토를 지키기 위해 첩보전과 신경전을 벌이고, 또 점점 국력을 키워 호시탐탐 울릉도 독도를 노리는 왜국도 견제해야 하는 나라, 겉으로는 군왕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면서도 속으로는 왕권을 견제하기 급급한 신하, 주자학과 양명학..각자의 당론으로 무장하였지만 사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세자파와 왕자파로 서로 물어뜯고 파벌싸움을 하는 그들, 언문을 고작 한문을 익히기 위한 발음기호 취급을 하면서도 실상은 민심을 휘어잡는 힘으로 인식하는 명문들의 이중성, 신하들 틈바구니에서 왕권을 수호해야 하고 민심을 잡기 위해서도 언문의 비밀을 통제해야 하는 왕..주자학 외엔 모두 이단으로 취급하는 분위기 속에서 잡학에 곁눈질하는 진짜 명문사대부들, 그리고 정말로 언문과 잡학이 천한 줄로 아는 얼치기 양반들..

이 모든 게 바로 1713년의 조선입니다. 제 어린 남주와 여주는 그 속에서 하루하루 치여살고 있구요. 그들에겐 저 모든 게 '오늘'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2.09.12 12:16
    No. 1
  • 작성자
    Lv.82 다훈
    작성일
    12.09.12 13:48
    No. 2

    작품이 어려운 탓인지, 복잡한 탓인지 아니면 그냥 한자어가 많은 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좋은 작품을 읽는 이가 매우 적다는 것이 아쉬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NU
    작성일
    12.09.12 14:15
    No. 3

    홍강!
    한번 빠지면 정주행 끝날때까지 놓을 수 없습니다 =)
    절단마공도 수준급이신데, 한편당 글자수가 워낙 많은지라 절단마공이 뭍힐지경으로 매일, 편당 만자가 훌쩍 넘어서는글을 세편씩 올려주시지요.
    작가님이 대충 언재쯤 글을 올리시는지 알면서도 자꾸 n을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얼그레이
    작성일
    12.09.12 15:41
    No. 4

    저도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문피아에서 이런 스타일의, 이렇게 고증이 철저하면서도
    플롯의 짜임새도, 필력도 탄탄한 글을 만나는게
    저는 처음이었거든요.
    (예전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불과..10분?? 전쯤 연재분까지 다 따라잡아 읽은 상태라
    지금도 심장이 벌렁벌렁두근두근..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Judi
    작성일
    12.09.12 17:29
    No. 5

    어찌나 준비를 많이 하셨는지 읽으면서 절절히 느껴집니다. 내용도 충실하고 스토리도 흥미롭구요. 다만 당시의 관직 등을 가르키는 한자용어가 좀처럼 익숙하지 않고 옆에 따로 설명이 없어서 좀 답답한 느낌이 드는 단점이 있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itanir
    작성일
    12.09.12 19:54
    No. 6

    충분한필력이며 고증에투자하신 시간이 아깝지않을만큼
    풍부한내용과 깊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읽으며 얼마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인지 모르겠네요
    이렇게좋은글이 더 알려지고 많은분들이 찾아와 작가님
    응원해줬으면 합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천지인!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김은파
    작성일
    12.09.13 11:58
    No. 7

    댓글로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Judi님의 지적도 감사합니다. 몇가지는 괄호를 넣어 설명했지만 관직은 설명을 소홀히한 부분이 있네요. 잦은 괄호가 오히려 흐름을 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주석을 달아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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