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설정과 훌륭한 필력으로 무장한 광전사 이야기

독점 게임 속 2회차 광전사

글

인생망했음

간만에 괜찮은 작품이고 글이 좋은데 조회수가 안나온다 싶더라니, 작가님께서 다른 작품과 병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연재중단이 되지 않길 바라면서 추천글을 써봅니다.

1.

요즘 많이 보이는 게임 속으로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설정상 큭징은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 최종보스까지 쓰러뜨렸지만, 그 후 현실로 회귀하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2회차 플레이를 강제적으로 하게 됩니다.

2.

게임 연관된 판타지 작품의 특징으론 당연히 ‘상태창’을 들 수 있는데, 상태창 없습니다. 상태창이 나오는 판타지는 주인공의 성장을 눈으로, 정확히는 숫자로 가늠할 수 있고, 그런만큼 강해지는 체감이 쉽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으론 성장 외에 다른 극적 요소가 거의 안나온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태창을 쓰지 않고도 주인공이 강해지는 설정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악마의 피를 마시면 그 악마의 능력만큼 강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편으론 능력의 제약이고, 다른 한편으론 그 한계 때문에 극적인 연출이 가능해지는 듯 보입니다. 소위 말하는 먼치킨은 아니고, 저는 먼치킨이 소설에선 최악의 설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와 같은 부분이 주인공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 흥미를 끌게끔 합니다.

3. 광전사

설정상 주인공은 광전사입니다. 광전사하면 시원시원하게 적들을 썰어버리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거기다 야만전사라는 설정도추가돼서 실제로 시원시원하게 썰어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비교적 상세한 묘사로 그 장면은 순전히 카타르시스 뿐만 아니라 고어함 혹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작품이 멋지다고 생각한 이유는 광전사는 결국 이지를 잃고 적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이 모두 죽이고자 하는 살육기계와 같다는 점이 작품에서 제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악마의 피를 마시고 거의 먼치킨과 같은 힘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주인공은 1회차에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귀향’ 혹은 이 게임을 끝내버리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나 그가 목적에 가까울 수록 그는 자기 자신을 점점 더 잃어버립니다. 그러한 모순성이 작품에선 꽤 잘 묘사가 됩니다.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고요.

3. 2회차의 세계

그는 1회차에 기어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만 최종목적이라 할 수 있는 귀향을 성취하지 못하고 2회차의 세계로 옵니다. 2회차의 세계는 1회차의 세계로부터 꽤 시간이 흘러버린 세계. 그리고 최종보스를 물리쳤어도 여전히 악마가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보통의 2회차 플레이를 보여주는 다른 판타지 소설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을 기반으로 빠르게 강해질 수단을 찾고 성장하는 스토리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속된 말로 남들이 못빤 꿀을 빠는 재미를 지켜보는 맛이 있죠. 이 작품에선 그런 것 없습니다. 2회차의 세계는 주인공에게 1회차의 세계만큼이나 미지의 세계입니다. 1회차의 주인공이 다만 목적만을 위해 그가 이 세계에서 맺게되는 인연들을 모두 무시했다면, 2회차의 세계에서 그가 악마들을 전처럼 모두 무찌른다고 해서 귀향이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4. 도외시했던 것들

그는 광전사이고,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 목적을 추구했습니다.그러나 다시 2회차로 왔고 여전히 악마는 존재합니다. 그가 자신을 잃어버리면서 그가 놓쳐버린 것들이 2회차의 세계에서 주인공의 모험을 이끄는 요소가 됩니다. 왜 최종보스를 죽였어도 악마는 존재하는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 현상에는 자신의 옛 동료들이 연관되어있음을 주인공은 의식하고, 그가 도외시했던 1회차의 세계에서 그가 맺었던 인연들을 찾아나섭니다.

5. 악마

보통 판타지에서 적들은 몬스터 혹은 악마입니다. 이들은 인간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고 강력하다는 것 외에 알려져있지 않은, 알 필요가 별로 없는 존재들로 보통 등장합니다. 그들은 다만 추상적 존재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악마들은 구체성을 갖습니다. 인간이 언제 가장 악마같을까. 다른 이의 고통과 절망을 자신의 유희로 삼아 즐기는 이들. 남의 고통과 절망이 자신의 행복인 것처럼 행복하는 인간들이 제겐 사실 가장 악마처럼 보입니다. 이 작품 속 악마들은 바로 그러한 존재, 순전히 인간에게 악의를 비추는 존재라거나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그러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고통과 절망이 자신의 행복인 그러한 존재입니다. 게임 설정들을 차용하고 있는만큼 이 작품에선 악마들은 인간의 고통과 절망을 먹는만큼 강해지고 상위 악마가 됩니다.

6.

보통의 저급 작품들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땐 소위 말하는 사이다전개를 합니다. 양아치같은 인간이 자존심을 건들고 그 양아치같은 인간들을 처참하게 응징하는 전개방식.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사이다 전개가 너무 전형적이고 그래서 카타르시스보단 거부감이 듭니다. 이 작품은 앞서 열거한 것처럼 흥미로운 요소들(광전사,작가 도외시한 과거, 악마) 지니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킵니다. 작가님이 머리 오지게 굴려가며 열심히 준비하셨다는 게 느껴지고, 작품이 연재중단으로 막을 내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더 이야기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리얼난감곰]

이건 진짜임 조회수로 연중안하게 도와주세요

[cry크라이]

간만에 볼거 찾았다

[리위제로]

잘보고 있었는데 작품이 없어짐요 ㅠㅠ

[네모구름]

보러갔더니 연중됨...