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누군가에게 소개를 한다면 대뜸 이 말부터 해야 할 듯 합니다.
‘ 역시 한국 사람은 한식이 제일 입맛에 맞지 않나? ’
도깨비 만물상점은 한국형, 한국식 기담입니다.
도깨비 만물 상점의 흐름
책을 펼치며 만물상점의 문을 열어보죠.
도깨비 만물 상점의 입구를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이 노니는 모습을 가장 처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날 갑자기라도 말해도 좋을 정도로 마을에 거취를 세운 집의 정체를 밝혀볼 생각이 가득하네요.
느긋한 템포로 그 아이들의 곁을 지나가고 나면 그제야 만물 상점의 주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1화)
뜰이 조금 넓은 정원이라 그럴까요,
조금은 손님에게 불친절한 주인(성유하)를 대하고 있으면 이 곳이,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인지를 조금씩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를 야마천이나 호조사라 부르는 것을 보면 인간이 아닌, 인간의 위에 있어야 할 사람들임을 알 수 있죠. (2화)
이제 만물상점을 먼저 찾아온 꼬마손님들과의 이야기가 계속해 이어집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만물 상점의 이름으로 도깨비란 이름이 참으로 걸맞는 듯 합니다.
도깨비란건 아마도 한국인에게 있어 ‘유일하게 무섭지 않은 귀신’이 아닐까요.
인간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을 조금 멀리 하려고 하면서도,
결국은 들고있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러 우리에게 신기함을 안겨주는 귀신처럼,
그와 같은 흐름으로 유하는 꼬마 손님과의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한국식 판타지. 줄여 말하라면 ‘기담’
많은 판타지, 무협들은 그 배경을 [미래][중국][유럽]에 배경을 두고 있습니다.
멋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좋은 장치니까요.
그 소설들은 [판타지]란 이름을 붙인 만큼, 우리들에게 [멋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지만 한국식 판타지, 기담은 다릅니다.
[멋짐]보다는 [맛들어짐]이 있어야 해요.
조금은 느리게 읽혀도, 장단에 맞춰 읽히는게 기담이라고 생각해요.
클래식처럼 느리고 중후하게 흘러가는 음악이 있고,
대중음악처럼 즐겁고 흥겹게 불리는 노래가 있듯이,
기담에서는 쿵과 짝을 맞춰가며 어깨춤을 올리는 맛이 있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도깨비 만물상점은 제대로 그 장단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말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이것은 말이 가진 힘 때문이었는데 이는 곧 말의 무거움을 말한다. 부정은 이 말의 무거움으로 인한 것으로, 저 같은 것들은 약속을 쉽게 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뱉어진 약속은 절대적이었고 지켜지지 못한 약속은 독이 되어 제 몸을 갉아 먹을 테니까.
부정은 죽어서도 수치였고, 모든 죽음 중 가장 치욕스런 죽음이었다.]
(소설 5화 중)
이와 같이 장단이 올라가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한국적인 색과 해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작품으로는?
가장 비슷한 작품으로는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안타까워요.
한국적 냄새를 풍기는, 그리고 그 장단에 맞춰 들려주는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많은 분들이 읽는 소설이 아니니까요.
꼬들밥에 산채나물, 식혜 한사발도 시골찾아 들어가면 맛있는 음식이지,
매일 같이 맛있어서 먹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이미 기담보다는 판타지가 더 익숙해진 장르 소설에서,
도깨비 만물상점은 어찌보면 조금은 난해하고 쓴 맛이 느껴지는 소설일 수 있습니다.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도 분명 명작이고, 읽는 분들이 열렬한 호응을 보냈음에도... 흥행은 못이뤘죠., 말하자면 기억은 되는 작품인데 기록되는 작품이 되지 못했습니다;)
판타지나 무협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소재에 질린 분들은 이 소설을 집어보세요.
레몬... 아니, 한 입에 귤을 넣은 것 같은 상큼함과 식혜의 깊은 달콤함을 한번에 얻으실거에요.
덧/
이 작품의 장르는 공포/미스테리인데...
하나도 안무서웠어요-_-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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